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식의 건강365] 여성 갱년기 “조금만 참아라”는 안 돼…80세 넘어도 고생

입력 2019.11.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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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365 박광식의 토요건강 이야기.

사오십대 전후로 찾아오는 폐경,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여러 신체적 변화는 물론 정신 심리적 변화도 겪게 되는데요. 갱년기 증상을 앓는 기간만 평균 7.5년, 여든 살 넘어도 10%가 여전히 갱년기 증상을 호소한다고 합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길 문제가 아닌데요. 오늘은 신정호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폐경과 갱년기 증상, 호르몬보충요법에 대해 Q&A로 알아봅니다.


Q: 폐경, 폐경기, 갱년기 혼용해서 쓰는데요. 다 같은 말입니까?

A: 폐경은 여성호르몬이 더는 안 만들어지는 상황입니다. 그 상황을 폐경이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폐경이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건 아닙니다. 다달이 생리를 잘하던 상황에서 점점 호르몬 균형이 안 맞기 시작하고 호르몬 생성이 감소하면서 변화를 겪는 시기가 있습니다. 이를 의학적으로 '폐경 이행기'라고 하고 보통 일상생활에선 주로 갱년기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니까 폐경이 온 다음부터 한 1년까지는 갱년기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그 이후 시기는 완전 폐경기가 되는 겁니다.

Q: 그러면 폐경이 올 때 그냥 견디면 되는 건가요?

A: 불편하면 병원을 가보는 게 좋습니다.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진 걸 감별해야 합니다. 정말 폐경이 자연스럽게 건강하게 오면서 생리가 끊기 직전 현상으로 불규칙해진 것일 수도 있지만, 다른 문제로 생긴 비정상적인 출혈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 번 검사를 해보는 게 좋습니다.

Q: 그렇다면 폐경이 오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A: 가장 확실한 증거는 생리 주기가 멀어지고 불규칙해지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덥고 땀나고 얼굴이 화끈거리고 빨개지는 증상이 제일 흔합니다. 또 흔한 문제가 잠을 잘 자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요. 또 여기저기 관절이 불편해집니다. 그러면서 우울하거나 짜증 나기도 하고요. 대인관계가 예전 같지 않아서 상실감을 느끼는 그런 변화들이 함께 오게 됩니다.

Q: 폐경이 오면 생리 주기가 멀어진다고 하셨는데, 빨라지는 것도 연관이 있을까요?

A: 네, 그럴 수 있습니다. 생리를 다달이 못 하면 이게 숙제가 밀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밀린 숙제를 하다 보면 기간이 짧아지는 시기도 겪을 수 있습니다.

Q: 난임 부부가 늘면서 난임 시술 하는 경우가 많던데 폐경을 앞당기는 건 아닐까요?

A: 시술 과정에서 난소 과자극을 한다고 해서 폐경이 앞당겨지는 것은 큰 의미는 없습니다.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오히려 여러 가지 유전적인 면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친정어머니가 폐경이 빠르셨는지 늦으셨는지가 크게 영향을 미치고요. 또 영양이 중요한데요. 하지만 요즘 워낙 다들 잘 드시고 영양이 좋으니까 폐경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겁니다.

Q: 갱년기 증상으로 불편이 이만저만 아닌 것 같은데 인위적으로 호르몬을 보충하는 건 어떻습니까?

A: 호르몬 보충요법의 역사를 보면 1930~40년대부터 시작해서 굉장히 오래됐습니다. 호르몬이 부족하니까 채워준다는 개념은 계속 존재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호르몬치료를 하는 분들은 10% 내외 정도입니다. 많은 분이 증상이 있고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호르몬치료를 안 하고 계십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째는 한 번 약을 먹으면 계속 약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약을 오래 먹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건데요. 그런데 여성호르몬의 경우 꾸준히 치료를 받을 때 효과가 제일 좋습니다. 꾸준히 복용해야 이른바 '우산효과' 가 나타나는 건데요. 우산효과가 뭐냐면 비를 맞다가 안 맞다가, 우산 썼다 말았다 하면 결국 다 젖지 않습니까? 우산을 계속 쓰고 있어야 효과가 있죠. 호르몬도 마찬가지입니다.

