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인사이드] 시리아에 부는 ‘다크 투어리즘’

입력 2019.11.27 (20:33) 수정 2019.11.27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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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답변]

네, 오늘은 최근 서방 여행객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관광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앵커]

어딘가요?

[답변]

바로 시리아입니다.

[앵커]

시리아에 여행을 간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시리아에는 9년째 내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 반군 사이의 전쟁이 이어졌는데 이런 상황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가 시리아를 중심으로 세력을 급격히 확장하면서 IS와의 전쟁도 시작됐습니다.

전쟁으로 최소 50만명이 숨졌고, 천만 명이 고향을 떠났습니다.

최근 알아사드 정부군은 반군이 저항하는 북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장악력을 강화하고 있고요.

북동부 지역에서는 미군이 IS 퇴치를 위해 군사작전을 재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5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시리아에서 격렬한 모험을 바라는 관광객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시리아 여행을 해도 괜찮은 건가요?

[답변]

한국이나 미국 등 대부분 국가들이 안전상의 이유로 시리아를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영어권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일부 여행사들이 시리아 맞춤 여행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한 러시아 여행사의 시리아 관광상품 소개 화면입니다.

2020년 3월 14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출발해 레바논 베이루트를 경유한 뒤 8일동안 시리아 여행을 하는 코스입니다.

시리아 관광 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관광은 물론 IS에 의해 파괴된 시리아 고대 유적지 팔미라와 북부 하마, 알레포의 관광 명소를 방문하게 됩니다.

1인당 투어 비용은 최소 1,650달러, 우리 돈으로 약 194만 원 정도입니다.

가디언은 알아사드 정권이 서서히 지배력을 회복하면서 시리아가 관광 분야를 포함해 사업을 개방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실제로 시리아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있는 건가요?

[답변]

앞서 소개해드린 관광상품은 아니지만, 각종 소셜미디어에 시리아 여행 후기를 기록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한 유튜버가 올린 지난 6월 알레포 여행 영상입니다.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현지인과 어울리는가 하면, 지금 보시는 것처럼 공습으로 완전히 무너진 건물과 총알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는 폐허를 둘러보기도 합니다.

[에바 주 벡/여행 전문 크리에이터 :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 어떤 것도 피해의 참상을 제대로 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충격적이에요."]

이 유튜버 외에도 많은 서방 여행객들이 시리아를 여행하며 폐허가 돼버린 유령도시의 모습을 영상으로 전했습니다.

[드류 빈스키/여행 전문 크리에이터 : "홈스는 전쟁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입니다. 도시의 80%가 폭격을 당한 것 같았고, 이를 보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었습니다."]

[앵커]

이렇게 잔혹한 참상이 일어났던 곳을 직접 찾아가 보는 여행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죠?

[답변]

그렇습니다.

'다크 투어리즘'이라는 말도 생겼습니다.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을 찾아 배움의 기회를 얻는 여행이라는 뜻입니다.

지난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했던 방사능 유출 사고,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 31명이 목숨을 잃었고, 방사능에 노출돼서 암으로 숨진 사람이 9천 명에 달합니다.

발전소 인근 마을 프리피야티에는 사고 현장을 찾으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폐허가 된 마을 곳곳을 돌아보고, 사고가 났던 발전소 주변을 살펴보는 일정의 체르노빌 여행상품은 우리 돈으로 20만 원 정도입니다.

[캐롤린/브라질 관광객 : "환상적입니다. 여기 실제로 있었던 사람들과 연결된 기분입니다. 그리고 이곳을 떠나야만 했던 사람들이 느꼈던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놀라운 경험입니다."]

별다른 보호 장비를 착용하지 않아서 좀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도 들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도 안전하다고 판단해서 일부 지역 관광을 허용하고 있고요.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태를 재구성한 미국 드라마 '체르노빌'이 올해 큰 인기를 끌면서 다크 투어리즘 명소로 전 세계 여행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겁니다.

지난 2011년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동일본대지진으로 원전사고가 일어났던 후쿠시마도 비슷합니다.

일본 관광청은 다크 투어리즘을 활용해서 후쿠시마 지역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을 찾는다는 여행의 취지는 좋지만, 최근 다크 투어리즘 명소에 관광객이 부쩍 몰리면서 과한 인증샷을 찍어 올리는 등의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고 외신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최규연 외신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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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인사이드] 시리아에 부는 ‘다크 투어리즘’
    • 입력 2019-11-27 20:34:52
    • 수정2019-11-27 20:53:28
    글로벌24
[앵커]

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답변]

네, 오늘은 최근 서방 여행객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관광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앵커]

어딘가요?

