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위 생태 환경 도시 ‘아르코산티의 비밀’

입력 2019.12.07 (21:54) 수정 2019.12.07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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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이상 기후 현상으로 전세계인들이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요.

때문에 환경 친화적이고 에너지 집약적인 생활에 대한 연구도 많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한 실험도시가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데요.

김철우 특파원이 세계 최초의 생태환경 도시 아르코산티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르코산티 가는 길 달리 사막 한 가운데를 관통하는 길.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차로 1시간 넘게 달리다 보면 둥그런 쇳덩이 간판이 방문객을 맞습니다.

모레 먼지가 날리는 비포장 길을 조금 더 뚫고가면 이곳이 사막인가 할 정도의 초록색 협곡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영화 속 미래 도시를 연상케 하는 세계 최초의 생태환경 도시 아르코산티입니다,

사막의 하루는 일찍 시작됩니다,

동이 트자마자 거푸집에 뜨거운 쇳물을 붓는 작업으로 일터가 분주하고, 연마기의 요란한 소리가 적막을 깹니다.

철을 녹여 커다란 종을 만드는 대장장이 챨리.

13년 전, 어머니와 함께 이사 온 뒤 줄 곳 이곳에서 살았습니다.

[챨리/아르코산티 주민 : "저는 모든 문화와 각종 이념을 이곳에서 여러 활동을 하며 배웠기 때문에 대학에 가야 할 필요가 없었어요."]

20년 군 생활을 훌훌 털어버리고 지난 2월, 입주한 히스 씨는 흙을 빚어 종을 만드는 작업에 푹 빠졌습니다.

바람에 흔들려 영롱한 소리를 내는 풍경을 보면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히스/아르코산티 주민 : "저는 좀 더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고, 공동체 삶을 살고 싶었어요. 이곳 주민들이 군인들보다 저와 조금 더 저와 비슷한 사람들인 것 같았어요."]

어퍼 소레나 사막 한가운데 세워진 아르코산티의 면적은 6만 제곱미터.

여의도 면적의 50분의 1 크기입니다.

4층 짜리 방문객 센터에 집과 사무실, 주물 공장 등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습니다,

이 도시는 주거와 작업 공간이 혼합된 건축물로 구성됐습니다.

단순한 자연친화적 건축물이 아니라 땅과 자원을 최대한 아껴 쓰기 위해 설계된 겁니다,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동과 수영장, 그리고 멋진 공연장도 2~3분 거리에 있습니다.

때문에 미국인들에게 필수품이라 할 수 있는 자동차가 필요 없습니다.

도시 삶의 복잡함과 에너지 낭비를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찰리/아르코산티 주민 : "때때로 도시 생활이 그립기도 해요. 그러나 제가 캘리포니아에 있는 집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너무 바쁘다는거죠. 거기는 정말 정신없죠."]

이탈리아 출신의 건축가인 파울로 솔레리 씨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 건축 실험을 하겠다며, 1970년 사막 한가운데에서 첫 삽을 떴습니다,

독특한 다자인의 건물은 자연 생태 환경을 최대한 이용하도록 설계됐습니다.

공기의 흐름과 태양의 움직임을 감안해 천장을 설계해 낮에도 냉방기가 필요없습니다.

흙으로 만든 건물의 방 안도 커다라 창과 공기 통로를 만들어 자동으로 온도 조절이 됩니다.

벽 하단에 있는 조그만 문을 열면 옆에 있는 온실에서 따뜻한 열기가 방으로 전해져 옵니다, 이 열기를 이용해 이곳 사람들은 겨울에 난방기 없이도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현재 70명이 거주 중입니다.

주민들은 일터에서 퇴근하면 가족이 되고 취미와 고민을 공유하는 친구가 됩니다.

주민들은 매주 한번 씩 모여 도시 운영 상황을 공유하고 개발 계획, 환경 문제도 논의 합니다,

아르코산티 주민들은 자급 자족 생활을 목표로 합니다.

건물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조형물을 팔아 거두는 수익과 각종 강습 교실을 운영하며 받는 수강료가 주요 수입원입니다.

[팀 벨/아르코산티 홍보 책임자 : "우리는 200~300개의 조형물을 생산하고 있어요. 때때로 400개의 도자기 작품을 만들죠. 주로 풍경을 만들지만 냄비, 화분, 접시와 같은 작품도 만듭니다."]

아르코산티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철물 주조 공예 교실입니다.