둘째는 유방암에 대한 걱정을 너무 많이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여성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유방암이 늘어나는 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성호르몬의 다른 장점, 대장암이 줄어들고 심장질환이나 성인병이 줄어드는 장점도 있는데요. 따져보면 오히려 전체 사망률은 줄어듭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이득이 훨씬 더 큰데도 불구하고 유방암 관점에서 꺼려하기 때문입니다.

Q: 여전히 의문이 풀리지 않습니다. 여성호르몬 보충요법과 관련해 전문가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습니다.

A: 일단 크게 두 가지로 나눠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여성호르몬도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에스트로젠, 또 하나는 프로게스트론입니다.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여성은 에스트로젠이라는 호르몬만 쓰면 됩니다. 에스트로젠이 여성호르몬의 제일 핵심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에스트로젠 자체만으로는 유방암의 위험성을 증가시키지 않습니다.

그래서 에스트로젠 단독으로 쓰면 유방암이 감소하는 결과를 보입니다. 강조하고 싶은 건 여성호르몬이라고 다 나쁜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자궁 수술을 해서 없는 분들께 사용하는 에스트로젠 단독요법은 유방암 측면에서 안전합니다.

문제가 되는 건 프로게스테론이라고 하는 호르몬인데요. 이 호르몬은 일반적으로 자궁이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쓰는 데 이 경우 유방암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그 위험성은 천 명당 3명꼴인데요. 유방암의 위험성이 증가하긴 하지만 대부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유방암의 경우 조기발견 시 완치율이 95%에 이릅니다.

Q: 여성호르몬 요법시 만일에 대비한 검진이 필요하겠네요?

A: 네, 검진은 받으셔야 합니다. 여성호르몬 요법과 무관하게 40세 이상 여성이라면 1년에 한 번씩 유방암 검사를 하는 게 좋습니다.

(좌측)신정호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 (우측)박광식 KBS 의학전문기자(좌측)신정호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 (우측)박광식 KBS 의학전문기자

Q: 여성호르몬 보충과 관련해 득과 실을 잘 따져야 할 것 같은데요. 어떤 분들에게 효과가 더 좋을까요?

A: 일단은 증상이 심한 분일수록 좋습니다. 호르몬을 썼을 때 제일 큰 장점이 심혈관질환을 예방해 줄 수 있다는 건데요. 고혈압이나 당뇨, 이런 심장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이런 효과는 안면홍조 같은 증상이 더 심한 분들일수록 더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갱년기 증상이 심한 분일수록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크고요. 증상이 심한 분들은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입니다. 주변에서 '갱년기 가지고 뭐 그러냐? 조금만 참으면 돼!'라고 얘기하면 안 됩니다. 누군가는 가볍게 지나간 분도 있지만, 굉장히 심하게 오랫동안 겪는 분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85세가 되도 10%는 굉장히 심하게 고생을 하거든요. 갱년기 증상을 2~3년 고생하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평균 7.5년 길게는 85세가 되도 고생을 하는 분도 계시기 때문에 그냥 무조건 참으라고 할 문제가 아닙니다.

Q: 또 기존에 유방암이나 자궁내막질환이 있는 분은 어떻게 갱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A: 호르몬보충요법을 쓰기 어려운 분들이 계십니다. 절대적인 금기증이라고 할 수 있는 게 간 질환이 심한 분들은 호르몬을 쓰기가 어렵고요. 그다음에 유방암이나 자궁내막암의 과거력이 있던 분들은 쓰기가 어렵습니다. 간혹 자궁내막암은 초기였던 분들은 쓸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자궁내막암 중기, 후기인 분들은 쓰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쓸 수 있는 여러 가지 다른 약도 있기는 한데 여성호르몬만큼 효과적인 약은 아직 없습니다.

Q: 호르몬보충요법, 60대 70대 여성에게도 효과가 있을까요?

