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일본, 나 대신 활동 ‘분신 로봇’

입력 2019.11.26 (10:48) 수정 2019.11.2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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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나를 대신해 줄 분신이 있다면 어떨까요?

학교가기 싫은 날, 출근하기 싫은 날 참~ 유용할 것 같은데요.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에겐 대신 눈과 발이 되어 줄 참 반가운 소식이기도 합니다.

일본에 나를 대신해줄 이 '분신 로봇'이 있다고 하는데요.

지구촌 인에서 만나 보시죠.

[리포트]

일본 요코하마에 사는 토모미 씨는 얼마 전 처음으로 조카와 함께 콘서트장을 찾았습니다.

곁에 앉은 이 로봇이 바로 조카인데요.

이른바 '오리히메'라 불리는 '분신 로봇'입니다.

집에 있는 조카와 원격으로 연결돼 있어 로봇을 통해 실시간으로 함께 보고 즐기며, 간단한 대화까지 가능합니다.

[토모미 나가사와/이모 : "이모랑 같이 콘서트장에 와있는 기분이지?"]

[분신 로봇/유리나 후리카와 : "네."]

[토모미 나가사와/이모 : "유리나도 여기 같이 있는 기분이었구나. 재밌었지?"]

같은 시각, 진짜 유리나는 자신의 방 침대에 누워있습니다.

인형을 좋아하는 영락없는 어린 소녀인데요.

선천적으로 근육에 병을 갖고 태어나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아야코 후리카와/유리나 엄마 : "오른팔과 왼쪽 다리만 조금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일어나 앉으려고만 해도 숨쉬기가 어려워, 대부분 시간을 이렇게 침대에 누워서 보냅니다."]

작은 방안에 갇혀 외로운 시간을 보내왔던 유리나는 최근 분신 로봇을 만나 세상으로 한 걸음 나아가게 됐습니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분신 로봇을 통해 어디든 갈 수 있고 사람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도 나눌 수 있기 때문인데요.

분신 로봇 덕분에 가족들도 유리나와 함께 새로운 삶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아야코 후리카와/유리나 엄마 : "딸은 이제 아주 멀리까지 갈 수 있고, 앞에 있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이 분신 로봇은 일본의 스타트업 기업이 만든 원격 제어 로봇입니다.

로봇에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 등이 내장되어 있어 실시간으로 현장을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

또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조작하면 먼 거리의 사람과도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대화할 수 있는데요.

단순한 대화뿐 아니라 손을 들어 기쁨을 표하는 등 약간의 동작으로 감정표현도 가능합니다.

이 분신 로봇엔 제작자인 요시후지 켄타로 씨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요.

학창 시절 은둔형 외톨이이었던 그는 자신처럼 고독의 아픔을 가진 사람들을 돕기 위해 분신 로봇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요시후지 켄타로/오리 연구소 대표 : "불행히도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사람들,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고민하던 중, '왜 사람의 몸은 하나여야만 하는가?' 의문이 들었습니다. 다른 몸이 있다면 그 몸을 통해 학교도 갈 수 있을 텐데요."]

몸이 아파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는 사람, 따돌림 혹은 병으로 학교에 나가지 못하는 학생, 가족의 병간호 때문에 밖에 나가지 못하는 외로운 사람들을 위해 대신 학교에 출석하고 회사에 출근하는 분신 로봇이 탄생한 건데요.

최근엔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큰 인기입니다.

분신을 통해 사람과 접촉하며 위로받고 고독을 치유할 수 있기를 바랐던 한 남자의 꿈은 외로운 사람들의 변신체인 분신 로봇으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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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일본, 나 대신 활동 ‘분신 로봇’
    • 입력 2019-11-26 10:51:25
    • 수정2019-11-26 11:14:54
    지구촌뉴스
[앵커]

나를 대신해 줄 분신이 있다면 어떨까요?

학교가기 싫은 날, 출근하기 싫은 날 참~ 유용할 것 같은데요.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에겐 대신 눈과 발이 되어 줄 참 반가운 소식이기도 합니다.

일본에 나를 대신해줄 이 '분신 로봇'이 있다고 하는데요.

지구촌 인에서 만나 보시죠.

[리포트]

일본 요코하마에 사는 토모미 씨는 얼마 전 처음으로 조카와 함께 콘서트장을 찾았습니다.

곁에 앉은 이 로봇이 바로 조카인데요.

이른바 '오리히메'라 불리는 '분신 로봇'입니다.

집에 있는 조카와 원격으로 연결돼 있어 로봇을 통해 실시간으로 함께 보고 즐기며, 간단한 대화까지 가능합니다.

[토모미 나가사와/이모 : "이모랑 같이 콘서트장에 와있는 기분이지?"]

[분신 로봇/유리나 후리카와 : "네."]

[토모미 나가사와/이모 : "유리나도 여기 같이 있는 기분이었구나. 재밌었지?"]

같은 시각, 진짜 유리나는 자신의 방 침대에 누워있습니다.

인형을 좋아하는 영락없는 어린 소녀인데요.

선천적으로 근육에 병을 갖고 태어나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아야코 후리카와/유리나 엄마 : "오른팔과 왼쪽 다리만 조금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일어나 앉으려고만 해도 숨쉬기가 어려워, 대부분 시간을 이렇게 침대에 누워서 보냅니다."]

작은 방안에 갇혀 외로운 시간을 보내왔던 유리나는 최근 분신 로봇을 만나 세상으로 한 걸음 나아가게 됐습니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분신 로봇을 통해 어디든 갈 수 있고 사람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도 나눌 수 있기 때문인데요.

분신 로봇 덕분에 가족들도 유리나와 함께 새로운 삶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아야코 후리카와/유리나 엄마 : "딸은 이제 아주 멀리까지 갈 수 있고, 앞에 있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이 분신 로봇은 일본의 스타트업 기업이 만든 원격 제어 로봇입니다.

로봇에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 등이 내장되어 있어 실시간으로 현장을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

또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조작하면 먼 거리의 사람과도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대화할 수 있는데요.

단순한 대화뿐 아니라 손을 들어 기쁨을 표하는 등 약간의 동작으로 감정표현도 가능합니다.

이 분신 로봇엔 제작자인 요시후지 켄타로 씨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요.

학창 시절 은둔형 외톨이이었던 그는 자신처럼 고독의 아픔을 가진 사람들을 돕기 위해 분신 로봇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요시후지 켄타로/오리 연구소 대표 : "불행히도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사람들,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고민하던 중, '왜 사람의 몸은 하나여야만 하는가?' 의문이 들었습니다. 다른 몸이 있다면 그 몸을 통해 학교도 갈 수 있을 텐데요."]

몸이 아파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는 사람, 따돌림 혹은 병으로 학교에 나가지 못하는 학생, 가족의 병간호 때문에 밖에 나가지 못하는 외로운 사람들을 위해 대신 학교에 출석하고 회사에 출근하는 분신 로봇이 탄생한 건데요.

최근엔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큰 인기입니다.

분신을 통해 사람과 접촉하며 위로받고 고독을 치유할 수 있기를 바랐던 한 남자의 꿈은 외로운 사람들의 변신체인 분신 로봇으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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