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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야심] 손학규 ‘옐로카드’ 꺼냈지만…변혁 ‘중징계’ 가능할까?
입력 2019.11.26 (20:33) 수정 2019.11.27 (09:19) 여심야심
같은 방, 다른 회의…바른미래 vs 변혁

"이제는 제가 갈 길을 가겠다" (10월 28일, 유승민 의원)
"12월까지 기다릴 것 없이, 빨리 당을 나가라" (10월 25일, 손학규 대표)

바른미래당에 두 집 살림이 차려진 지 오래입니다. 지난해 2월 바른미래당 이름 아래 통합했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은 지금은 '당권파'와 '비당권파'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습니다. 올 여름까진 "서로 나가라"더니, 지난 9월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이 "집을 나가겠다"며 창당 의사를 밝혔습니다.

몇 달째 갈등만 증폭되던 상황에서 손학규 대표 중심의 당권파가 징계 카드를 다시 꺼냈습니다.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는 변혁 소속 의원 15명 전원을 징계위에 넘겼습니다.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이면서 다른 당을 만드는 '해당 행위'를 했다는 게 이유입니다. 신당 창당을 주도했던 오신환, 유승민, 유의동, 권은희 의원 징계부터 착수합니다. 징계 결과는 다음 달 1일 결정됩니다.

징계 통보에도 변혁은 오늘 창당추진위원회 회의를 열고 다음달 8일 발기인대회 개최를 추인했습니다. 정당법에 따른 공식 창당 절차에 돌입한 겁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에서 정기 오전회의를 주재하고, 30분 후 같은 자리에서 보란 듯 변혁 의원들을 불러모아 창당추진위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당을 난장판으로, 해당 행위"…"대꾸할 가치도 없어"

오 원내대표는 윤리위 회부에 대해 "진작 물러나야 할 사람들이 당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 저에 대해 해당 행위를 운운하는 것은 가당치 않은 협잡에 불과하다"고 반발했습니다. 언론 접촉을 자제하던 유승민 대표도 "그 문제에 대해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고, 대꾸할 가치가 없는 것 같다"고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유의동 의원은 "대응가치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최근 손학규 대표를 통해 정치에 대해 많은 걸 배우고 있다"고 손 대표를 비판했습니다.


최고 징계 사실상 불가…상징적 의미?

바른미래당 당헌 당규상 최고 수준 징계는 제명입니다. 그런데, 제명은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제명을 위해선 의원총회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바른미래당 의원 28명 중 당권파는 9명에 불과합니다. 의원 대거 제명 시 바른미래당 의석수가 절반으로 줄어들어 교섭단체 지위를 잃는 것도 문제입니다.

차순위 중징계인 '당원권 정지'는 의원들에게 별다른 불이익이 되지 못합니다. 공천을 못 받거나, 의원총회 참석·표결 참여가 불가한 정도입니다. 변혁 의원들이 지금의 당권파에게 공천을 기대하는 상황도 아니어서 '상징적 의미'의 징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른미래당 윤리위원이기도 한 강신업 대변인은 KBS와의 통화에서 "(변혁 의원들에게) 당장 큰 불이익을 줄 수는 없지만, 당의 의중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취지에서 징계 절차를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변혁 대표를 맡으면서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직을 계속 수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원내대표는 국회법에 따라 선출되었지, 당헌·당규에 의해 임명되는 자리가 아니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언뜻 보면 떠날 당을 대표해 원내대표를 맡는다는 주장이 모순적으로 보이지만,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공고된다 해도 당권파만으론 의결정족수가 부족해 새 대표 선출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오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모양새가 이상해진 지는 이미 오래됐다"면서, 여야의 패스트트랙 협상에 계속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변혁의 출구전략은 어디에?

맨몸 창당이냐, 보수 통합이냐, 변혁의 향후 행보는 크게 두 갈래입니다. 일단 패스트트랙 국면을 앞두고, 보수 통합까지는 아니더라도 '보수 공조' 가능성은 높아졌습니다. 변혁이 오늘 결정한 필리버스터가 보수진영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국회법상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99명)으로 시작되는 만큼, 변혁이 필리버스터를 하려면 자유한국당과 손을 잡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오늘 유승민 의원은 "(한국당과의) 필리버스터 공조에 대해서는 논의한 적 없다"고 했지만,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미 "의원직 총사퇴부터 필리버스터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겠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이 공조가 효과적으로 결론지어지면 패스트트랙 국면 이후 보수 통합이 급물살을 타겠지만, 그 협의가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한다면 비교섭단체 소속으로 총선을 치러야 할 겁니다. 어느 결론으로 갈지 방향성이 분명해지기 전까지는 원내대표가 신규정당 모임의 대표를 맡고, 한 지붕 아래 두 앙숙이 함께하는 '이상한 동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여심야심] 손학규 ‘옐로카드’ 꺼냈지만…변혁 ‘중징계’ 가능할까?
    • 입력 2019-11-26 20:33:40
    • 수정2019-11-27 09:19:17
    여심야심
같은 방, 다른 회의…바른미래 vs 변혁