A: 안타깝게도 이 보충요법은 때가 있습니다. 앞서 우산효과를 이야기했는데요. 이미 비에 젖은 다음에 우산을 쓰셔도 별 효과가 없으세요 이건 몸이 젖기 전에 쓰셔야 하거든요. 그래서 폐경 오고 10년 이내, 그러니까 60세가 되기 전에 사용을 시작하셔야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60세 이후에 쓴다면 안면홍조 증상을 낮추는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사망률을 낮추거나 심혈관 질환 발생을 낮추는 효과는 보기가 어렵습니다.

Q: 여성호르몬을 쓰고 싶지 않다면 어떤 대안이 있을까요?

A: 예전에는 적절한 운동을 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연구결과 운동을 많이 하는 게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운동을 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라고 볼 수 있고요.

또, 여러 가지 건강식품을 섭취하는 경우가 있는데 너무 오래 드시면 자궁을 자극해서 출혈을 만드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나마 현실적인 방법 중 하나는 우울증약을 써볼 수 있습니다. 안면홍조를 경감시키는 계통의 우울증약이 있는 건데요. 그런 약이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Q: 갱년기로 힘든 여성의 경우 특히 남편이 도와줄 게 있을까요?

A: 일단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 시기가 되면 행동 하나하나 조심하고 더 배려해 줘야 합니다. 여성으로서 상실감과 우울감이 크기 때문에 그걸 지지해 줄 수 있는 남편과 자녀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내 또는 어머니가 겪는 상실감에 대해 공감하며 깊은 이해와 보살핌이 필요합니다.

▶ 프로그램명: KBS 건강365
▶ 진행: 박광식 KBS 의학전문기자
▶ 출연: 신정호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
▶ 방송일시: 2019.11.30(토)
: 오전 5시~(KBS 1라디오 FM 97.3MHz)
: 오전 8시~(KBS 3라디오 FM 104.9MHz)
: 오후 4시~(KBS 3라디오 FM 104.9MHz)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진행하는 '건강365' 더 자세한 내용은 KBS 라디오, KBS 홈페이지, KBS 콩, 유튜브, 팟캐스트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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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광식의 건강365] 여성 갱년기 “조금만 참아라”는 안 돼…80세 넘어도 고생
    • 입력 2019-11-30 08:00:44
    박광식의 건강 365
건강365 박광식의 토요건강 이야기.

사오십대 전후로 찾아오는 폐경,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여러 신체적 변화는 물론 정신 심리적 변화도 겪게 되는데요. 갱년기 증상을 앓는 기간만 평균 7.5년, 여든 살 넘어도 10%가 여전히 갱년기 증상을 호소한다고 합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길 문제가 아닌데요. 오늘은 신정호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폐경과 갱년기 증상, 호르몬보충요법에 대해 Q&A로 알아봅니다.


Q: 폐경, 폐경기, 갱년기 혼용해서 쓰는데요. 다 같은 말입니까?

A: 폐경은 여성호르몬이 더는 안 만들어지는 상황입니다. 그 상황을 폐경이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폐경이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건 아닙니다. 다달이 생리를 잘하던 상황에서 점점 호르몬 균형이 안 맞기 시작하고 호르몬 생성이 감소하면서 변화를 겪는 시기가 있습니다. 이를 의학적으로 '폐경 이행기'라고 하고 보통 일상생활에선 주로 갱년기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니까 폐경이 온 다음부터 한 1년까지는 갱년기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그 이후 시기는 완전 폐경기가 되는 겁니다.

Q: 그러면 폐경이 올 때 그냥 견디면 되는 건가요?

A: 불편하면 병원을 가보는 게 좋습니다.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진 걸 감별해야 합니다. 정말 폐경이 자연스럽게 건강하게 오면서 생리가 끊기 직전 현상으로 불규칙해진 것일 수도 있지만, 다른 문제로 생긴 비정상적인 출혈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 번 검사를 해보는 게 좋습니다.

