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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김기동 감독님 울산에 왜 그러셨어요?”
입력 2019.12.02 (16:32) 스포츠K
"어제 왜 그러셨어요?" "뭘요? 하하하." 울산에 잔인한 패배를 안긴 김기동 감독의 첫 대답이다.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어준 게 승리로 이어진 게 아닌가 싶어요."

오늘(2일) 프로축구 K리그 대상 시상식장에서 울산전 승리 소감을 묻자 김기동 감독은 이처럼 겸손한 답변을 했지만, 얼굴엔 좀처럼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전북 모라이스 감독, 감독상 타면 나한테 양보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올 시즌 K리그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K리그 초보 사령탑 포항 김기동 감독에게 달려있을지, 정말 그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김기동 감독은 '12월 1일'을 울산에 절대 잊지 못할 날짜로 만들었다. 1대 0도 아닌 4대 1 완승. 잔인할 만큼 강력했던 포항의 공격은 울산에 뼈아픈 준우승을 안겼다. 울산은 2013년에 이어 또다시 '12월 1일' 포항에 발목을 잡히며 우승이 좌절됐다.

김기동 감독은 어제 울산전 승리로 그동안 슈퍼매치에 묻혀 빛을 보지 못했던 '동해안 더비'를 진정한 라이벌 매치로 한 단계 격상시켰다. "큰일 났습니다. 이제 동해안 더비가 아니라 '동해안 전쟁'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잘 이겨내겠습니다."

선수들에게 오로지 최선만을 강조했다고 하는 김기동 감독과 달리 선수들의 투지는 감독을 뛰어넘은 상황. 포항의 한 선수는 울산전을 앞두고 선수들 사이에 비장한 분위기가 맴돌았다고 전했다. "울산이 우승하면 울산의 우승 세리머니를 봐야 하는데, 그건 도저히 못 보겠더라고요. 사실 누가 우승하든 상관은 없는 데 울산만큼은…."

포항 선수단 사이에 퍼진 울산전 필승에 대한 의지는 상상 이상이었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졌던 거 같아요. 팬들도 상위 스플릿 경기 다 져도 되니 울산전은 지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어요."

2001년 울산 레전드 김병지의 충격적인 포항 이적과 2011년 리그 개막 직전, 포항 유니폼을 입은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설기현의 갑작스러운 울산행 등 K리그 역사 내내 양 팀이 쌓아온 골 깊은 감정에 어제 '12월 1일'은 기름을 쏟아부은 날이 됐다.

포항과 울산의 직선거리는 불과 50km. '가깝지만, 무척이나 먼' 그들의 총성 없는 싸움은 다음 시즌 본격적으로 불타오를 전망이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 김기동 감독은 마지막 한마디를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어제 경기 이기고 밤새 잠을 못 잤습니다. 인간적으로 김도훈 감독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 “포항 김기동 감독님 울산에 왜 그러셨어요?”
    • 입력 2019-12-02 16:32:42
    스포츠K
"어제 왜 그러셨어요?" "뭘요? 하하하." 울산에 잔인한 패배를 안긴 김기동 감독의 첫 대답이다.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어준 게 승리로 이어진 게 아닌가 싶어요."

오늘(2일) 프로축구 K리그 대상 시상식장에서 울산전 승리 소감을 묻자 김기동 감독은 이처럼 겸손한 답변을 했지만, 얼굴엔 좀처럼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전북 모라이스 감독, 감독상 타면 나한테 양보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올 시즌 K리그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K리그 초보 사령탑 포항 김기동 감독에게 달려있을지, 정말 그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김기동 감독은 '12월 1일'을 울산에 절대 잊지 못할 날짜로 만들었다. 1대 0도 아닌 4대 1 완승. 잔인할 만큼 강력했던 포항의 공격은 울산에 뼈아픈 준우승을 안겼다. 울산은 2013년에 이어 또다시 '12월 1일' 포항에 발목을 잡히며 우승이 좌절됐다.

김기동 감독은 어제 울산전 승리로 그동안 슈퍼매치에 묻혀 빛을 보지 못했던 '동해안 더비'를 진정한 라이벌 매치로 한 단계 격상시켰다. "큰일 났습니다. 이제 동해안 더비가 아니라 '동해안 전쟁'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잘 이겨내겠습니다."

선수들에게 오로지 최선만을 강조했다고 하는 김기동 감독과 달리 선수들의 투지는 감독을 뛰어넘은 상황. 포항의 한 선수는 울산전을 앞두고 선수들 사이에 비장한 분위기가 맴돌았다고 전했다. "울산이 우승하면 울산의 우승 세리머니를 봐야 하는데, 그건 도저히 못 보겠더라고요. 사실 누가 우승하든 상관은 없는 데 울산만큼은…."

포항 선수단 사이에 퍼진 울산전 필승에 대한 의지는 상상 이상이었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졌던 거 같아요. 팬들도 상위 스플릿 경기 다 져도 되니 울산전은 지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어요."

2001년 울산 레전드 김병지의 충격적인 포항 이적과 2011년 리그 개막 직전, 포항 유니폼을 입은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설기현의 갑작스러운 울산행 등 K리그 역사 내내 양 팀이 쌓아온 골 깊은 감정에 어제 '12월 1일'은 기름을 쏟아부은 날이 됐다.

포항과 울산의 직선거리는 불과 50km. '가깝지만, 무척이나 먼' 그들의 총성 없는 싸움은 다음 시즌 본격적으로 불타오를 전망이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 김기동 감독은 마지막 한마디를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어제 경기 이기고 밤새 잠을 못 잤습니다. 인간적으로 김도훈 감독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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