["자! 지금 닉이 금속을 꽃모양으로 자르고 있어요."]

오늘 수업의 목표는 단단한 재질의 철을 자르고 구부려 꽃 병에 꾲혀있는 꽃 공예품을 만드는 겁니다.

사흘 간 진행되는 수업에 수강생들은 50만원 정도를 냅니다

각종 공예 교실과 석달 넘게 아르코산티 생활을 체험하는 워크숍도 마련됐습니다.

대부분 솔레리 씨의 철학에 감명받아 강습에 참가했습니다.

이런 실습생들과 주민들이 힘을 합쳐 아르코산티가 건설되고 있습니다.

[에이스/금속공예수업 강사 : '이 작업은 점토나 미세한 토사를 주조하는 작업과 같이, 환경을 생각하고 이 지역을 개발하는 정신을 배우는 것과 동일합니다."]

관광 수입도 아르코산티 운영의 주요 재원입니다.

하루 평균 2-3백명의 관광객들이 둘러보고 숙박하며 체험합니다.

[다이애나 코프먼/관광객 : "풍경의 소리와 모습을 항상 좋아했어요. 그래서 그 작품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보고 싶어서 방문했어요. 좋은 경험이었어요."]

모레 위 실험 도시 건설은 착공 50년이 되는 내년 완성을 목표로 진행 중입니다.

사막 건너편 풍요로운 소비 사회를 마다하고 고생을 사서 하는 아르코산티 주민들을 전세계인들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롭/아르코산티 주민 : "우리는 적은 자원을 소비하지만 여전히 만족한 삶을 살고 있어요. 이런 우리의 삶을 당신이 알고있는 것처럼 검소한 약속이라고 부를 수 있죠. 적은 양으로 더 많은 생산을 하기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6년 전 세상을 떠난 솔레리 씨는 생전에 도시 설계를 악기에 비유했습니다.

어떤 음악을 연주하느냐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는 겁니다.

덜 쓰면서 더 많은 효과를 거두는 효율성 높은 도시. 이곳 주민들은 아르코산티가 자원 낭비와 환경 오염으로 황폐화되는 현대 사회에 오아시스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애리조나 아르코산티에서 김철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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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막 위 생태 환경 도시 ‘아르코산티의 비밀’
    • 입력 2019-12-07 22:04:38
    • 수정2019-12-07 22: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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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이상 기후 현상으로 전세계인들이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요.

때문에 환경 친화적이고 에너지 집약적인 생활에 대한 연구도 많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한 실험도시가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데요.

김철우 특파원이 세계 최초의 생태환경 도시 아르코산티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르코산티 가는 길 달리 사막 한 가운데를 관통하는 길.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차로 1시간 넘게 달리다 보면 둥그런 쇳덩이 간판이 방문객을 맞습니다.

모레 먼지가 날리는 비포장 길을 조금 더 뚫고가면 이곳이 사막인가 할 정도의 초록색 협곡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영화 속 미래 도시를 연상케 하는 세계 최초의 생태환경 도시 아르코산티입니다,

사막의 하루는 일찍 시작됩니다,

동이 트자마자 거푸집에 뜨거운 쇳물을 붓는 작업으로 일터가 분주하고, 연마기의 요란한 소리가 적막을 깹니다.

철을 녹여 커다란 종을 만드는 대장장이 챨리.

13년 전, 어머니와 함께 이사 온 뒤 줄 곳 이곳에서 살았습니다.

[챨리/아르코산티 주민 : "저는 모든 문화와 각종 이념을 이곳에서 여러 활동을 하며 배웠기 때문에 대학에 가야 할 필요가 없었어요."]

20년 군 생활을 훌훌 털어버리고 지난 2월, 입주한 히스 씨는 흙을 빚어 종을 만드는 작업에 푹 빠졌습니다.

바람에 흔들려 영롱한 소리를 내는 풍경을 보면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히스/아르코산티 주민 : "저는 좀 더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고, 공동체 삶을 살고 싶었어요. 이곳 주민들이 군인들보다 저와 조금 더 저와 비슷한 사람들인 것 같았어요."]

어퍼 소레나 사막 한가운데 세워진 아르코산티의 면적은 6만 제곱미터.

여의도 면적의 50분의 1 크기입니다.

4층 짜리 방문객 센터에 집과 사무실, 주물 공장 등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습니다,

이 도시는 주거와 작업 공간이 혼합된 건축물로 구성됐습니다.

