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은퇴 후 다시 취업…“경제적 이유”

입력 2019.12.02 (18:08) 수정 2019.12.02 (18:1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답변]

앵커님은 혹시 은퇴 후의 삶을 그려보신 적 있나요?

[앵커]

은퇴 시기 자체가 고민입니다.

[답변]

전 세계가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접어들면서 은퇴는 이제 옛말이 됐습니다.

은퇴 후에도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고령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인생 2막을 설계하는 사람들, 오늘 <글로벌 경제>에서 만나보겠습니다.

모스크바에 사는 야센 씨입니다.

외출 준비가 한창인데요.

그녀가 도착한 곳은 한 스튜디오.

곧바로 드레스와 하이힐로 갈아 신고 사진사의 요구에 맞춰 자세를 취하는데요.

모델로 활동하는 야센 씨는 올해 예순넷입니다.

[발렌티나 야센/64세/러시아 모델 : "저는 여기 사람들이 정말 좋아요. 굉장히 재능이 있어요. 항상 편하게 일하고 있어요."]

그동안 모든 광고 속 모델은 젊고 아름다운 여성 혹은 남성이 주를 이뤘죠.

하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이른바, 실버 세대가 광고계를 접수하고 있습니다.

베이비붐 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연령대가 비슷한 실버 모델을 기용하는 건데요.

이들이 젊은 층에도 인기를 끌면서 패션이나 미용 분야까지 진출하고 있습니다.

[모델 에이전시 관계자 : "아름다움은 나이와 관계없죠. 이걸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방금 화면에 나왔던 러시아 모델은 그럼, 은퇴 후에 모델의 길로 들어선 건가요?

[답변]

야센 씨는 4년 전까지만 해도 약국에서 청소하는 일을 했다고 합니다.

인생이 180도 바뀐 셈이죠.

이처럼 은퇴 후 새로운 삶을 꿈꾸는 고령자가 늘어나면서 채용 시장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은퇴 이후 재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65세 이상 구직 및 취업 인구 비율이 20%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년 전보다 크게 높아졌죠.

미 노동통계국은 2024년에 65세 이상 인구의 노동 참여율이 가장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유럽 상황도 비슷합니다.

유럽연합, EU 내 55세에서 64세 사이 취업률은 2008년 45.4%에서 지난해 58.7%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이 연령대의 취업률이 독일과 스웨덴 등에서는 70%를 넘어섰는데요.

영국 통계청은 2024년 65세 이상 자국 노동 인구 수가 10년 전보다 20%가량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특히, 베이비붐 세대들의 취업률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는 건데요. 역시 급격한 고령화 현상 때문이죠?

[답변]

그렇습니다.

110세 이상을 말하는 '슈퍼센티내리언'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정도로 기대 수명이 길어졌습니다.

OECD 국가들의 평균 기대 수명은 80.7세입니다.

은퇴 세대들이 곧바로 재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데는, 금전적인 이유가 가장 큽니다.

노년기가 길어지면서 연금만으로는 노후 생활을 보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은퇴자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실질 소득이 훨씬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례로, 폴란드의 경우에는 은퇴 후 실소득이 최종 급여의 56%에 그쳤고요.

일본은 40%에도 못 미쳐, 두 나라 모두 기대 소득과 실질 소득의 격차가 40% 이상 벌어졌습니다.

생활비 지출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은퇴 후 소득의 절반 가까이를 생활비로 쓰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남의 일 같지가 않네요.

우리나라도 은퇴 후 자녀들 뒷바라지에 일손을 놓지 못하는 부모님들이 정말 많은데요?

[답변]

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퇴자의 재취업은 선택이나 아닌 필수가 돼 버렸는데요.

각국 정부가 이들의 취업이나 창업을 돕는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장수 국가로 손꼽히는 싱가포르도 노동 시장에서 노령 인구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은퇴 나이를 기존 62세에서 65세로 늦추기도 했죠.

2016년부터는 고령자 고용을 독려하기 위해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요.

그 결과, 지난해 65세 이상 고용률이 27%를 기록했습니다.

[츄 순 벵/난양 과학기술대학 교수 : "임금의 30%를 지원하며, 고령 노동자들이 계속해서 일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습니다."]

호주 정부도 노인 일자리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고령자를 대상으로 구직에 필요한 기술 교육과 훈련을 도와주는데요.

학비의 절반가량을 연방 정부가 지원해줘 중장년층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아담 폴터/48세 : "제 배우자는 막 졸업해서 간호사로 일하기 시작했어요. 자녀가 둘 있다 보니,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지 않습니다."]

[앵커]

하지만 고령자의 재취업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죠.

자신의 경력을 살려서 일자리를 찾으려 해도 '나이' 때문에 기업이 채용을 꺼리는데요?

[답변]

네, 미국에서도 실력이 아닌 '나이'가 채용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50세 미만 미국인 3명 가운데 1명꼴로는 자신의 나이가 경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이에 따른 채용 차별이 가장 심한 곳은 미국 IT 업계입니다.

45세 이상 IT 종사자 비중은 38%, 전체 업계 평균인 44%에 못 미치는데요.

반면, 22세에서 44세 이하 IT 종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61%에 달합니다.

전체 업계 평균인 49%를 크게 웃도는 수칩니다.

미국에서는 현재 남아도는 IT 관련 일자리가 92만 개에 달하는데요.

이처럼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지만, 비용을 이유로 고령자 채용은 피하고 있습니다.

[앵커]

은퇴자들의 노동력을 활용하고, 일자리 수준이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해 보이네요.