"이제는 제가 갈 길을 가겠다" (10월 28일, 유승민 의원)
"12월까지 기다릴 것 없이, 빨리 당을 나가라" (10월 25일, 손학규 대표)

바른미래당에 두 집 살림이 차려진 지 오래입니다. 지난해 2월 바른미래당 이름 아래 통합했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은 지금은 '당권파'와 '비당권파'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습니다. 올 여름까진 "서로 나가라"더니, 지난 9월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이 "집을 나가겠다"며 창당 의사를 밝혔습니다.

몇 달째 갈등만 증폭되던 상황에서 손학규 대표 중심의 당권파가 징계 카드를 다시 꺼냈습니다.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는 변혁 소속 의원 15명 전원을 징계위에 넘겼습니다.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이면서 다른 당을 만드는 '해당 행위'를 했다는 게 이유입니다. 신당 창당을 주도했던 오신환, 유승민, 유의동, 권은희 의원 징계부터 착수합니다. 징계 결과는 다음 달 1일 결정됩니다.

징계 통보에도 변혁은 오늘 창당추진위원회 회의를 열고 다음달 8일 발기인대회 개최를 추인했습니다. 정당법에 따른 공식 창당 절차에 돌입한 겁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에서 정기 오전회의를 주재하고, 30분 후 같은 자리에서 보란 듯 변혁 의원들을 불러모아 창당추진위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당을 난장판으로, 해당 행위"…"대꾸할 가치도 없어"

오 원내대표는 윤리위 회부에 대해 "진작 물러나야 할 사람들이 당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 저에 대해 해당 행위를 운운하는 것은 가당치 않은 협잡에 불과하다"고 반발했습니다. 언론 접촉을 자제하던 유승민 대표도 "그 문제에 대해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고, 대꾸할 가치가 없는 것 같다"고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유의동 의원은 "대응가치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최근 손학규 대표를 통해 정치에 대해 많은 걸 배우고 있다"고 손 대표를 비판했습니다.


최고 징계 사실상 불가…상징적 의미?

바른미래당 당헌 당규상 최고 수준 징계는 제명입니다. 그런데, 제명은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제명을 위해선 의원총회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바른미래당 의원 28명 중 당권파는 9명에 불과합니다. 의원 대거 제명 시 바른미래당 의석수가 절반으로 줄어들어 교섭단체 지위를 잃는 것도 문제입니다.

차순위 중징계인 '당원권 정지'는 의원들에게 별다른 불이익이 되지 못합니다. 공천을 못 받거나, 의원총회 참석·표결 참여가 불가한 정도입니다. 변혁 의원들이 지금의 당권파에게 공천을 기대하는 상황도 아니어서 '상징적 의미'의 징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른미래당 윤리위원이기도 한 강신업 대변인은 KBS와의 통화에서 "(변혁 의원들에게) 당장 큰 불이익을 줄 수는 없지만, 당의 의중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취지에서 징계 절차를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변혁 대표를 맡으면서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직을 계속 수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원내대표는 국회법에 따라 선출되었지, 당헌·당규에 의해 임명되는 자리가 아니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언뜻 보면 떠날 당을 대표해 원내대표를 맡는다는 주장이 모순적으로 보이지만,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공고된다 해도 당권파만으론 의결정족수가 부족해 새 대표 선출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오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모양새가 이상해진 지는 이미 오래됐다"면서, 여야의 패스트트랙 협상에 계속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변혁의 출구전략은 어디에?

맨몸 창당이냐, 보수 통합이냐, 변혁의 향후 행보는 크게 두 갈래입니다. 일단 패스트트랙 국면을 앞두고, 보수 통합까지는 아니더라도 '보수 공조' 가능성은 높아졌습니다. 변혁이 오늘 결정한 필리버스터가 보수진영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국회법상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99명)으로 시작되는 만큼, 변혁이 필리버스터를 하려면 자유한국당과 손을 잡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오늘 유승민 의원은 "(한국당과의) 필리버스터 공조에 대해서는 논의한 적 없다"고 했지만,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미 "의원직 총사퇴부터 필리버스터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겠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이 공조가 효과적으로 결론지어지면 패스트트랙 국면 이후 보수 통합이 급물살을 타겠지만, 그 협의가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한다면 비교섭단체 소속으로 총선을 치러야 할 겁니다. 어느 결론으로 갈지 방향성이 분명해지기 전까지는 원내대표가 신규정당 모임의 대표를 맡고, 한 지붕 아래 두 앙숙이 함께하는 '이상한 동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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