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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친구가 우리 아이 몸을 만졌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입력 2019.12.06 (07:03) 취재K
딸 아이에게 들은 놀라운 이야기

A 씨는 6살 딸 아이에게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린이집 낮잠시간에 아이들이 함께 이불을 덮고 누워 있는데, 같은 반 남자아이가 이불 속에서 "바지를 내려보라" "신체 부위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는 겁니다. 계속된 장난과 괴롭힘에 아이는 어쩔 수 없이 신체 부위를 보여줬다고 합니다.

A 씨는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이를 알렸습니다. CCTV 확인결과 이 같은 내용이 모두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담당 선생님과 수차례 상담을 진행했고, 신체접촉을 한 아이의 어머니로부터 사과도 받았습니다.

어린이집은 아이들 성교육과 함께 낮잠시간 아이들을 분리해 재우고 이를 잘 감독하겠다는 재발방지책까지 약속했습니다, 트라우마가 될 수 있어 A 씨는 아이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더 이상 묻지 않았습니다.

우리 아이들 주변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부모들은 적잖은 충격을 받습니다. 또 우리 아이 정서 발달 등에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을까 두려움이 앞섭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감이 오지 않습니다.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최근 유아나 아동 간 신체접촉에 관한 사건이 큰 쟁점이 됐습니다. 아동 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해법을 취재했습니다.


'10세 미만' 어린이들 간 신체접촉 상담 늘고 있지만…

모두 같은 양상은 아니지만, 아동 간의 신체접촉 관련 상담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기 한 통계자료가 있습니다. 성피해 상담기관인 해바라기센터와 여성 긴급전화 1366에 접수된 상담 가운데 '미취학 아동/초등학생에게 신체 접촉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의 상담 건입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그 수치가 상승하는 걸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체접촉을 당한 아동이 진술한 상대 아동의 나이가 10세 미만의 경우, 2016년 317명에 머물던 것이 2017년 480명, 지난해는 519명까지 치솟았습니다.

아동 간 성 문제,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아동 간 성 문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존재합니다. 쉽게 재단할 수 없고 그 해결법도 간단치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어른들 사이에서 발생한 성폭력처럼 단순하게 피해자와 가해자를 나누어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죠.

김영심 숭실사이버대 교수는 "아이들이 만 2세 반 정도 되면 '나는 여자야, 나는 남자야'라는 성 정체성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합니다. 성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하다는 겁니다. 아이들은 인형을 봐도 속옷을 내리거나 몸 상태에 대해 굉장한 관심을 가지는 데 이때 중요한 것이 무엇보다 '성교육'이라고 진단합니다.

김 교수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도 상대 성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상대 성의 그런 모습을 보기를 원한다"며 "호기심으로 하는 행동에 대해서 가정이나 어린이집·유치원 선생님들은 올바른 성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정윤 아동상담전문센터 허그맘 원장은 "아이들은 이런 행동으로 친구가 수치심을 느낀다거나 무슨 피해가 갈 것이라는 상황판단이 상당히 미숙하다"며 "내가 좋아하는 놀이로 인식하기에 호기심을 채우는 행동으로 생각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이 때문에 미리 교육을 통해 호기심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도록 지도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결국 부모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해지는 셈입니다.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전문가들은 아이에게 "내 몸의 소중함과 동시에 남의 몸도 소중하다"는 걸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조정윤 원장은 "나와 다른 사람의 몸이 소중하기에 함부로 접촉하거나 만져선 안 된다는 일상적 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타인이 나를 만졌을 때 기분이 나쁘면 '나쁘다'는 의사표현도 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내 몸을 만지지 마. 나는 싫어"라는 것을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가르쳐줘야 한다는 것이죠.

이 밖에 누군가 내 신체에 손을 댔을 때 부모에게 꼭 말하도록 미리 알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육할 때는 아이들의 주의력을 고려해 간단한 내용도 아이들에 맞춰, 단 한 번의 교육보다 반복적으로 전달해주는 것 등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결국은 '교육'… 현장 실효성은?

전문가들은 결국 교육에 답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의 성교육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요?

