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한파로 한반도 ‘꽁꽁’…‘크리스마스’에 한파?

입력 2019.12.06 (10:24) 수정 2019.12.06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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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시작부터 찾아온 강력한 한파에 몸이 움츠러드는 아침이었습니다. 몰아치는 칼바람이 초겨울치고는 예사롭지 않았는데 이번 추위는 어디에서 시작된 걸까요?

지상 5km 상공의 일기도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대문 사진을 보면 북극을 중심으로 파랗게 보이는 찬 공기가 동아시아로 밀려오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한반도 동쪽의 캄차카반도 부근에는 한기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영하 40도 이하의 찬 공기가 밀려왔고 우리나라도 남해안까지 영하 20도 이하의 찬 공기에 완전히 뒤덮였습니다.


북극발 차가운 입김에 오늘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10.6도까지 떨어졌습니다. 강원도 철원과 대관령은 영하 15도 아래로 내려가 예년보다 10도가량 낮았습니다. 남쪽의 대구도 영하 5.9도, 부산 영하 2.8도 등 제주를 제외한 전국이 영하권에 머물렀습니다.


날짜별로 보면 북극의 찬 공기는 지난달 말부터 강하게 발달하기 시작했습니다. 11월 30일만 해도 북극에 머물러 있어 한반도는 따뜻한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12월 들어 점차 남쪽으로 내려와 추위를 몰고 왔습니다. 김동준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우리나라 동쪽에 안정된 고기압이 버티고 있어서 북극발 한기는 금방 빠져나가지 못하고 오늘을 절정으로 이번 주 동안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주 추위 누그러지고, 다시 '성탄절' 한파?

다음 주부터는 기압 배치가 바뀌면서 추위가 잠시 누그러지겠습니다.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겠는데요. 그러다가 크리스마스 이후 다시 한 번 더, 이번처럼 강력한 한파가 밀려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상청의 겨울 전망에 따르면 올겨울은 전반적으로 예년보다 온난하겠지만, 주기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날이 잦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리 '지구 온난화'라고 해도 겨울은 겨울입니다. 독감의 유행이 시작된 만큼 추위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셔야겠습니다.

올해, 역대 두 번째로 더운 해 될까?

올겨울 첫 한파가 매서운 가운데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가 관측 이후 두 번째로 더운 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발표했습니다. 현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제25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전 지구 대기의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전 지구 대기의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

원인은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로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농도는 매년 증가 추세입니다. 지난해 407.8ppm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후 2019년 들어서도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산업화 이전 300ppm을 밑돌던 것과 비교해 50% 가까이 증가한 겁니다. 그 결과 최근 5년(2015~2019년), 그리고 10년(2010~2019년) 단위로 본 전 지구 평균기온은 사상 최고 수준입니다.

지금까지 가장 더웠던 해는 '슈퍼 엘니뇨'가 찾아왔던 2016년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엘니뇨도 약했고 지금은 중립 상태에 접어들었는데도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엘니뇨라는 변수 없이도 이 정도라면 온난화가 정점에 달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북극의 온난화, '한파'라는 '부메랑'으로

올해 북극의 얼음도 많이 녹았습니다. 2019년 9월 관측된 일 최저 북극해 얼음 면적은 위성 관측을 시작한 이후 두 번째로 많이 사라졌습니다. 북극의 온난화는 북극발 한파라는 부메랑을 몰고 오지요. 올겨울 언제, 어느 지역에 초유의 한파를 몰고 올지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지난겨울 북극한파로 얼어버린 미국 나이아가라 폭포.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지난겨울 북극한파로 얼어버린 미국 나이아가라 폭포.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지구의 평균기온은 1도 이상 상승했습니다.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급격한 기온 상승이 일어난 것은 지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전 세계 정상들은 2015년 파리 협정을 체결하고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2도 이하로 유지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가급적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기온이 2도만 올라가도 '기후재앙'이 예고돼있습니다. 전 세계 10억에서 20억 명이 물 부족에 시달리고 생물 종의 20~30%는 멸종을 맞게 됩니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21세기가 끝날 때까지 3℃ 이상 온도가 상승할 것이며 더 극단적으로 비정상적인 날씨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겨울마다 북극발 한파를 걱정하고 여름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폭염과 싸워야 할지도 모릅니다.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지금 상상도 하지 못한 기상이변이 찾아올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2020년을 앞둔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기후변화가 먼 훗날의 일인 것처럼 눈을 감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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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극한파로 한반도 ‘꽁꽁’…‘크리스마스’에 한파?
    • 입력 2019-12-06 10:24:35
    • 수정2019-12-06 13:08:21
    취재K
겨울의 시작부터 찾아온 강력한 한파에 몸이 움츠러드는 아침이었습니다. 몰아치는 칼바람이 초겨울치고는 예사롭지 않았는데 이번 추위는 어디에서 시작된 걸까요?

