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LG맨’ 정근우 “2루수 말씀에 눈물…느낌 다시 솟는다”

입력 2019.11.26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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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LG 감독님이 (저를) 2루수로 기용한다는 말씀에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어 눈물이 좀 났습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트레이드마크인 유광 점퍼를 입은 정근우(37)는 드넓은 잠실벌에서 뛰게 될 내년 시즌을 설레는 마음으로 맞는다.

LG는 20일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 이글스 소속 베테랑 정근우를 2라운드에서 지명했다.

빠른 발과 남다른 투지, 정확한 타격을 앞세워 KBO리그에서 간판 2루수로 이름을 날리던 정근우는 한화에선 팀 사정 탓에 2루를 내주고 외야와 1루로 떠돌았다.

그가 마지막으로 2루수로 출전한 경기는 2018년 5월 31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였다.

그러다가 2루수를 언급한 류 감독의 한 마디에 감격해 눈물이 났다고 했다. 정근우는 잠실의 2루수로 프로 16년 차를 준비한다.

정근우는 신체검사를 앞두고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팀을 옮긴 소회 등을 담담히 풀어냈다. 2005년 SK 와이번스에서 데뷔해 2014년 한화로 옮긴 그는 세 번째 팀 LG에서 현역의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정근우는 "2루수로 많이 출전하진 못했지만, 한화에서도 2루, 3루 수비 훈련을 했다"며 "1루수로 나선 경험도 있으니까 풋워크, 민첩성, 순발력 등을 키우고자 빨리 앞당겨서 훈련하겠다"며 2루 복귀 소감을 전했다.

류 감독은 정근우를 보더니 "세컨드(2루수) 됐제"라고 인사했다고 한다.

정근우는 "책임감 있게 (2루 수비를 볼 수 있도록) 잘 준비해달라는 의미일 것"이라며 "다이빙 연습도 많이 하면서 2루 수비를 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울러 "(2루수 복귀로) 의기소침에서 벗어나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다시 솟아오르는 것 같다"며 "열정을 태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반색했다.

바깥에서 본 LG는 어땠을까.

정근우는 "이기고 싶은 팀이고 워낙 팬이 많은 팀"이라고 LG의 첫인상을 전한 뒤 "올해엔 팀 색깔이 많이 바뀌어 전보다 빨라지고 수비할 때 많이 힘들었다. 전체 선수들이 원팀이 돼 부러움을 많이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팀 컬러가 내게 잘 맞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2루수 복귀를 맞아 유연성을 키우는 훈련에 몰두하겠다던 정근우는 "예전의 기량을 100% 되찾을지는 모르지만, 최대한 기량을 끌어올려 LG에 도움을 주고 마지막을 멋있게 장식하겠다"고 다짐했다.

'오뚝이 근성'으로 살아와 프로 데뷔 후 줄곧 등 번호 8번을 단 정근우는 고려대 후배이자 이젠 LG에서 한솥밥을 먹는 김용의(34)의 양해(?)를 구해 트윈스에서도 8번을 달기를 희망했다.

김용의가 정근우의 이적을 가장 반겼고, 내년 LG에서 은퇴하는 대학 선배 박용택도 "너랑 같이 야구를 해보네"라며 정근우를 크게 환영해줬다고 한다.

정근우는 "한화에서처럼 후배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마음속 얘기까지 끄집어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베테랑으로서 더욱 열심히 뛰어 솔선수범하는 주장 김현수도 돕겠다"고 강조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멤버이자 2015 프리미어12 우승 멤버인 정근우는 야구 대표팀 후배들의 선전도 기원했다.

정근우는 "이번에 프리미어12를 지켜보면서 우리 선수들의 기량이 경쟁국보다 크게 떨어지진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일본 대표팀 감독 말씀대로 종이 한 장 차이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4년 전엔 프리미어12 우승이라는 목표밖에 없었지만, 올해엔 도쿄올림픽 출전 티켓도 걸려 더 어려운 대회였다"며 "비록 일본에 패했지만, 올림픽에서 설욕할 기회를 잡았다는 게 중요하고, 후배들이 내년엔 꼭 잘해서 올림픽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후배들이 태극마크에 자부심을 느끼고 뛰는 모습에 감동했고 국제대회에서도 잘하는 후배들의 모습에 개인적으로 기대도 더욱 높아졌다는 말도 곁들였다.

