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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가 약해서? 우울증은 ‘뇌질환’…약으로 고친다
입력 2019.11.26 (07:01) 취재K
우울증은 의지가 약해서, 마음이 여려서 생기는 게 아닌가요?

우울감과 우울증은 구분됩니다. 우울증은 온종일 우울한 기분이 적어도 2주 이상 지속될 때 진단 가능합니다. ‘그저 기분이 울적하고 외롭고 쓸쓸하다.’ 이 정도는 우울증이 아닙니다.

우울증이 오면 의욕이 사라지고 삶에 아무런 재미를 못 느낍니다. 식욕이 떨어져 체중이 빠지기도 하고 불면증에 시달립니다. 이유 없이 피곤하고 기억력과 집중력도 떨어집니다. 사소한 일에 상처를 받거나 짜증을 내고, 거절에 대해 민감해지면서 가끔 버럭 화를 냅니다.

이 정도면 병적 상태입니다. 마음이 약해서 의지가 나약해 생기는 게 아닙니다. 기분을 조절하는 뇌 호르몬인 '세로토닌'에 이상이 생겨 나타납니다. 일종의 '뇌 질환'인 셈이죠.

우울증은 가족력을 갖고 있습니다. 일종의 체질, 즉 감정조절에 취약한 뇌를 타고나는 겁니다. 아무리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도 우울증이 오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매우 취약한 사람도 있습니다. 의지로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우울증약을 꼭 복용해야 하나요?

뇌의 세로토닌 불균형을 가장 빠르게 되돌리는 방법이 약물치료입니다. 중병에 걸리면 저절로 낫기 힘들 듯 우울증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이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병이 깊어지기 전에 약물치료를 받아야 효과가 좋습니다.

우울증 약물이 나오기 전 유일한 해법은 상담이나 심리치료였습니다. 프로이드는 정신분석으로 환자를 치료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수년간 일주일에 4번 이상 받아야 하는 힘든 치료였습니다. 우울증은 놔둬도 9개월쯤 뒤엔 좋아집니다. 상담치료 효과인지 저절로 좋아진 건지 알 수 없었습니다.

물론 상담치료도 효과가 있지만, 중증이면 반드시 약물치료가 필요합니다. 가장 빠르고 확실한 치료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항우울제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진짜 효과가 있을까요?

항우울제는 소화제나 감기약을 먹는 것처럼 바로 효과가 나타나진 않습니다. 뇌 호르몬이 바뀌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죠. 대략 2주 뒤부터 식욕과 수면이 좋아집니다. 이후 조금씩 의욕이 생기면서 기분이 나아집니다. 이때 증상이 좀 나아졌다고 약을 끊으면 안 됩니다. 우울증은 재발이 많기 때문입니다. 재발을 막기 위해 항우울제는 9개월 이상 장기복용하게 돼 있습니다.

항우울제가 우울증으로 인한 극단적인 선택도 막아줄까요?

우울증을 앓으면 모든 것을 비관하게 됩니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지 못합니다. 자신이 겪는 괴로움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느끼는 거죠. 이게 증상입니다. 그래서 우울증 환자는 탈출을 꿈꿉니다.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비상구'로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우울증 증상이 좋아지면 당연히 극단적인 선택의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한참 우울 증상이 심할 땐 극단적인 선택을 할 에너지조차 없습니다. 오히려 증상이 나아져 에너지가 돌아올 때 즉, 회복기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회복기 우울증 환자를 더 잘 지켜봐야 합니다.

항우울제는 중독되지 않나요? 부작용도 걱정되는데요?

정신과 약물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가 '중독'입니다. 신경안정제로 알려진 항불안제는 장기간 복용하면 의존성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항우울제는 중독성이 전혀 없습니다. 나으면 언제든 끊을 수 있는 약물입니다.

그럼, 부작용이 많지 않을까요? 항우울제가 처음 개발돼 나왔을 당시 부작용이 꽤 많았습니다. 졸림, 입 마름, 저혈압 등이 대표적인 부작용이었죠.

최근에 나오는 항우울제는 약간 졸리는 것을 빼곤 부작용이 거의 없습니다. 정신과 의사들끼리 농담처럼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극단적인 선택으로 항우울제를 복용하려면 배가 터질 정도로 먹어야 한다고요. 그만큼 안전한 약이라는 뜻입니다.
  • 의지가 약해서? 우울증은 ‘뇌질환’…약으로 고친다
    • 입력 2019-11-26 07:01:11
    취재K
우울증은 의지가 약해서, 마음이 여려서 생기는 게 아닌가요?