지상 5km 상공의 일기도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대문 사진을 보면 북극을 중심으로 파랗게 보이는 찬 공기가 동아시아로 밀려오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한반도 동쪽의 캄차카반도 부근에는 한기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영하 40도 이하의 찬 공기가 밀려왔고 우리나라도 남해안까지 영하 20도 이하의 찬 공기에 완전히 뒤덮였습니다.


북극발 차가운 입김에 오늘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10.6도까지 떨어졌습니다. 강원도 철원과 대관령은 영하 15도 아래로 내려가 예년보다 10도가량 낮았습니다. 남쪽의 대구도 영하 5.9도, 부산 영하 2.8도 등 제주를 제외한 전국이 영하권에 머물렀습니다.


날짜별로 보면 북극의 찬 공기는 지난달 말부터 강하게 발달하기 시작했습니다. 11월 30일만 해도 북극에 머물러 있어 한반도는 따뜻한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12월 들어 점차 남쪽으로 내려와 추위를 몰고 왔습니다. 김동준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우리나라 동쪽에 안정된 고기압이 버티고 있어서 북극발 한기는 금방 빠져나가지 못하고 오늘을 절정으로 이번 주 동안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주 추위 누그러지고, 다시 '성탄절' 한파?

다음 주부터는 기압 배치가 바뀌면서 추위가 잠시 누그러지겠습니다.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겠는데요. 그러다가 크리스마스 이후 다시 한 번 더, 이번처럼 강력한 한파가 밀려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상청의 겨울 전망에 따르면 올겨울은 전반적으로 예년보다 온난하겠지만, 주기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날이 잦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리 '지구 온난화'라고 해도 겨울은 겨울입니다. 독감의 유행이 시작된 만큼 추위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셔야겠습니다.

올해, 역대 두 번째로 더운 해 될까?

올겨울 첫 한파가 매서운 가운데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가 관측 이후 두 번째로 더운 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발표했습니다. 현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제25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전 지구 대기의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
원인은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로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농도는 매년 증가 추세입니다. 지난해 407.8ppm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후 2019년 들어서도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산업화 이전 300ppm을 밑돌던 것과 비교해 50% 가까이 증가한 겁니다. 그 결과 최근 5년(2015~2019년), 그리고 10년(2010~2019년) 단위로 본 전 지구 평균기온은 사상 최고 수준입니다.

지금까지 가장 더웠던 해는 '슈퍼 엘니뇨'가 찾아왔던 2016년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엘니뇨도 약했고 지금은 중립 상태에 접어들었는데도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엘니뇨라는 변수 없이도 이 정도라면 온난화가 정점에 달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북극의 온난화, '한파'라는 '부메랑'으로

올해 북극의 얼음도 많이 녹았습니다. 2019년 9월 관측된 일 최저 북극해 얼음 면적은 위성 관측을 시작한 이후 두 번째로 많이 사라졌습니다. 북극의 온난화는 북극발 한파라는 부메랑을 몰고 오지요. 올겨울 언제, 어느 지역에 초유의 한파를 몰고 올지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지난겨울 북극한파로 얼어버린 미국 나이아가라 폭포.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지구의 평균기온은 1도 이상 상승했습니다.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급격한 기온 상승이 일어난 것은 지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전 세계 정상들은 2015년 파리 협정을 체결하고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2도 이하로 유지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가급적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기온이 2도만 올라가도 '기후재앙'이 예고돼있습니다. 전 세계 10억에서 20억 명이 물 부족에 시달리고 생물 종의 20~30%는 멸종을 맞게 됩니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21세기가 끝날 때까지 3℃ 이상 온도가 상승할 것이며 더 극단적으로 비정상적인 날씨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겨울마다 북극발 한파를 걱정하고 여름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폭염과 싸워야 할지도 모릅니다.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지금 상상도 하지 못한 기상이변이 찾아올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2020년을 앞둔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기후변화가 먼 훗날의 일인 것처럼 눈을 감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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