정근우는 프로 통산 타율 0.303, 안타 1천840개, 홈런 120개, 타점 708개, 도루 364개를 올린 호타준족이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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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LG맨’ 정근우 “2루수 말씀에 눈물…느낌 다시 솟는다”
    • 입력 2019-11-26 12:56:32
    연합뉴스
"류중일 LG 감독님이 (저를) 2루수로 기용한다는 말씀에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어 눈물이 좀 났습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트레이드마크인 유광 점퍼를 입은 정근우(37)는 드넓은 잠실벌에서 뛰게 될 내년 시즌을 설레는 마음으로 맞는다.

LG는 20일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 이글스 소속 베테랑 정근우를 2라운드에서 지명했다.

빠른 발과 남다른 투지, 정확한 타격을 앞세워 KBO리그에서 간판 2루수로 이름을 날리던 정근우는 한화에선 팀 사정 탓에 2루를 내주고 외야와 1루로 떠돌았다.

그가 마지막으로 2루수로 출전한 경기는 2018년 5월 31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였다.

그러다가 2루수를 언급한 류 감독의 한 마디에 감격해 눈물이 났다고 했다. 정근우는 잠실의 2루수로 프로 16년 차를 준비한다.

정근우는 신체검사를 앞두고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팀을 옮긴 소회 등을 담담히 풀어냈다. 2005년 SK 와이번스에서 데뷔해 2014년 한화로 옮긴 그는 세 번째 팀 LG에서 현역의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정근우는 "2루수로 많이 출전하진 못했지만, 한화에서도 2루, 3루 수비 훈련을 했다"며 "1루수로 나선 경험도 있으니까 풋워크, 민첩성, 순발력 등을 키우고자 빨리 앞당겨서 훈련하겠다"며 2루 복귀 소감을 전했다.

류 감독은 정근우를 보더니 "세컨드(2루수) 됐제"라고 인사했다고 한다.

정근우는 "책임감 있게 (2루 수비를 볼 수 있도록) 잘 준비해달라는 의미일 것"이라며 "다이빙 연습도 많이 하면서 2루 수비를 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울러 "(2루수 복귀로) 의기소침에서 벗어나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다시 솟아오르는 것 같다"며 "열정을 태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반색했다.

바깥에서 본 LG는 어땠을까.

정근우는 "이기고 싶은 팀이고 워낙 팬이 많은 팀"이라고 LG의 첫인상을 전한 뒤 "올해엔 팀 색깔이 많이 바뀌어 전보다 빨라지고 수비할 때 많이 힘들었다. 전체 선수들이 원팀이 돼 부러움을 많이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팀 컬러가 내게 잘 맞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2루수 복귀를 맞아 유연성을 키우는 훈련에 몰두하겠다던 정근우는 "예전의 기량을 100% 되찾을지는 모르지만, 최대한 기량을 끌어올려 LG에 도움을 주고 마지막을 멋있게 장식하겠다"고 다짐했다.

'오뚝이 근성'으로 살아와 프로 데뷔 후 줄곧 등 번호 8번을 단 정근우는 고려대 후배이자 이젠 LG에서 한솥밥을 먹는 김용의(34)의 양해(?)를 구해 트윈스에서도 8번을 달기를 희망했다.

김용의가 정근우의 이적을 가장 반겼고, 내년 LG에서 은퇴하는 대학 선배 박용택도 "너랑 같이 야구를 해보네"라며 정근우를 크게 환영해줬다고 한다.

정근우는 "한화에서처럼 후배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마음속 얘기까지 끄집어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베테랑으로서 더욱 열심히 뛰어 솔선수범하는 주장 김현수도 돕겠다"고 강조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멤버이자 2015 프리미어12 우승 멤버인 정근우는 야구 대표팀 후배들의 선전도 기원했다.

정근우는 "이번에 프리미어12를 지켜보면서 우리 선수들의 기량이 경쟁국보다 크게 떨어지진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일본 대표팀 감독 말씀대로 종이 한 장 차이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4년 전엔 프리미어12 우승이라는 목표밖에 없었지만, 올해엔 도쿄올림픽 출전 티켓도 걸려 더 어려운 대회였다"며 "비록 일본에 패했지만, 올림픽에서 설욕할 기회를 잡았다는 게 중요하고, 후배들이 내년엔 꼭 잘해서 올림픽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후배들이 태극마크에 자부심을 느끼고 뛰는 모습에 감동했고 국제대회에서도 잘하는 후배들의 모습에 개인적으로 기대도 더욱 높아졌다는 말도 곁들였다.

정근우는 프로 통산 타율 0.303, 안타 1천840개, 홈런 120개, 타점 708개, 도루 364개를 올린 호타준족이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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