우울감과 우울증은 구분됩니다. 우울증은 온종일 우울한 기분이 적어도 2주 이상 지속될 때 진단 가능합니다. ‘그저 기분이 울적하고 외롭고 쓸쓸하다.’ 이 정도는 우울증이 아닙니다.

우울증이 오면 의욕이 사라지고 삶에 아무런 재미를 못 느낍니다. 식욕이 떨어져 체중이 빠지기도 하고 불면증에 시달립니다. 이유 없이 피곤하고 기억력과 집중력도 떨어집니다. 사소한 일에 상처를 받거나 짜증을 내고, 거절에 대해 민감해지면서 가끔 버럭 화를 냅니다.

이 정도면 병적 상태입니다. 마음이 약해서 의지가 나약해 생기는 게 아닙니다. 기분을 조절하는 뇌 호르몬인 '세로토닌'에 이상이 생겨 나타납니다. 일종의 '뇌 질환'인 셈이죠.

우울증은 가족력을 갖고 있습니다. 일종의 체질, 즉 감정조절에 취약한 뇌를 타고나는 겁니다. 아무리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도 우울증이 오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매우 취약한 사람도 있습니다. 의지로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우울증약을 꼭 복용해야 하나요?

뇌의 세로토닌 불균형을 가장 빠르게 되돌리는 방법이 약물치료입니다. 중병에 걸리면 저절로 낫기 힘들 듯 우울증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이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병이 깊어지기 전에 약물치료를 받아야 효과가 좋습니다.

우울증 약물이 나오기 전 유일한 해법은 상담이나 심리치료였습니다. 프로이드는 정신분석으로 환자를 치료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수년간 일주일에 4번 이상 받아야 하는 힘든 치료였습니다. 우울증은 놔둬도 9개월쯤 뒤엔 좋아집니다. 상담치료 효과인지 저절로 좋아진 건지 알 수 없었습니다.

물론 상담치료도 효과가 있지만, 중증이면 반드시 약물치료가 필요합니다. 가장 빠르고 확실한 치료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항우울제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진짜 효과가 있을까요?

항우울제는 소화제나 감기약을 먹는 것처럼 바로 효과가 나타나진 않습니다. 뇌 호르몬이 바뀌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죠. 대략 2주 뒤부터 식욕과 수면이 좋아집니다. 이후 조금씩 의욕이 생기면서 기분이 나아집니다. 이때 증상이 좀 나아졌다고 약을 끊으면 안 됩니다. 우울증은 재발이 많기 때문입니다. 재발을 막기 위해 항우울제는 9개월 이상 장기복용하게 돼 있습니다.

항우울제가 우울증으로 인한 극단적인 선택도 막아줄까요?

우울증을 앓으면 모든 것을 비관하게 됩니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지 못합니다. 자신이 겪는 괴로움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느끼는 거죠. 이게 증상입니다. 그래서 우울증 환자는 탈출을 꿈꿉니다.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비상구'로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우울증 증상이 좋아지면 당연히 극단적인 선택의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한참 우울 증상이 심할 땐 극단적인 선택을 할 에너지조차 없습니다. 오히려 증상이 나아져 에너지가 돌아올 때 즉, 회복기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회복기 우울증 환자를 더 잘 지켜봐야 합니다.

항우울제는 중독되지 않나요? 부작용도 걱정되는데요?

정신과 약물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가 '중독'입니다. 신경안정제로 알려진 항불안제는 장기간 복용하면 의존성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항우울제는 중독성이 전혀 없습니다. 나으면 언제든 끊을 수 있는 약물입니다.

그럼, 부작용이 많지 않을까요? 항우울제가 처음 개발돼 나왔을 당시 부작용이 꽤 많았습니다. 졸림, 입 마름, 저혈압 등이 대표적인 부작용이었죠.

최근에 나오는 항우울제는 약간 졸리는 것을 빼곤 부작용이 거의 없습니다. 정신과 의사들끼리 농담처럼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극단적인 선택으로 항우울제를 복용하려면 배가 터질 정도로 먹어야 한다고요. 그만큼 안전한 약이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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