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네켄의 꿈…‘멕시코 꼬레아노’ 114년 한인들의 삶

입력 2019.11.26 (21:36) 수정 2019.11.26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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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10여 년 전, 대한제국 말기에 미국 하와이에 이어 우리나라의 두번 째 이민국은 멕시코였습니다.

멕시코 에네켄 농장에서 힘들게 일했던 한인들의 삶과 독립운동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특별 전시회가 인천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보도에 박재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자신의 뿌리를 찾아 처음 한국을 찾은 한인 3세 '돌로레스 가르시아씨'.

9살에 멕시코로 이민 와서 평생 고향을 드리워하다 돌아가신 할아버지 생각에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돌로레스 가르시아/멕시코 한인 3세 : "(할아버지는) 한국과 크게 달랐던 기후 조건 때문에 힘드셨고, 언어와 문화가 달라서 어려워하셨습니다."]

'가르시아씨'의 할아버지를 포함해 1905년 멕시코행 '일포드호'에 몸을 실었던 한인은 모두 천 33명.

멕시칸 드림을 안고 태평양을 건넜지만 '선박용 밧줄의 원료로 쓰이는 용설란', '에네켄'을 수확하는 농장에서의 삶은 노예와 비슷한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들 가운데 288명은 1921년 쿠바의 사탕수수 농장으로 다시 이주했지만,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절망 속에서도 '한인회'를 결성하고 학교를 세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나갔습니다.

또, 힘들겨 번 돈을 모아 조국의 독립운동 자금으로 보냈고, 1917년 안창호 선생은 직접 멕시코를 찾아 이들을 격려하기도 했습니다.

[신은미/한국이민사박물관 관장 : "고국의 독립을 염원하면서 '에네켄농장'에서 번 돈을 한 푼 두 푼 모았던 그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고자."]

현재 멕시코에 있는 한인 3세, 4세 등 후손들은 약 3만 여 명.

110년 넘게 한국을 바라보며 살아온 이들에 대한 관심과 교류 확대가 필요한 때입니다.

KBS 뉴스 박재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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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네켄의 꿈…‘멕시코 꼬레아노’ 114년 한인들의 삶
    • 입력 2019-11-26 21:42:31
    • 수정2019-11-26 21:49:57
    뉴스9(경인)
[앵커]

110여 년 전, 대한제국 말기에 미국 하와이에 이어 우리나라의 두번 째 이민국은 멕시코였습니다.

멕시코 에네켄 농장에서 힘들게 일했던 한인들의 삶과 독립운동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특별 전시회가 인천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보도에 박재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자신의 뿌리를 찾아 처음 한국을 찾은 한인 3세 '돌로레스 가르시아씨'.

9살에 멕시코로 이민 와서 평생 고향을 드리워하다 돌아가신 할아버지 생각에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돌로레스 가르시아/멕시코 한인 3세 : "(할아버지는) 한국과 크게 달랐던 기후 조건 때문에 힘드셨고, 언어와 문화가 달라서 어려워하셨습니다."]

'가르시아씨'의 할아버지를 포함해 1905년 멕시코행 '일포드호'에 몸을 실었던 한인은 모두 천 33명.

멕시칸 드림을 안고 태평양을 건넜지만 '선박용 밧줄의 원료로 쓰이는 용설란', '에네켄'을 수확하는 농장에서의 삶은 노예와 비슷한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들 가운데 288명은 1921년 쿠바의 사탕수수 농장으로 다시 이주했지만,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절망 속에서도 '한인회'를 결성하고 학교를 세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나갔습니다.

또, 힘들겨 번 돈을 모아 조국의 독립운동 자금으로 보냈고, 1917년 안창호 선생은 직접 멕시코를 찾아 이들을 격려하기도 했습니다.

[신은미/한국이민사박물관 관장 : "고국의 독립을 염원하면서 '에네켄농장'에서 번 돈을 한 푼 두 푼 모았던 그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고자."]

현재 멕시코에 있는 한인 3세, 4세 등 후손들은 약 3만 여 명.

110년 넘게 한국을 바라보며 살아온 이들에 대한 관심과 교류 확대가 필요한 때입니다.

KBS 뉴스 박재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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