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농촌 태양광…수익 커녕 빚 걱정에 ‘울상’

입력 2019.12.02 (09:52) 수정 2019.12.0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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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농촌의 고령화가 심각한 가운데 농가 소득 증대 방안으로 농촌 태양광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소득은커녕 빚만 안기는 사업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어찌 된 영문인지 서승신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70대 농민인 권영구 씨는 요즘 걱정이 태산입니다.

2년 전 고추밭에 태양광 발전 시설 99킬로와트를 설치했는데, 수익은커녕 손해만 보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대출 포함 1억 7천만 원을 투자해 수익률 7퍼센트를 기대했지만, 요사이 실제 손에 들어오는 돈은 한 달에 140만 원 안팎.

시설 감가상각과 원금, 이자를 생각하면 남는 게 없습니다.

[권영구/농민 : "이자와 원금이 안 나올 것 같아요. 지금 현재 입장으로서는. 여기서 더 떨어진다면 완전히 주저앉아야 합니다. 지금 굉장히 힘들어요, 사실은."]

현재 농촌 태양광이 생산하는 전기의 시장 가격은 한전의 전력구매 단가인 SMP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인 REC 가격을 더해 결정됩니다.

SMP는 거의 변화가 없는데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REC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실제로 지난 2년 동안 REC 평균가격은 13만 원대에서 5만 원대로 무려 60퍼센트 이상 급락했습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음성변조 : "2018년부터 2019년 6월까지 18개월 동안 공급된 재생에너지 규모가 목표보다 한 1.5배 정도 이렇게 활성화가 됐습니다. REC가 과다하게 공급된 면이 있어 가지고 현물 시장가격이 떨어진 것 같은데..."]

농촌 태양광이 고령화된 농촌의 소득증대 방안으로 떠오르면서 지난 3년 동안 지원한 정부 정책자금은 천7백여 건에, 6천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수익은커녕 오히려 빚만 안기는 애물단지가 되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승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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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02 09:53:43
    • 수정2019-12-02 09: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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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농촌의 고령화가 심각한 가운데 농가 소득 증대 방안으로 농촌 태양광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소득은커녕 빚만 안기는 사업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어찌 된 영문인지 서승신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70대 농민인 권영구 씨는 요즘 걱정이 태산입니다.

2년 전 고추밭에 태양광 발전 시설 99킬로와트를 설치했는데, 수익은커녕 손해만 보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대출 포함 1억 7천만 원을 투자해 수익률 7퍼센트를 기대했지만, 요사이 실제 손에 들어오는 돈은 한 달에 140만 원 안팎.

시설 감가상각과 원금, 이자를 생각하면 남는 게 없습니다.

[권영구/농민 : "이자와 원금이 안 나올 것 같아요. 지금 현재 입장으로서는. 여기서 더 떨어진다면 완전히 주저앉아야 합니다. 지금 굉장히 힘들어요, 사실은."]

현재 농촌 태양광이 생산하는 전기의 시장 가격은 한전의 전력구매 단가인 SMP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인 REC 가격을 더해 결정됩니다.

SMP는 거의 변화가 없는데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REC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실제로 지난 2년 동안 REC 평균가격은 13만 원대에서 5만 원대로 무려 60퍼센트 이상 급락했습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음성변조 : "2018년부터 2019년 6월까지 18개월 동안 공급된 재생에너지 규모가 목표보다 한 1.5배 정도 이렇게 활성화가 됐습니다. REC가 과다하게 공급된 면이 있어 가지고 현물 시장가격이 떨어진 것 같은데..."]

농촌 태양광이 고령화된 농촌의 소득증대 방안으로 떠오르면서 지난 3년 동안 지원한 정부 정책자금은 천7백여 건에, 6천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수익은커녕 오히려 빚만 안기는 애물단지가 되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승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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