Q: 그렇다면 폐경이 오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A: 가장 확실한 증거는 생리 주기가 멀어지고 불규칙해지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덥고 땀나고 얼굴이 화끈거리고 빨개지는 증상이 제일 흔합니다. 또 흔한 문제가 잠을 잘 자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요. 또 여기저기 관절이 불편해집니다. 그러면서 우울하거나 짜증 나기도 하고요. 대인관계가 예전 같지 않아서 상실감을 느끼는 그런 변화들이 함께 오게 됩니다.

Q: 폐경이 오면 생리 주기가 멀어진다고 하셨는데, 빨라지는 것도 연관이 있을까요?

A: 네, 그럴 수 있습니다. 생리를 다달이 못 하면 이게 숙제가 밀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밀린 숙제를 하다 보면 기간이 짧아지는 시기도 겪을 수 있습니다.

Q: 난임 부부가 늘면서 난임 시술 하는 경우가 많던데 폐경을 앞당기는 건 아닐까요?

A: 시술 과정에서 난소 과자극을 한다고 해서 폐경이 앞당겨지는 것은 큰 의미는 없습니다.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오히려 여러 가지 유전적인 면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친정어머니가 폐경이 빠르셨는지 늦으셨는지가 크게 영향을 미치고요. 또 영양이 중요한데요. 하지만 요즘 워낙 다들 잘 드시고 영양이 좋으니까 폐경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겁니다.

Q: 갱년기 증상으로 불편이 이만저만 아닌 것 같은데 인위적으로 호르몬을 보충하는 건 어떻습니까?

A: 호르몬 보충요법의 역사를 보면 1930~40년대부터 시작해서 굉장히 오래됐습니다. 호르몬이 부족하니까 채워준다는 개념은 계속 존재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호르몬치료를 하는 분들은 10% 내외 정도입니다. 많은 분이 증상이 있고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호르몬치료를 안 하고 계십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째는 한 번 약을 먹으면 계속 약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약을 오래 먹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건데요. 그런데 여성호르몬의 경우 꾸준히 치료를 받을 때 효과가 제일 좋습니다. 꾸준히 복용해야 이른바 '우산효과' 가 나타나는 건데요. 우산효과가 뭐냐면 비를 맞다가 안 맞다가, 우산 썼다 말았다 하면 결국 다 젖지 않습니까? 우산을 계속 쓰고 있어야 효과가 있죠. 호르몬도 마찬가지입니다.

둘째는 유방암에 대한 걱정을 너무 많이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여성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유방암이 늘어나는 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성호르몬의 다른 장점, 대장암이 줄어들고 심장질환이나 성인병이 줄어드는 장점도 있는데요. 따져보면 오히려 전체 사망률은 줄어듭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이득이 훨씬 더 큰데도 불구하고 유방암 관점에서 꺼려하기 때문입니다.

Q: 여전히 의문이 풀리지 않습니다. 여성호르몬 보충요법과 관련해 전문가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습니다.

A: 일단 크게 두 가지로 나눠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여성호르몬도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에스트로젠, 또 하나는 프로게스트론입니다.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여성은 에스트로젠이라는 호르몬만 쓰면 됩니다. 에스트로젠이 여성호르몬의 제일 핵심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에스트로젠 자체만으로는 유방암의 위험성을 증가시키지 않습니다.

그래서 에스트로젠 단독으로 쓰면 유방암이 감소하는 결과를 보입니다. 강조하고 싶은 건 여성호르몬이라고 다 나쁜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자궁 수술을 해서 없는 분들께 사용하는 에스트로젠 단독요법은 유방암 측면에서 안전합니다.

문제가 되는 건 프로게스테론이라고 하는 호르몬인데요. 이 호르몬은 일반적으로 자궁이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쓰는 데 이 경우 유방암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그 위험성은 천 명당 3명꼴인데요. 유방암의 위험성이 증가하긴 하지만 대부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유방암의 경우 조기발견 시 완치율이 95%에 이릅니다.

Q: 여성호르몬 요법시 만일에 대비한 검진이 필요하겠네요?

A: 네, 검진은 받으셔야 합니다. 여성호르몬 요법과 무관하게 40세 이상 여성이라면 1년에 한 번씩 유방암 검사를 하는 게 좋습니다.

