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정”, “보석”…고성 오간 정경심 재판정에 무슨 일이?

입력 2019.12.10 (12:33) 수정 2019.12.1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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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입시를 위해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로 기소된 정경심 교수에 대해 검찰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지만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오늘(10일)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에 대해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었습니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월 6일 기소한 정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습니다.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한 날짜와 범행 방식 등 공소장에 기재된 세부 내용을 바꿔서 변경해달라고 한 겁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허가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이 처음 제출한 공소장과 변경 후 공소장을 비교하면서, "피고인의 죄명(사문서위조)과 적용법조, 위조된 표창장의 문안 내용은 동일하다"면서도, "이 사건의 공범, 범행 일시와 장소, 범행 수법, 행사 목적은 모두 변경 전 공소사실과 변경 후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이 처음 제출한 공소장엔 공범이 '성명 불상자'로 기재돼 있었으나, 변경 후 제출한 공소장에는 '조민 등'으로 기재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범행 일시가 2012년 9월 7일에서 2013년 6월로 변경됐고, 범행 장소도 정 교수의 근무지인 동양대에서 정 교수의 거주지인 서울 서초구로 변경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범행 방법 또한 종전 공소장에는 '컴퓨터 파일로 출력해 직인을 임의 날인했다'고 기재했지만 변경 후 공소장에는 '(정 교수의 아들) 조 모 씨의 상장을 스캔한 뒤, 이미지 프로그램을 이용해 캡쳐한 다음 총장 직인 부분만 오려내 붙였다'로 바뀌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2012년 9월 7일자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기본 사실은 같다"며 재판부의 결정이 부당하다고 반발하며 공소장 변경을 재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재판부와 검찰 사이에 거센 말다툼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항의하는 검찰을 향해 "자꾸 그러면 퇴정시킬 수 있다"며 "내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 나중에 선고 나면 항소하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재판부가 공소장 변경을 불허함에 따라,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 혐의 사건은 추가 기소된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사건과 별도로 진행됩니다.

재판부는 수사 기록 복사가 늦어진 것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보석 청구'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사모펀드와 입시 비리 등으로 지난달 2차 기소된 사건과 관련해 정 교수의 변호인 측이 사모펀드 부분도 아직 기록 복사가 끝나지 않아 공판준비기일을 열기 어렵다고 밝히자, 재판부가 이번주까지 기록 복사를 완료하라며 이처럼 밝힌 겁니다.

재판부는 "기소되고 한 달이 지났는데 공판준비기일도 진행 못 하면 어떡하나"라며 "지금 입장에서 보석 여부를 말할 사건은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되면 피고인도 방어권 보장이 안되니까 보석 청구를 검토해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밖에도 재판부와 검찰은 증거목록 제출 등을 두고 사사건건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정 교수의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19일 오전 10시에 열립니다.

재판을 마치고 정 교수의 변호인 측은 "(검찰이) 계속 모순된 주장을 이어갈 경우에 법원에서는 당연히 증거가 없어서 무죄 판결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닐까라고 조심스레 추측한다"며, "정치적 판단으로 서둘러 기소한 탓"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검찰 측은 변경이 거절된 새 공소사실로 추가 기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공소장 변경을 거절한) 재판부의 판단은 두 공소사실이 서로 다른 사건, 즉 양립 가능한 사건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며, "추가 기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 혐의 재판은 2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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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10 12:33:12
    • 수정2019-12-10 20:09:17
    사회
딸의 입시를 위해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로 기소된 정경심 교수에 대해 검찰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지만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오늘(10일)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에 대해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었습니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월 6일 기소한 정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습니다.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한 날짜와 범행 방식 등 공소장에 기재된 세부 내용을 바꿔서 변경해달라고 한 겁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허가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이 처음 제출한 공소장과 변경 후 공소장을 비교하면서, "피고인의 죄명(사문서위조)과 적용법조, 위조된 표창장의 문안 내용은 동일하다"면서도, "이 사건의 공범, 범행 일시와 장소, 범행 수법, 행사 목적은 모두 변경 전 공소사실과 변경 후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이 처음 제출한 공소장엔 공범이 '성명 불상자'로 기재돼 있었으나, 변경 후 제출한 공소장에는 '조민 등'으로 기재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범행 일시가 2012년 9월 7일에서 2013년 6월로 변경됐고, 범행 장소도 정 교수의 근무지인 동양대에서 정 교수의 거주지인 서울 서초구로 변경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범행 방법 또한 종전 공소장에는 '컴퓨터 파일로 출력해 직인을 임의 날인했다'고 기재했지만 변경 후 공소장에는 '(정 교수의 아들) 조 모 씨의 상장을 스캔한 뒤, 이미지 프로그램을 이용해 캡쳐한 다음 총장 직인 부분만 오려내 붙였다'로 바뀌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2012년 9월 7일자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기본 사실은 같다"며 재판부의 결정이 부당하다고 반발하며 공소장 변경을 재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재판부와 검찰 사이에 거센 말다툼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항의하는 검찰을 향해 "자꾸 그러면 퇴정시킬 수 있다"며 "내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 나중에 선고 나면 항소하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재판부가 공소장 변경을 불허함에 따라,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 혐의 사건은 추가 기소된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사건과 별도로 진행됩니다.

재판부는 수사 기록 복사가 늦어진 것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보석 청구'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사모펀드와 입시 비리 등으로 지난달 2차 기소된 사건과 관련해 정 교수의 변호인 측이 사모펀드 부분도 아직 기록 복사가 끝나지 않아 공판준비기일을 열기 어렵다고 밝히자, 재판부가 이번주까지 기록 복사를 완료하라며 이처럼 밝힌 겁니다.

재판부는 "기소되고 한 달이 지났는데 공판준비기일도 진행 못 하면 어떡하나"라며 "지금 입장에서 보석 여부를 말할 사건은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되면 피고인도 방어권 보장이 안되니까 보석 청구를 검토해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밖에도 재판부와 검찰은 증거목록 제출 등을 두고 사사건건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정 교수의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19일 오전 10시에 열립니다.

재판을 마치고 정 교수의 변호인 측은 "(검찰이) 계속 모순된 주장을 이어갈 경우에 법원에서는 당연히 증거가 없어서 무죄 판결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닐까라고 조심스레 추측한다"며, "정치적 판단으로 서둘러 기소한 탓"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검찰 측은 변경이 거절된 새 공소사실로 추가 기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공소장 변경을 거절한) 재판부의 판단은 두 공소사실이 서로 다른 사건, 즉 양립 가능한 사건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며, "추가 기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 혐의 재판은 2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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