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사 복원'에 쫒겨나는 주민들

입력 2019.12.16 (22:55) 수정 2019.12.1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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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가야시대 문화재 발굴 사업이
경남 김해 곳곳에서 한창인데요.

한 농촌 전체가
가야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고령의 주민들이
평생 터전을 떠나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이형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농촌 주택 사이사이에
커다란 공터가 생겼습니다.

흙이 파헤쳐지고
접근금지 푯말도 붙었습니다.

가야시대 문화재 발굴 현장입니다.

2005년,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이 마을 22가구 가운데
이제 13가구 30여 명만 남았습니다.

[인터뷰]권재조(91)/주민
"친구들도 다 여기에 있고, 어디에 가서 친구를 구할 수도 없고, 여기서 죽고 싶지, 낯선 곳에서 죽고 싶겠어요."

주민들은 애초 2007년에
김해시가 거론한
공동 이주대책을 믿고 기다려왔습니다.

하지만 김해시는 지난 10여 년 사이
예산 확보 등을 이유로
이주대책을 미뤄왔습니다.

그리고 최근에야
내년 6월까지 집을 비워달라고
주민들에게 통보했습니다.

[녹취]김해시청(음성변조)
"당시 검토를 한 것은 맞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요. 사업이 장기화되면서 잘 안됐습니다."

이 마을 주민 30여 명은
대부분 80~90대의 고령,
젊어야 60~70대입니다.

어르신들은 대대손손 살아온
곳을 떠나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인터뷰]추창국(77)/주민
(이주단지) 해준다고 해놓고 해주지도 않고. 정말 눈물 날 정도로 마음이 아파요. 자식들 여기서 다 키우고 친구들 뿔뿔이 헤어지고."

가야인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문화재 복원 사업의 뒤편에는
평생의 정든 터전에서 떠나야 하는
이들의 눈물이 서려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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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야사 복원'에 쫒겨나는 주민들
    • 입력 2019-12-16 22:55:53
    • 수정2019-12-17 08:56:19
    뉴스9(창원)
[앵커멘트] 가야시대 문화재 발굴 사업이 경남 김해 곳곳에서 한창인데요. 한 농촌 전체가 가야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고령의 주민들이 평생 터전을 떠나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이형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농촌 주택 사이사이에 커다란 공터가 생겼습니다. 흙이 파헤쳐지고 접근금지 푯말도 붙었습니다. 가야시대 문화재 발굴 현장입니다. 2005년,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이 마을 22가구 가운데 이제 13가구 30여 명만 남았습니다. [인터뷰]권재조(91)/주민 "친구들도 다 여기에 있고, 어디에 가서 친구를 구할 수도 없고, 여기서 죽고 싶지, 낯선 곳에서 죽고 싶겠어요." 주민들은 애초 2007년에 김해시가 거론한 공동 이주대책을 믿고 기다려왔습니다. 하지만 김해시는 지난 10여 년 사이 예산 확보 등을 이유로 이주대책을 미뤄왔습니다. 그리고 최근에야 내년 6월까지 집을 비워달라고 주민들에게 통보했습니다. [녹취]김해시청(음성변조) "당시 검토를 한 것은 맞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요. 사업이 장기화되면서 잘 안됐습니다." 이 마을 주민 30여 명은 대부분 80~90대의 고령, 젊어야 60~70대입니다. 어르신들은 대대손손 살아온 곳을 떠나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인터뷰]추창국(77)/주민 (이주단지) 해준다고 해놓고 해주지도 않고. 정말 눈물 날 정도로 마음이 아파요. 자식들 여기서 다 키우고 친구들 뿔뿔이 헤어지고." 가야인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문화재 복원 사업의 뒤편에는 평생의 정든 터전에서 떠나야 하는 이들의 눈물이 서려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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