잘 들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 경제] 은퇴 후 다시 취업…“경제적 이유”
    • 입력 2019-12-02 18:13:16
    • 수정2019-12-02 18:18:51
    통합뉴스룸ET
[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답변]

앵커님은 혹시 은퇴 후의 삶을 그려보신 적 있나요?

[앵커]

은퇴 시기 자체가 고민입니다.

[답변]

전 세계가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접어들면서 은퇴는 이제 옛말이 됐습니다.

은퇴 후에도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고령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인생 2막을 설계하는 사람들, 오늘 <글로벌 경제>에서 만나보겠습니다.

모스크바에 사는 야센 씨입니다.

외출 준비가 한창인데요.

그녀가 도착한 곳은 한 스튜디오.

곧바로 드레스와 하이힐로 갈아 신고 사진사의 요구에 맞춰 자세를 취하는데요.

모델로 활동하는 야센 씨는 올해 예순넷입니다.

[발렌티나 야센/64세/러시아 모델 : "저는 여기 사람들이 정말 좋아요. 굉장히 재능이 있어요. 항상 편하게 일하고 있어요."]

그동안 모든 광고 속 모델은 젊고 아름다운 여성 혹은 남성이 주를 이뤘죠.

하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이른바, 실버 세대가 광고계를 접수하고 있습니다.

베이비붐 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연령대가 비슷한 실버 모델을 기용하는 건데요.

이들이 젊은 층에도 인기를 끌면서 패션이나 미용 분야까지 진출하고 있습니다.

[모델 에이전시 관계자 : "아름다움은 나이와 관계없죠. 이걸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방금 화면에 나왔던 러시아 모델은 그럼, 은퇴 후에 모델의 길로 들어선 건가요?

[답변]

야센 씨는 4년 전까지만 해도 약국에서 청소하는 일을 했다고 합니다.

인생이 180도 바뀐 셈이죠.

이처럼 은퇴 후 새로운 삶을 꿈꾸는 고령자가 늘어나면서 채용 시장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은퇴 이후 재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65세 이상 구직 및 취업 인구 비율이 20%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년 전보다 크게 높아졌죠.

미 노동통계국은 2024년에 65세 이상 인구의 노동 참여율이 가장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유럽 상황도 비슷합니다.

유럽연합, EU 내 55세에서 64세 사이 취업률은 2008년 45.4%에서 지난해 58.7%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이 연령대의 취업률이 독일과 스웨덴 등에서는 70%를 넘어섰는데요.

영국 통계청은 2024년 65세 이상 자국 노동 인구 수가 10년 전보다 20%가량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특히, 베이비붐 세대들의 취업률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는 건데요. 역시 급격한 고령화 현상 때문이죠?

[답변]

그렇습니다.

110세 이상을 말하는 '슈퍼센티내리언'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정도로 기대 수명이 길어졌습니다.

OECD 국가들의 평균 기대 수명은 80.7세입니다.

은퇴 세대들이 곧바로 재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데는, 금전적인 이유가 가장 큽니다.

노년기가 길어지면서 연금만으로는 노후 생활을 보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은퇴자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실질 소득이 훨씬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례로, 폴란드의 경우에는 은퇴 후 실소득이 최종 급여의 56%에 그쳤고요.

일본은 40%에도 못 미쳐, 두 나라 모두 기대 소득과 실질 소득의 격차가 40% 이상 벌어졌습니다.

생활비 지출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은퇴 후 소득의 절반 가까이를 생활비로 쓰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남의 일 같지가 않네요.

우리나라도 은퇴 후 자녀들 뒷바라지에 일손을 놓지 못하는 부모님들이 정말 많은데요?

[답변]

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퇴자의 재취업은 선택이나 아닌 필수가 돼 버렸는데요.

각국 정부가 이들의 취업이나 창업을 돕는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장수 국가로 손꼽히는 싱가포르도 노동 시장에서 노령 인구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은퇴 나이를 기존 62세에서 65세로 늦추기도 했죠.

2016년부터는 고령자 고용을 독려하기 위해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요.

그 결과, 지난해 65세 이상 고용률이 27%를 기록했습니다.

[츄 순 벵/난양 과학기술대학 교수 : "임금의 30%를 지원하며, 고령 노동자들이 계속해서 일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습니다."]

호주 정부도 노인 일자리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고령자를 대상으로 구직에 필요한 기술 교육과 훈련을 도와주는데요.

학비의 절반가량을 연방 정부가 지원해줘 중장년층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아담 폴터/48세 : "제 배우자는 막 졸업해서 간호사로 일하기 시작했어요. 자녀가 둘 있다 보니,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지 않습니다."]

[앵커]

하지만 고령자의 재취업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죠.

자신의 경력을 살려서 일자리를 찾으려 해도 '나이' 때문에 기업이 채용을 꺼리는데요?

[답변]

네, 미국에서도 실력이 아닌 '나이'가 채용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50세 미만 미국인 3명 가운데 1명꼴로는 자신의 나이가 경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이에 따른 채용 차별이 가장 심한 곳은 미국 IT 업계입니다.

45세 이상 IT 종사자 비중은 38%, 전체 업계 평균인 44%에 못 미치는데요.

반면, 22세에서 44세 이하 IT 종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61%에 달합니다.

전체 업계 평균인 49%를 크게 웃도는 수칩니다.

미국에서는 현재 남아도는 IT 관련 일자리가 92만 개에 달하는데요.

이처럼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지만, 비용을 이유로 고령자 채용은 피하고 있습니다.

[앵커]

은퇴자들의 노동력을 활용하고, 일자리 수준이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해 보이네요.

잘 들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