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페터 한트케, 노벨문학상 수상에 반발 잇따라

입력 2019.12.12 (10:47) 수정 2019.12.1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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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벨문학상의 명예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성 추문'에 이어 올해는 '전범 지지' 논란에 휩싸인 건데요.

수상자인 페터 한트케가 논란의 중심에 있습니다.

지구촌 인입니다.

[리포트]

지난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노벨상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수상자와 가족들, 스웨덴 왕가 등 1,500여 명이 참석했는데요.

노벨 문학상은 폴란드의 올가 토카르추크와 오스트리아의 페터 한트케가 공동 수상했습니다.

지난해 '미투'파문으로 심사위원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수상자를 결정하지 못했고, 올해 한꺼번에 2년 치 수상자가 결정된 건데요.

나란히 수상의 영광을 안았지만 한 사람은 웃었고, 한 사람은 웃지 못했습니다.

노벨상 수상이 결정된 이후, 줄곧 '인종주의 옹호' 논란이 일어온 페터 한트케가 바로, 웃지 못한 한 사람인데요.

[피터 마스/탐사전문기자 : "페터 한트케는 근본적으로 보스니아에서 발생한 대량학살을 부정했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제입니다."]

시상식을 앞두고 유고 내전으로 큰 피해를 본 크로아티아와 내전의 참화를 입은 코소보와 알바니아는 한트케의 수상에 항의하며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터키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한트케의 수상을 비판하며 불참 의사를 밝혔는데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터키 대통령 : "우리는 이번 시상식에 불참할 것입니다. 살인자의 수상은 학살에 협력한다는 것입니다."]

시상식 당일에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한트케의 수상 철회를 요구하며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테피카 사바노빅/시위 참가자 : "우리는 페터 한트케의 노벨 문학상 수상 결정에 반대합니다."]

페터 한트게는 '관객모독' '반복', '여전히 폭풍' 등 다수의 대표작을 집필했습니다.

그러나 유고 내전을 주도한 세르비아계를 두둔하고 '인종 청소'를 부정하는 등의 언행으로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왔는데요.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코소보 등에서 벌어진 알바니아 민족의 집단 학살을 주도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연방 대통령을 옹호했고, 전범으로 구금 중 사망한 그의 장례식에선 '비극적인 인간'이라고 묘사한 조사를 낭독하기도 했습니다.

얼마전 노벨문학상 수상 기자회견에서는 유고 내전의 인종학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화장실 휴지에 빗대 일갈했는데요.

[페터 한트케/노벨문학상 수상자 : "당신의 무지한 질문보다 화장실 휴지, 정확히는 누군가 보낸 화장실 휴지가 들어간 편지가 더 낫겠네요."]

시상식은 끝났지만 그의 수상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작품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보고 내린 결정에 작가 개인의 정치적 견해가 개입돼서는 안된다는 한편,

[두스코 루키치/코소보 거주인 : "그는 훌륭한 작품을 집필했습니다. 상을 받아야 합니다."]

작품의 우수성과 관계없이 폭력을 옹호하고 인종 차별의 견해를 확실히 내보인 작가의 수상을 철회하라는 목소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건데요.

[밀라짐 크라스니키/코소보인 : "노벨상 위원회는 밀로셰비치 친구이자 지지자인 이 사람에게 상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지구촌을 들썩이고 있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페테 한트게의 심경과 입장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 같습니다.

[논란에 대한 '페테 한트게'의 인터뷰/지난 10일 : "(수상 이후 무언가 변화가 있을까요? 계속 글을 쓰실 거죠?) 그럼요. 글을 쓸 것이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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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페터 한트케, 노벨문학상 수상에 반발 잇따라
    • 입력 2019-12-12 10:50:01
    • 수정2019-12-12 11:01:44
    지구촌뉴스
[앵커]

노벨문학상의 명예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성 추문'에 이어 올해는 '전범 지지' 논란에 휩싸인 건데요.

수상자인 페터 한트케가 논란의 중심에 있습니다.

지구촌 인입니다.

[리포트]

지난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노벨상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수상자와 가족들, 스웨덴 왕가 등 1,500여 명이 참석했는데요.

노벨 문학상은 폴란드의 올가 토카르추크와 오스트리아의 페터 한트케가 공동 수상했습니다.

지난해 '미투'파문으로 심사위원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수상자를 결정하지 못했고, 올해 한꺼번에 2년 치 수상자가 결정된 건데요.

나란히 수상의 영광을 안았지만 한 사람은 웃었고, 한 사람은 웃지 못했습니다.

노벨상 수상이 결정된 이후, 줄곧 '인종주의 옹호' 논란이 일어온 페터 한트케가 바로, 웃지 못한 한 사람인데요.

[피터 마스/탐사전문기자 : "페터 한트케는 근본적으로 보스니아에서 발생한 대량학살을 부정했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제입니다."]

시상식을 앞두고 유고 내전으로 큰 피해를 본 크로아티아와 내전의 참화를 입은 코소보와 알바니아는 한트케의 수상에 항의하며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터키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한트케의 수상을 비판하며 불참 의사를 밝혔는데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터키 대통령 : "우리는 이번 시상식에 불참할 것입니다. 살인자의 수상은 학살에 협력한다는 것입니다."]

시상식 당일에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한트케의 수상 철회를 요구하며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테피카 사바노빅/시위 참가자 : "우리는 페터 한트케의 노벨 문학상 수상 결정에 반대합니다."]

페터 한트게는 '관객모독' '반복', '여전히 폭풍' 등 다수의 대표작을 집필했습니다.

그러나 유고 내전을 주도한 세르비아계를 두둔하고 '인종 청소'를 부정하는 등의 언행으로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왔는데요.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코소보 등에서 벌어진 알바니아 민족의 집단 학살을 주도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연방 대통령을 옹호했고, 전범으로 구금 중 사망한 그의 장례식에선 '비극적인 인간'이라고 묘사한 조사를 낭독하기도 했습니다.

얼마전 노벨문학상 수상 기자회견에서는 유고 내전의 인종학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화장실 휴지에 빗대 일갈했는데요.

[페터 한트케/노벨문학상 수상자 : "당신의 무지한 질문보다 화장실 휴지, 정확히는 누군가 보낸 화장실 휴지가 들어간 편지가 더 낫겠네요."]

시상식은 끝났지만 그의 수상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작품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보고 내린 결정에 작가 개인의 정치적 견해가 개입돼서는 안된다는 한편,

[두스코 루키치/코소보 거주인 : "그는 훌륭한 작품을 집필했습니다. 상을 받아야 합니다."]

작품의 우수성과 관계없이 폭력을 옹호하고 인종 차별의 견해를 확실히 내보인 작가의 수상을 철회하라는 목소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건데요.

[밀라짐 크라스니키/코소보인 : "노벨상 위원회는 밀로셰비치 친구이자 지지자인 이 사람에게 상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지구촌을 들썩이고 있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페테 한트게의 심경과 입장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 같습니다.

[논란에 대한 '페테 한트게'의 인터뷰/지난 10일 : "(수상 이후 무언가 변화가 있을까요? 계속 글을 쓰실 거죠?) 그럼요. 글을 쓸 것이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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