(좌측)신정호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 (우측)박광식 KBS 의학전문기자
Q: 여성호르몬 보충과 관련해 득과 실을 잘 따져야 할 것 같은데요. 어떤 분들에게 효과가 더 좋을까요?

A: 일단은 증상이 심한 분일수록 좋습니다. 호르몬을 썼을 때 제일 큰 장점이 심혈관질환을 예방해 줄 수 있다는 건데요. 고혈압이나 당뇨, 이런 심장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이런 효과는 안면홍조 같은 증상이 더 심한 분들일수록 더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갱년기 증상이 심한 분일수록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크고요. 증상이 심한 분들은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입니다. 주변에서 '갱년기 가지고 뭐 그러냐? 조금만 참으면 돼!'라고 얘기하면 안 됩니다. 누군가는 가볍게 지나간 분도 있지만, 굉장히 심하게 오랫동안 겪는 분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85세가 되도 10%는 굉장히 심하게 고생을 하거든요. 갱년기 증상을 2~3년 고생하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평균 7.5년 길게는 85세가 되도 고생을 하는 분도 계시기 때문에 그냥 무조건 참으라고 할 문제가 아닙니다.

Q: 또 기존에 유방암이나 자궁내막질환이 있는 분은 어떻게 갱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A: 호르몬보충요법을 쓰기 어려운 분들이 계십니다. 절대적인 금기증이라고 할 수 있는 게 간 질환이 심한 분들은 호르몬을 쓰기가 어렵고요. 그다음에 유방암이나 자궁내막암의 과거력이 있던 분들은 쓰기가 어렵습니다. 간혹 자궁내막암은 초기였던 분들은 쓸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자궁내막암 중기, 후기인 분들은 쓰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쓸 수 있는 여러 가지 다른 약도 있기는 한데 여성호르몬만큼 효과적인 약은 아직 없습니다.

Q: 호르몬보충요법, 60대 70대 여성에게도 효과가 있을까요?

A: 안타깝게도 이 보충요법은 때가 있습니다. 앞서 우산효과를 이야기했는데요. 이미 비에 젖은 다음에 우산을 쓰셔도 별 효과가 없으세요 이건 몸이 젖기 전에 쓰셔야 하거든요. 그래서 폐경 오고 10년 이내, 그러니까 60세가 되기 전에 사용을 시작하셔야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60세 이후에 쓴다면 안면홍조 증상을 낮추는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사망률을 낮추거나 심혈관 질환 발생을 낮추는 효과는 보기가 어렵습니다.

Q: 여성호르몬을 쓰고 싶지 않다면 어떤 대안이 있을까요?

A: 예전에는 적절한 운동을 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연구결과 운동을 많이 하는 게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운동을 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라고 볼 수 있고요.

또, 여러 가지 건강식품을 섭취하는 경우가 있는데 너무 오래 드시면 자궁을 자극해서 출혈을 만드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나마 현실적인 방법 중 하나는 우울증약을 써볼 수 있습니다. 안면홍조를 경감시키는 계통의 우울증약이 있는 건데요. 그런 약이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Q: 갱년기로 힘든 여성의 경우 특히 남편이 도와줄 게 있을까요?

A: 일단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 시기가 되면 행동 하나하나 조심하고 더 배려해 줘야 합니다. 여성으로서 상실감과 우울감이 크기 때문에 그걸 지지해 줄 수 있는 남편과 자녀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내 또는 어머니가 겪는 상실감에 대해 공감하며 깊은 이해와 보살핌이 필요합니다.

▶ 프로그램명: KBS 건강365
▶ 진행: 박광식 KBS 의학전문기자
▶ 출연: 신정호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
▶ 방송일시: 2019.11.30(토)
: 오전 5시~(KBS 1라디오 FM 97.3MHz)
: 오전 8시~(KBS 3라디오 FM 104.9MHz)
: 오후 4시~(KBS 3라디오 FM 104.9MHz)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진행하는 '건강365' 더 자세한 내용은 KBS 라디오, KBS 홈페이지, KBS 콩, 유튜브, 팟캐스트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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