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하면 끝까지 추적”…‘단톡방 성희롱’ 은폐한 국군간호사관학교

입력 2019.11.26 (21:29) 수정 2019.11.2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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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군간호사관학교 남성 생도들이 단체 대화방에서 여성 생도를 성희롱성했다는 소식이 어제(25일) 알려졌죠.

그런데 학교 측은 외부에 이 사건을 알리면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다며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훌륭한 인격'을 갖춘 간호장교를 양성한다고 홍보하는 국군간호사관학교.

일부 남생도들이 채팅방에서 여생도의 외모를 비하하고 음담패설을 주고받았지만, 가해자 11명 중 단 한 명만 퇴교 조치됐습니다.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학교 측이 사건을 무마하고 학생들의 문제 제기를 막으려 했던 정황도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사건이 학교 내에 알려진 직후, 한 훈육관이 학생들에게 "외부에 신고하면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국군간호사관학교 졸업 장교/음성변조 : "(그 자리에 있던 학생에게 듣기로) 임관이 목표니까 더 무시하고 신경 쓰지 말자 이렇게 말했고, 외부로 유출하면 끝까지 추적해서 징계 주겠다..."]

또한 "학생들이 모인 자리에 학교장이 와 '동기끼리 신고한 게 잘못'"이라며 오히려 사건을 알린 피해자를 위축시키는 발언을 했다는 피해 생도들의 주장도 나왔습니다.

KBS가 입수한 생도 단체 채팅방에서는 한 훈육관이 "의도와 다른 풍문이 떠돈다"라며, "사건에 대해 신경을 끄는 게 우리 목표 달성을 위해 좋지 않냐"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피해 생도를 보호하기보다 오히려 2차 가해에 가까운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방혜린/군인권센터 여군인권담당 상담지원팀 간사 : "신고를 받은 훈육관은 도리어 여생도들에게 '동기를 고발해서 단합성을 저해하려는 너희가 괘씸하다. (채팅방 캡처를) 보고싶지 않다'라며 신고를 접수하긴커녕 생도들을 돌려보냈다..."]

학교 측은 이에 대해 사건을 잘 해결하자는 취지였다며, 은폐하거나 무마하려는 시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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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고하면 끝까지 추적”…‘단톡방 성희롱’ 은폐한 국군간호사관학교
    • 입력 2019-11-26 21:31:30
    • 수정2019-11-26 22:3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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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군간호사관학교 남성 생도들이 단체 대화방에서 여성 생도를 성희롱성했다는 소식이 어제(25일) 알려졌죠.

그런데 학교 측은 외부에 이 사건을 알리면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다며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훌륭한 인격'을 갖춘 간호장교를 양성한다고 홍보하는 국군간호사관학교.

일부 남생도들이 채팅방에서 여생도의 외모를 비하하고 음담패설을 주고받았지만, 가해자 11명 중 단 한 명만 퇴교 조치됐습니다.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학교 측이 사건을 무마하고 학생들의 문제 제기를 막으려 했던 정황도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사건이 학교 내에 알려진 직후, 한 훈육관이 학생들에게 "외부에 신고하면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국군간호사관학교 졸업 장교/음성변조 : "(그 자리에 있던 학생에게 듣기로) 임관이 목표니까 더 무시하고 신경 쓰지 말자 이렇게 말했고, 외부로 유출하면 끝까지 추적해서 징계 주겠다..."]

또한 "학생들이 모인 자리에 학교장이 와 '동기끼리 신고한 게 잘못'"이라며 오히려 사건을 알린 피해자를 위축시키는 발언을 했다는 피해 생도들의 주장도 나왔습니다.

KBS가 입수한 생도 단체 채팅방에서는 한 훈육관이 "의도와 다른 풍문이 떠돈다"라며, "사건에 대해 신경을 끄는 게 우리 목표 달성을 위해 좋지 않냐"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피해 생도를 보호하기보다 오히려 2차 가해에 가까운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방혜린/군인권센터 여군인권담당 상담지원팀 간사 : "신고를 받은 훈육관은 도리어 여생도들에게 '동기를 고발해서 단합성을 저해하려는 너희가 괘씸하다. (채팅방 캡처를) 보고싶지 않다'라며 신고를 접수하긴커녕 생도들을 돌려보냈다..."]

학교 측은 이에 대해 사건을 잘 해결하자는 취지였다며, 은폐하거나 무마하려는 시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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