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무서운 대리기사…승객 폭행·폭언에 무방비

입력 2019.11.26 (19:14) 수정 2019.11.27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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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말은 송년 모임 등으로 술자리가 늘어나는 시깁니다.

그만큼 대리운전 기사를 많이 찾는데 일부 취객들의 폭언과 폭행에 대리운전 기사들의 고통이 이만 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20만 명으로 추산되는 대리운전 기사들은 회사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 등으로 제대로 된 보호도 못 받고 있습니다.

오대성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승객/지난 3월/경기도 하남시 : "야! 차를 넣어야 될 거 아니야 이 XX야! (아저씨가 여기에 세워 달라고 하셨잖아요.)"]

승객의 요구대로 아파트 입구에 차를 세웠지만 갑자기 폭언부터 쏟아집니다.

[승객/지난 3월/경기도 하남시 : "이거. 미친 XX네."]

머리를 수차례 때리는 폭행까지 이어집니다.

[승객/지난 3월/경기도 하남시 : "이 양아치 XX야, 이 XX XX야!"]

폭언과 폭행은 10여 분간이나 계속됐습니다.

출동한 경찰에 승객이 현행범으로 체포된 뒤에야 끝났습니다.

대리기사는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습니다.

트라우마로 정신과 상담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조○○/대리운전 기사 : "운전할 때 너무 압박감이 오는 거예요. 막 불안하고, 운전을 해야 되는데 계속 이거(핸들)를 꽉 쥐게 되는 거예요. (승객이) 말 꺼내면 무서워서 눈치 보게 되더라고요."]

최근 1년간 폭언에 시달린 대리기사의 비율은 100%, 폭행도 42%나 됩니다.

6명 중 1명에선 우울 증상이 나왔습니다.

대리기사들이 겪는 고통은 계속되지만 대리 중개 업체는 수수료만 챙깁니다.

[조○○/대리운전 기사 : "(업체가) 중재 처리를 해주던가 그런 상황이 되어야 하는데 현장 분쟁에 대해서는 회사가 관여하지 않는다고, 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하는 거예요."]

모바일 중개업체든 전화 대리업체든 상황은 비슷한데 회사 소속 노동자가 아닌 데다, 관련 법도 없어 제도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겁니다.

[김주환/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 : "10여 년 전부터 대리운전업 법을 통해서 대리운전업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그래야 시민들 안전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요구해 왔습니다."]

안전교육 의무화와 업체의 부당행위 금지 등을 규정하고 있는 대리운전업 법안은 이번 국회에서도 자동 폐기될 운명에 놓였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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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이 무서운 대리기사…승객 폭행·폭언에 무방비
    • 입력 2019-11-26 19:19:48
    • 수정2019-11-27 07:28:31
    뉴스 7
[앵커]

연말은 송년 모임 등으로 술자리가 늘어나는 시깁니다.

그만큼 대리운전 기사를 많이 찾는데 일부 취객들의 폭언과 폭행에 대리운전 기사들의 고통이 이만 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20만 명으로 추산되는 대리운전 기사들은 회사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 등으로 제대로 된 보호도 못 받고 있습니다.

오대성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승객/지난 3월/경기도 하남시 : "야! 차를 넣어야 될 거 아니야 이 XX야! (아저씨가 여기에 세워 달라고 하셨잖아요.)"]

승객의 요구대로 아파트 입구에 차를 세웠지만 갑자기 폭언부터 쏟아집니다.

[승객/지난 3월/경기도 하남시 : "이거. 미친 XX네."]

머리를 수차례 때리는 폭행까지 이어집니다.

[승객/지난 3월/경기도 하남시 : "이 양아치 XX야, 이 XX XX야!"]

폭언과 폭행은 10여 분간이나 계속됐습니다.

출동한 경찰에 승객이 현행범으로 체포된 뒤에야 끝났습니다.

대리기사는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습니다.

트라우마로 정신과 상담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조○○/대리운전 기사 : "운전할 때 너무 압박감이 오는 거예요. 막 불안하고, 운전을 해야 되는데 계속 이거(핸들)를 꽉 쥐게 되는 거예요. (승객이) 말 꺼내면 무서워서 눈치 보게 되더라고요."]

최근 1년간 폭언에 시달린 대리기사의 비율은 100%, 폭행도 42%나 됩니다.

6명 중 1명에선 우울 증상이 나왔습니다.

대리기사들이 겪는 고통은 계속되지만 대리 중개 업체는 수수료만 챙깁니다.

[조○○/대리운전 기사 : "(업체가) 중재 처리를 해주던가 그런 상황이 되어야 하는데 현장 분쟁에 대해서는 회사가 관여하지 않는다고, 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하는 거예요."]

모바일 중개업체든 전화 대리업체든 상황은 비슷한데 회사 소속 노동자가 아닌 데다, 관련 법도 없어 제도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겁니다.

[김주환/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 : "10여 년 전부터 대리운전업 법을 통해서 대리운전업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그래야 시민들 안전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요구해 왔습니다."]

안전교육 의무화와 업체의 부당행위 금지 등을 규정하고 있는 대리운전업 법안은 이번 국회에서도 자동 폐기될 운명에 놓였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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