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장관 서울서 회담…왕이 “많은 협의 이뤘다…좋은 관계”

입력 2019.12.04 (21:26) 수정 2019.12.04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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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일정으로 오늘(4일) 한국을 찾은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관계 발전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왕 부장의 방한은 지난 2015년 3월 한중일 정상회담을 위해 서울을 찾은 이래 4년 8개월 만이며, 특히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한중 간 갈등이 불거진 이후 처음입니다.

약 2시간 반 동안 진행된 회담에서 양 장관은 한중 정상회담을 포함한 고위급 교류 활성화와 한반도 비핵화 방안, 경제 협력 심화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강 장관과 왕 부장은 한중 정상 간 교류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나 이달 말 중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을 통해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도록 논의를 지속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2016년 '사드 갈등'을 이유로 중국이 내린 '한한령(한류 콘텐츠 중국 내 송출 금지령)'등과 관련해, 한중 양국이 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양국 간 인적 교류와 경제 협력을 심화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 교환이 이뤄졌습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할 수 없고,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북한과 미국이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정신을 바탕으로 대화를 통해 비핵화 협상을 이어가도록 한중 양국이 협력하자는 데 양측이 합의를 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왕이 부장은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회의가 당초 계획보다 한 시간 가량 길어진 데 대해 "한중 관계가 좋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논의할 사안이 많았고, 많은 부분에서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한국 국민들이 시 주석 방문을 기대하는가?"라고 되물은 뒤, "한중 양국은 고위층 교류를 강화할 것이고, 이를 통해 계속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회담에 앞서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도 왕 부장은 한중 양국이 "가까운 이웃이자 친구이며 파트너"라면서, "지난 100년 동안 없었던 변화에 처한 이웃들 간에는 왕래와 협력을 강화하며 서로 이해하고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왕 부장은 특히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괴롭히는 것을 반대하고, 자신의 힘만 믿고 약한 자를 괴롭히는 것에 반대하고, 남에게 강요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나라의 내정간섭에도 반대한다"고 말한 뒤, "현재 세계의 안정과 평화의 가장 큰 위협은 일방주의가 국제질서를 파괴하고 패권주의 행위가 국제관계 규칙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왕 부장은 "중국은 WTO를 초석으로 하는 다자무역 체제를 굳건하게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무역 분쟁 등으로 대립 중인 미국, 그리고 미국과 동맹 관계인 한국을 고루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회담에서 왕 부장이 한반도에 배치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등 미중 양국 간 이해가 부딪히는 여러 사안을 거론하며 한국의 균형적인 입장을 요구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왕이 외교부장은 오늘 저녁 강경화 장관과 만찬을 가진 뒤, 내일은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국내 정·재계 인사 100여 명을 초청한 오찬을 하는 것으로 1박 2일 간의 공식일정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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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12-04 22:4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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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일정으로 오늘(4일) 한국을 찾은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관계 발전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왕 부장의 방한은 지난 2015년 3월 한중일 정상회담을 위해 서울을 찾은 이래 4년 8개월 만이며, 특히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한중 간 갈등이 불거진 이후 처음입니다.

약 2시간 반 동안 진행된 회담에서 양 장관은 한중 정상회담을 포함한 고위급 교류 활성화와 한반도 비핵화 방안, 경제 협력 심화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강 장관과 왕 부장은 한중 정상 간 교류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나 이달 말 중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을 통해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도록 논의를 지속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2016년 '사드 갈등'을 이유로 중국이 내린 '한한령(한류 콘텐츠 중국 내 송출 금지령)'등과 관련해, 한중 양국이 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양국 간 인적 교류와 경제 협력을 심화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 교환이 이뤄졌습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할 수 없고,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북한과 미국이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정신을 바탕으로 대화를 통해 비핵화 협상을 이어가도록 한중 양국이 협력하자는 데 양측이 합의를 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왕이 부장은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회의가 당초 계획보다 한 시간 가량 길어진 데 대해 "한중 관계가 좋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논의할 사안이 많았고, 많은 부분에서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한국 국민들이 시 주석 방문을 기대하는가?"라고 되물은 뒤, "한중 양국은 고위층 교류를 강화할 것이고, 이를 통해 계속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회담에 앞서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도 왕 부장은 한중 양국이 "가까운 이웃이자 친구이며 파트너"라면서, "지난 100년 동안 없었던 변화에 처한 이웃들 간에는 왕래와 협력을 강화하며 서로 이해하고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왕 부장은 특히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괴롭히는 것을 반대하고, 자신의 힘만 믿고 약한 자를 괴롭히는 것에 반대하고, 남에게 강요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나라의 내정간섭에도 반대한다"고 말한 뒤, "현재 세계의 안정과 평화의 가장 큰 위협은 일방주의가 국제질서를 파괴하고 패권주의 행위가 국제관계 규칙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왕 부장은 "중국은 WTO를 초석으로 하는 다자무역 체제를 굳건하게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무역 분쟁 등으로 대립 중인 미국, 그리고 미국과 동맹 관계인 한국을 고루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회담에서 왕 부장이 한반도에 배치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등 미중 양국 간 이해가 부딪히는 여러 사안을 거론하며 한국의 균형적인 입장을 요구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왕이 외교부장은 오늘 저녁 강경화 장관과 만찬을 가진 뒤, 내일은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국내 정·재계 인사 100여 명을 초청한 오찬을 하는 것으로 1박 2일 간의 공식일정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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