[답변]

바로 시리아입니다.

[앵커]

시리아에 여행을 간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시리아에는 9년째 내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 반군 사이의 전쟁이 이어졌는데 이런 상황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가 시리아를 중심으로 세력을 급격히 확장하면서 IS와의 전쟁도 시작됐습니다.

전쟁으로 최소 50만명이 숨졌고, 천만 명이 고향을 떠났습니다.

최근 알아사드 정부군은 반군이 저항하는 북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장악력을 강화하고 있고요.

북동부 지역에서는 미군이 IS 퇴치를 위해 군사작전을 재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5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시리아에서 격렬한 모험을 바라는 관광객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시리아 여행을 해도 괜찮은 건가요?

[답변]

한국이나 미국 등 대부분 국가들이 안전상의 이유로 시리아를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영어권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일부 여행사들이 시리아 맞춤 여행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한 러시아 여행사의 시리아 관광상품 소개 화면입니다.

2020년 3월 14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출발해 레바논 베이루트를 경유한 뒤 8일동안 시리아 여행을 하는 코스입니다.

시리아 관광 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관광은 물론 IS에 의해 파괴된 시리아 고대 유적지 팔미라와 북부 하마, 알레포의 관광 명소를 방문하게 됩니다.

1인당 투어 비용은 최소 1,650달러, 우리 돈으로 약 194만 원 정도입니다.

가디언은 알아사드 정권이 서서히 지배력을 회복하면서 시리아가 관광 분야를 포함해 사업을 개방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실제로 시리아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있는 건가요?

[답변]

앞서 소개해드린 관광상품은 아니지만, 각종 소셜미디어에 시리아 여행 후기를 기록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한 유튜버가 올린 지난 6월 알레포 여행 영상입니다.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현지인과 어울리는가 하면, 지금 보시는 것처럼 공습으로 완전히 무너진 건물과 총알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는 폐허를 둘러보기도 합니다.

[에바 주 벡/여행 전문 크리에이터 :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 어떤 것도 피해의 참상을 제대로 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충격적이에요."]

이 유튜버 외에도 많은 서방 여행객들이 시리아를 여행하며 폐허가 돼버린 유령도시의 모습을 영상으로 전했습니다.

[드류 빈스키/여행 전문 크리에이터 : "홈스는 전쟁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입니다. 도시의 80%가 폭격을 당한 것 같았고, 이를 보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었습니다."]

[앵커]

이렇게 잔혹한 참상이 일어났던 곳을 직접 찾아가 보는 여행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죠?

[답변]

그렇습니다.

'다크 투어리즘'이라는 말도 생겼습니다.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을 찾아 배움의 기회를 얻는 여행이라는 뜻입니다.

지난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했던 방사능 유출 사고,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 31명이 목숨을 잃었고, 방사능에 노출돼서 암으로 숨진 사람이 9천 명에 달합니다.

발전소 인근 마을 프리피야티에는 사고 현장을 찾으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폐허가 된 마을 곳곳을 돌아보고, 사고가 났던 발전소 주변을 살펴보는 일정의 체르노빌 여행상품은 우리 돈으로 20만 원 정도입니다.

[캐롤린/브라질 관광객 : "환상적입니다. 여기 실제로 있었던 사람들과 연결된 기분입니다. 그리고 이곳을 떠나야만 했던 사람들이 느꼈던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놀라운 경험입니다."]

별다른 보호 장비를 착용하지 않아서 좀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도 들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도 안전하다고 판단해서 일부 지역 관광을 허용하고 있고요.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태를 재구성한 미국 드라마 '체르노빌'이 올해 큰 인기를 끌면서 다크 투어리즘 명소로 전 세계 여행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겁니다.

지난 2011년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동일본대지진으로 원전사고가 일어났던 후쿠시마도 비슷합니다.

일본 관광청은 다크 투어리즘을 활용해서 후쿠시마 지역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을 찾는다는 여행의 취지는 좋지만, 최근 다크 투어리즘 명소에 관광객이 부쩍 몰리면서 과한 인증샷을 찍어 올리는 등의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고 외신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최규연 외신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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