교육부에 따르면, 유치원장은 성교육과 성폭력 예방에 필요한 교육을 유아에게 6개월에 1회 이상(연간 8시간 이상) 실시해야 합니다. 또 이에 대한 결과를 매년 2월 말까지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형식적인 절차에 그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현실입니다.

교육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됩니다. 가령 "내 몸을 만지지 마"라고 말했을 때 정말 방어할 수 있느냐는 지적 등입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그간 성교육이 대부분 성인에 의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를 가정한 교육이 많았다"며 "사실상 유아 간에는 그런 교육이 없기에 교육콘텐츠 제작이나 또래가 좋지 못한 행동을 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을 앞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각종 토론회에서는 아동 간 성 관련 사건이 발생할 경우 대응할 수 있는 현장 메뉴얼을 만들자는 논의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동영상 플랫폼'에 대한 '시청 지도' 있어야

스마트폰 보급이 일상화된 요즘 특별히 주의할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아이들이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에 쉽게 노출되는 점이 부모에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적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이를 금지할 수 있을까요. 상당수 부모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어른들의 적절한 개입은 필요합니다.

스마트폰에 무방비로 노출된다면 그만큼 부적절한 영상 콘텐츠를 접할 확률도 높아집니다. 김영심 교수는 "선생님이나 부모님 모르게 보는 동영상을 만화라고 해서 그냥 두면 안 된다"며 "만화에서도 아이들이 나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될 수 있으면 휴대전화를 주지 말고, 아이들이 볼 때도 부모님이나 교사들이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상처받은 아동에 대한 현명한 대처 필요"

무엇보다 신체접촉으로 상처받은 아이가 '안정감'을 찾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아이도 혼란스럽고 부모도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 보다 더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겠죠.

조 원장은 "감정보다 우선해야 할 게 아이의 마음"이라고 말합니다. "방법을 찾아가는 데 있어 아이가 상황을 바라보며 '나로 인해 부모가 너무 힘들어한다'거나 '누군가 슬퍼 보인다'는 인식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소아정신과나 아동상담센터를 찾아 상담치료나 놀이치료를 통해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할 필요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과정에서 우리 아이들이 제2의 상처를 겪지 않도록 말과 행동에 있어 세심함이 요구됩니다.
  • “아이 친구가 우리 아이 몸을 만졌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입력 2019-12-06 07:03:34
    취재K
딸 아이에게 들은 놀라운 이야기

A 씨는 6살 딸 아이에게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린이집 낮잠시간에 아이들이 함께 이불을 덮고 누워 있는데, 같은 반 남자아이가 이불 속에서 "바지를 내려보라" "신체 부위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는 겁니다. 계속된 장난과 괴롭힘에 아이는 어쩔 수 없이 신체 부위를 보여줬다고 합니다.

A 씨는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이를 알렸습니다. CCTV 확인결과 이 같은 내용이 모두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담당 선생님과 수차례 상담을 진행했고, 신체접촉을 한 아이의 어머니로부터 사과도 받았습니다.

어린이집은 아이들 성교육과 함께 낮잠시간 아이들을 분리해 재우고 이를 잘 감독하겠다는 재발방지책까지 약속했습니다, 트라우마가 될 수 있어 A 씨는 아이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더 이상 묻지 않았습니다.

우리 아이들 주변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부모들은 적잖은 충격을 받습니다. 또 우리 아이 정서 발달 등에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을까 두려움이 앞섭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감이 오지 않습니다.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최근 유아나 아동 간 신체접촉에 관한 사건이 큰 쟁점이 됐습니다. 아동 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해법을 취재했습니다.


'10세 미만' 어린이들 간 신체접촉 상담 늘고 있지만…

모두 같은 양상은 아니지만, 아동 간의 신체접촉 관련 상담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기 한 통계자료가 있습니다. 성피해 상담기관인 해바라기센터와 여성 긴급전화 1366에 접수된 상담 가운데 '미취학 아동/초등학생에게 신체 접촉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의 상담 건입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그 수치가 상승하는 걸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체접촉을 당한 아동이 진술한 상대 아동의 나이가 10세 미만의 경우, 2016년 317명에 머물던 것이 2017년 480명, 지난해는 519명까지 치솟았습니다.

아동 간 성 문제,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아동 간 성 문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존재합니다. 쉽게 재단할 수 없고 그 해결법도 간단치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어른들 사이에서 발생한 성폭력처럼 단순하게 피해자와 가해자를 나누어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죠.

