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특기자 입시부정, 표절로 합격
입력 2003.05.04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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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학가의 입시부정 문제도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문학특기생 선발과정에서 실적을 조작하는 새로운 수법의 부정입학 사례가 KBS에 의해서 처음 확인됐습니다.
박선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 입시에서 24명의 문학특기생을 뽑았던 한 대학입니다.
수험생이 제출한 실적확인서입니다. 2001년과 2002년 각종 문예대회에서 세 차례 상을 받은 실적이 기록돼 있습니다.
⊙OO대학 관계자: 앞의 경우 가작이 여기서 4등이 됩니다. 그래서 50점을 받았고 그 다음에 두 개의 상을 받은 것이 2등상이라서 해당되는 점수, 각각 80점씩 받아서 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기자: 그러나 취재 결과 상을 받았다는 작품들 가운데 학생의 작품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우선 가을산이라는 시. 놀랍게도 이 시는 한 중견시인의 작품 추월산을 거의 그대로 옮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목을 바꾸고 10여 군데 단어를 바꾸거나 추가했을 뿐입니다. 다른 기관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1년 전 다른 대회의 수상작과 지은이와 수상내용만 다를 뿐 제목부터 끝까지 똑같습니다.
단지 시작 부분의 지명이 진월동 사거리에서 구암동 사거리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처음에 부인하던 학생은 자료를 내밀자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기자: 왜 남의 작품으로 응모했나요?
⊙김OO 문학 특기자: 글로 한 번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입학해서 캠퍼스 생활을 해 보고 싶었습니다.
⊙기자: 발각되리라는 생각은 안 했나요?
⊙김OO 문학 특기자: 백일장 작품이 좀처럼 공개되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그렇게 상을 받고 나니까...
⊙기자: 김 군은 입학까지의 모든 과정이 너무 쉬웠다면서 부정입학자가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김 군의 말은 최근 문학상을 주관하는 기관들의 수상자 취소 소동에서 그대로 확인됩니다.
⊙곽효환(대산문화재단 사업팀장): 이 학생까지 포함하면 총 세 차례의 표절인 경우가 됩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세 차례의 표절이 발각된 경우는 대학에서 문예특기자 입학제도가 채택된 이후, 즉 학생들이 문학을 문학으로 접근한 게 아니고...
⊙기자: 지금까지 문학특기자로 대학에 입학한 학생은 2000여 명.
제도 전반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KBS뉴스 박선규입니다.
최근에는 문학특기생 선발과정에서 실적을 조작하는 새로운 수법의 부정입학 사례가 KBS에 의해서 처음 확인됐습니다.
박선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 입시에서 24명의 문학특기생을 뽑았던 한 대학입니다.
수험생이 제출한 실적확인서입니다. 2001년과 2002년 각종 문예대회에서 세 차례 상을 받은 실적이 기록돼 있습니다.
⊙OO대학 관계자: 앞의 경우 가작이 여기서 4등이 됩니다. 그래서 50점을 받았고 그 다음에 두 개의 상을 받은 것이 2등상이라서 해당되는 점수, 각각 80점씩 받아서 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기자: 그러나 취재 결과 상을 받았다는 작품들 가운데 학생의 작품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우선 가을산이라는 시. 놀랍게도 이 시는 한 중견시인의 작품 추월산을 거의 그대로 옮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목을 바꾸고 10여 군데 단어를 바꾸거나 추가했을 뿐입니다. 다른 기관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1년 전 다른 대회의 수상작과 지은이와 수상내용만 다를 뿐 제목부터 끝까지 똑같습니다.
단지 시작 부분의 지명이 진월동 사거리에서 구암동 사거리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처음에 부인하던 학생은 자료를 내밀자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기자: 왜 남의 작품으로 응모했나요?
⊙김OO 문학 특기자: 글로 한 번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입학해서 캠퍼스 생활을 해 보고 싶었습니다.
⊙기자: 발각되리라는 생각은 안 했나요?
⊙김OO 문학 특기자: 백일장 작품이 좀처럼 공개되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그렇게 상을 받고 나니까...
⊙기자: 김 군은 입학까지의 모든 과정이 너무 쉬웠다면서 부정입학자가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김 군의 말은 최근 문학상을 주관하는 기관들의 수상자 취소 소동에서 그대로 확인됩니다.
⊙곽효환(대산문화재단 사업팀장): 이 학생까지 포함하면 총 세 차례의 표절인 경우가 됩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세 차례의 표절이 발각된 경우는 대학에서 문예특기자 입학제도가 채택된 이후, 즉 학생들이 문학을 문학으로 접근한 게 아니고...
⊙기자: 지금까지 문학특기자로 대학에 입학한 학생은 2000여 명.
제도 전반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KBS뉴스 박선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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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 특기자 입시부정, 표절로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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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18-08-29 15:00:00
⊙앵커: 대학가의 입시부정 문제도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문학특기생 선발과정에서 실적을 조작하는 새로운 수법의 부정입학 사례가 KBS에 의해서 처음 확인됐습니다.
박선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 입시에서 24명의 문학특기생을 뽑았던 한 대학입니다.
수험생이 제출한 실적확인서입니다. 2001년과 2002년 각종 문예대회에서 세 차례 상을 받은 실적이 기록돼 있습니다.
⊙OO대학 관계자: 앞의 경우 가작이 여기서 4등이 됩니다. 그래서 50점을 받았고 그 다음에 두 개의 상을 받은 것이 2등상이라서 해당되는 점수, 각각 80점씩 받아서 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기자: 그러나 취재 결과 상을 받았다는 작품들 가운데 학생의 작품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우선 가을산이라는 시. 놀랍게도 이 시는 한 중견시인의 작품 추월산을 거의 그대로 옮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목을 바꾸고 10여 군데 단어를 바꾸거나 추가했을 뿐입니다. 다른 기관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1년 전 다른 대회의 수상작과 지은이와 수상내용만 다를 뿐 제목부터 끝까지 똑같습니다.
단지 시작 부분의 지명이 진월동 사거리에서 구암동 사거리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처음에 부인하던 학생은 자료를 내밀자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기자: 왜 남의 작품으로 응모했나요?
⊙김OO 문학 특기자: 글로 한 번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입학해서 캠퍼스 생활을 해 보고 싶었습니다.
⊙기자: 발각되리라는 생각은 안 했나요?
⊙김OO 문학 특기자: 백일장 작품이 좀처럼 공개되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그렇게 상을 받고 나니까...
⊙기자: 김 군은 입학까지의 모든 과정이 너무 쉬웠다면서 부정입학자가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김 군의 말은 최근 문학상을 주관하는 기관들의 수상자 취소 소동에서 그대로 확인됩니다.
⊙곽효환(대산문화재단 사업팀장): 이 학생까지 포함하면 총 세 차례의 표절인 경우가 됩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세 차례의 표절이 발각된 경우는 대학에서 문예특기자 입학제도가 채택된 이후, 즉 학생들이 문학을 문학으로 접근한 게 아니고...
⊙기자: 지금까지 문학특기자로 대학에 입학한 학생은 2000여 명.
제도 전반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KBS뉴스 박선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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