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주면 천만 원"… 미분양 확보 치열

입력 2019.11.27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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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최근, 청주의
아파트 분양 시장이 뜨겁습니다.

계약이 안 된 아파트는 입주민을
선착순으로 다시 모집하기도 하는데요.

돈을 받고 줄을 대신 서주거나
순서를 바꿔주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먼저, 조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늦은 밤,
불 꺼진 아파트 견본주택 옆으로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돗자리에 텐트, 난로까지 등장한
이른바 '아파트 줍줍' 현장입니다.

계약되지 않은 일부 세대를
선착순 분양한다는 소식에
하루 전부터 전국에서 몰려든 겁니다.

외지 투자자[녹취]
"수원에서 왔는데, 수원도 (투자)할 게 엄청 많은데…."

긴 줄 사이로 자릿세를 치르면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는
앞 순서를 주겠다는 흥정이 시작되고

[녹취]
- 밤 못 새워요. 저 앞에 있는 것, 피(웃돈) 조금 주고 사세요.
- 앞에는 얼만데요?
- 1번은 1,500(만 원).
- 네? 번호 1번이요?
- 응. 그런데 좋은 것 할 수 있지.

일부 중개인은 자릿세에 더해
수수료까지 요구합니다.

부동산 중개인[녹취]
"천(만 원)에다가 수수료 한 2백(만 원)은 줘야지. 그 대신에 저분들은 며칠씩 있었어요."

계약을 해도
1년 전매 제한에 묶이지만
문제 될 것이 없다며
불법을 조장하기도 합니다.

부동산 중개인[녹취]
"로열층 뽑아서 나한테 내놔. 6개월 있다가 팔게 되면, 6개월 있다가 3천(만 원) 정도 오르면 3백(만 원) 투자하고 6천(만 원) 벌 수 있어."

밤이 깊어지고 경쟁이 과열되자
고성까지 오가는 소동이 벌어집니다.

[녹취]
- 내가 서 있었다고, 나는 거기 가만히. 이 보세요. 아줌마도 못하길래 그렇죠.
- 사장님이 못 한 거잖아요.
- 잠깐만요. 나한테 잠깐만 뭘 넘겨줘. 아줌마들. 두 사람 얘기하는 중인데 당신이 끼어들었지."

정작 실수요자들은 웃돈을 주거나
허탈하게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분양 희망자[녹취]
"나 여기 (분양 신청)했다가 떨어져가지고. 퇴근하고 여기 오니까 벌써 줄을 서 있네. 뭐 이래. 나는 가려고요. 여기서 어떻게 서."

선착순에 대리 줄서기까지.

청약 제도가 개선되기 전에는
실수요자들은 언제든 다시 겪어야 할
씁쓸한 풍경이었습니다.

KBS 뉴스, 조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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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 서주면 천만 원"… 미분양 확보 치열
    • 입력 2019-11-27 21:48:27
    충주
[앵커멘트] 최근, 청주의 아파트 분양 시장이 뜨겁습니다. 계약이 안 된 아파트는 입주민을 선착순으로 다시 모집하기도 하는데요. 돈을 받고 줄을 대신 서주거나 순서를 바꿔주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먼저, 조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늦은 밤, 불 꺼진 아파트 견본주택 옆으로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돗자리에 텐트, 난로까지 등장한 이른바 '아파트 줍줍' 현장입니다. 계약되지 않은 일부 세대를 선착순 분양한다는 소식에 하루 전부터 전국에서 몰려든 겁니다. 외지 투자자[녹취] "수원에서 왔는데, 수원도 (투자)할 게 엄청 많은데…." 긴 줄 사이로 자릿세를 치르면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는 앞 순서를 주겠다는 흥정이 시작되고 [녹취] - 밤 못 새워요. 저 앞에 있는 것, 피(웃돈) 조금 주고 사세요. - 앞에는 얼만데요? - 1번은 1,500(만 원). - 네? 번호 1번이요? - 응. 그런데 좋은 것 할 수 있지. 일부 중개인은 자릿세에 더해 수수료까지 요구합니다. 부동산 중개인[녹취] "천(만 원)에다가 수수료 한 2백(만 원)은 줘야지. 그 대신에 저분들은 며칠씩 있었어요." 계약을 해도 1년 전매 제한에 묶이지만 문제 될 것이 없다며 불법을 조장하기도 합니다. 부동산 중개인[녹취] "로열층 뽑아서 나한테 내놔. 6개월 있다가 팔게 되면, 6개월 있다가 3천(만 원) 정도 오르면 3백(만 원) 투자하고 6천(만 원) 벌 수 있어." 밤이 깊어지고 경쟁이 과열되자 고성까지 오가는 소동이 벌어집니다. [녹취] - 내가 서 있었다고, 나는 거기 가만히. 이 보세요. 아줌마도 못하길래 그렇죠. - 사장님이 못 한 거잖아요. - 잠깐만요. 나한테 잠깐만 뭘 넘겨줘. 아줌마들. 두 사람 얘기하는 중인데 당신이 끼어들었지." 정작 실수요자들은 웃돈을 주거나 허탈하게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분양 희망자[녹취] "나 여기 (분양 신청)했다가 떨어져가지고. 퇴근하고 여기 오니까 벌써 줄을 서 있네. 뭐 이래. 나는 가려고요. 여기서 어떻게 서." 선착순에 대리 줄서기까지. 청약 제도가 개선되기 전에는 실수요자들은 언제든 다시 겪어야 할 씁쓸한 풍경이었습니다. KBS 뉴스, 조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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