김영심 숭실사이버대 교수는 "아이들이 만 2세 반 정도 되면 '나는 여자야, 나는 남자야'라는 성 정체성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합니다. 성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하다는 겁니다. 아이들은 인형을 봐도 속옷을 내리거나 몸 상태에 대해 굉장한 관심을 가지는 데 이때 중요한 것이 무엇보다 '성교육'이라고 진단합니다.

김 교수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도 상대 성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상대 성의 그런 모습을 보기를 원한다"며 "호기심으로 하는 행동에 대해서 가정이나 어린이집·유치원 선생님들은 올바른 성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정윤 아동상담전문센터 허그맘 원장은 "아이들은 이런 행동으로 친구가 수치심을 느낀다거나 무슨 피해가 갈 것이라는 상황판단이 상당히 미숙하다"며 "내가 좋아하는 놀이로 인식하기에 호기심을 채우는 행동으로 생각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이 때문에 미리 교육을 통해 호기심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도록 지도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결국 부모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해지는 셈입니다.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전문가들은 아이에게 "내 몸의 소중함과 동시에 남의 몸도 소중하다"는 걸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조정윤 원장은 "나와 다른 사람의 몸이 소중하기에 함부로 접촉하거나 만져선 안 된다는 일상적 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타인이 나를 만졌을 때 기분이 나쁘면 '나쁘다'는 의사표현도 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내 몸을 만지지 마. 나는 싫어"라는 것을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가르쳐줘야 한다는 것이죠.

이 밖에 누군가 내 신체에 손을 댔을 때 부모에게 꼭 말하도록 미리 알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육할 때는 아이들의 주의력을 고려해 간단한 내용도 아이들에 맞춰, 단 한 번의 교육보다 반복적으로 전달해주는 것 등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결국은 '교육'… 현장 실효성은?

전문가들은 결국 교육에 답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의 성교육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요?

교육부에 따르면, 유치원장은 성교육과 성폭력 예방에 필요한 교육을 유아에게 6개월에 1회 이상(연간 8시간 이상) 실시해야 합니다. 또 이에 대한 결과를 매년 2월 말까지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형식적인 절차에 그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현실입니다.

교육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됩니다. 가령 "내 몸을 만지지 마"라고 말했을 때 정말 방어할 수 있느냐는 지적 등입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그간 성교육이 대부분 성인에 의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를 가정한 교육이 많았다"며 "사실상 유아 간에는 그런 교육이 없기에 교육콘텐츠 제작이나 또래가 좋지 못한 행동을 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을 앞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각종 토론회에서는 아동 간 성 관련 사건이 발생할 경우 대응할 수 있는 현장 메뉴얼을 만들자는 논의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동영상 플랫폼'에 대한 '시청 지도' 있어야

스마트폰 보급이 일상화된 요즘 특별히 주의할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아이들이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에 쉽게 노출되는 점이 부모에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적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이를 금지할 수 있을까요. 상당수 부모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어른들의 적절한 개입은 필요합니다.

스마트폰에 무방비로 노출된다면 그만큼 부적절한 영상 콘텐츠를 접할 확률도 높아집니다. 김영심 교수는 "선생님이나 부모님 모르게 보는 동영상을 만화라고 해서 그냥 두면 안 된다"며 "만화에서도 아이들이 나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될 수 있으면 휴대전화를 주지 말고, 아이들이 볼 때도 부모님이나 교사들이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상처받은 아동에 대한 현명한 대처 필요"

무엇보다 신체접촉으로 상처받은 아이가 '안정감'을 찾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아이도 혼란스럽고 부모도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 보다 더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겠죠.

조 원장은 "감정보다 우선해야 할 게 아이의 마음"이라고 말합니다. "방법을 찾아가는 데 있어 아이가 상황을 바라보며 '나로 인해 부모가 너무 힘들어한다'거나 '누군가 슬퍼 보인다'는 인식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소아정신과나 아동상담센터를 찾아 상담치료나 놀이치료를 통해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할 필요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과정에서 우리 아이들이 제2의 상처를 겪지 않도록 말과 행동에 있어 세심함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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