단순한 자연친화적 건축물이 아니라 땅과 자원을 최대한 아껴 쓰기 위해 설계된 겁니다,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동과 수영장, 그리고 멋진 공연장도 2~3분 거리에 있습니다.

때문에 미국인들에게 필수품이라 할 수 있는 자동차가 필요 없습니다.

도시 삶의 복잡함과 에너지 낭비를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찰리/아르코산티 주민 : "때때로 도시 생활이 그립기도 해요. 그러나 제가 캘리포니아에 있는 집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너무 바쁘다는거죠. 거기는 정말 정신없죠."]

이탈리아 출신의 건축가인 파울로 솔레리 씨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 건축 실험을 하겠다며, 1970년 사막 한가운데에서 첫 삽을 떴습니다,

독특한 다자인의 건물은 자연 생태 환경을 최대한 이용하도록 설계됐습니다.

공기의 흐름과 태양의 움직임을 감안해 천장을 설계해 낮에도 냉방기가 필요없습니다.

흙으로 만든 건물의 방 안도 커다라 창과 공기 통로를 만들어 자동으로 온도 조절이 됩니다.

벽 하단에 있는 조그만 문을 열면 옆에 있는 온실에서 따뜻한 열기가 방으로 전해져 옵니다, 이 열기를 이용해 이곳 사람들은 겨울에 난방기 없이도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현재 70명이 거주 중입니다.

주민들은 일터에서 퇴근하면 가족이 되고 취미와 고민을 공유하는 친구가 됩니다.

주민들은 매주 한번 씩 모여 도시 운영 상황을 공유하고 개발 계획, 환경 문제도 논의 합니다,

아르코산티 주민들은 자급 자족 생활을 목표로 합니다.

건물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조형물을 팔아 거두는 수익과 각종 강습 교실을 운영하며 받는 수강료가 주요 수입원입니다.

[팀 벨/아르코산티 홍보 책임자 : "우리는 200~300개의 조형물을 생산하고 있어요. 때때로 400개의 도자기 작품을 만들죠. 주로 풍경을 만들지만 냄비, 화분, 접시와 같은 작품도 만듭니다."]

아르코산티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철물 주조 공예 교실입니다.

["자! 지금 닉이 금속을 꽃모양으로 자르고 있어요."]

오늘 수업의 목표는 단단한 재질의 철을 자르고 구부려 꽃 병에 꾲혀있는 꽃 공예품을 만드는 겁니다.

사흘 간 진행되는 수업에 수강생들은 50만원 정도를 냅니다

각종 공예 교실과 석달 넘게 아르코산티 생활을 체험하는 워크숍도 마련됐습니다.

대부분 솔레리 씨의 철학에 감명받아 강습에 참가했습니다.

이런 실습생들과 주민들이 힘을 합쳐 아르코산티가 건설되고 있습니다.

[에이스/금속공예수업 강사 : '이 작업은 점토나 미세한 토사를 주조하는 작업과 같이, 환경을 생각하고 이 지역을 개발하는 정신을 배우는 것과 동일합니다."]

관광 수입도 아르코산티 운영의 주요 재원입니다.

하루 평균 2-3백명의 관광객들이 둘러보고 숙박하며 체험합니다.

[다이애나 코프먼/관광객 : "풍경의 소리와 모습을 항상 좋아했어요. 그래서 그 작품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보고 싶어서 방문했어요. 좋은 경험이었어요."]

모레 위 실험 도시 건설은 착공 50년이 되는 내년 완성을 목표로 진행 중입니다.

사막 건너편 풍요로운 소비 사회를 마다하고 고생을 사서 하는 아르코산티 주민들을 전세계인들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롭/아르코산티 주민 : "우리는 적은 자원을 소비하지만 여전히 만족한 삶을 살고 있어요. 이런 우리의 삶을 당신이 알고있는 것처럼 검소한 약속이라고 부를 수 있죠. 적은 양으로 더 많은 생산을 하기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6년 전 세상을 떠난 솔레리 씨는 생전에 도시 설계를 악기에 비유했습니다.

어떤 음악을 연주하느냐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는 겁니다.

덜 쓰면서 더 많은 효과를 거두는 효율성 높은 도시. 이곳 주민들은 아르코산티가 자원 낭비와 환경 오염으로 황폐화되는 현대 사회에 오아시스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애리조나 아르코산티에서 김철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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