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사 복원'에 쫒겨나는 주민들

입력 2019.12.16 (23:46) 수정 2019.12.16 (23:4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멘트]
가야시대 문화재 발굴 사업이
김해를 비롯해
함안과 고성 등
경남 곳곳에서 한창인데요.

한 농촌 전체가
가야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고령의 주민들이
평생 터전을 떠나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이형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펙트1]드론 샷….

농촌 주택 사이사이에
커다란 공터가 생겼습니다.

흙이 파헤쳐지고
접근금지 푯말도 붙었습니다.

가야시대 문화재 발굴 현장입니다.

2005년,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이 마을 22가구 가운데
이제 13가구 30여 명만 남았습니다.


[인터뷰]
권재조(91)/주민
"친구들도 전부 여기에 있고…. 아는 사람이 있는 이곳에서 죽고 싶지, 낯선 곳에서 죽고 싶은 사람이 있겠어요."

주민들은 애초 2007년에
김해시가 거론한
공동 이주대책을 믿고 기다려왔습니다.

하지만 김해시는 지난 10여 년 사이
예산 확보 등을 이유로
이주대책을 미뤄왔습니다.

그리고 최근에야
내년 8월까지 집을 비워달라고
주민들에게 통보했습니다.

김해시청 관계자(음성변조)[녹취]
"(현재) 이주단지 조성 요건인 10가구에 미달하여 이주단지를 제공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주민들께는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이 마을 주민 30여 명은
대부분 80~90대의 고령,
젊어야 60~70대입니다.

어르신들은 대대손손 살아온
곳을 떠나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추창국(77)/주민[인터뷰]
"오늘날까지도 (이주단지 조성을) 안 해주고…. 정말로 눈물이 날 정도로 마음이 아파요. 자식들 여기서 다 낳아서 다 키우고 친구들 뿔뿔이 다 헤어지고."


가야인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문화재 복원 사업의 뒤편에는
평생의 정든 터전에서 떠나야 하는
이들의 눈물이 서려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야사 복원'에 쫒겨나는 주민들
    • 입력 2019-12-16 23:46:55
    • 수정2019-12-16 23:48:26
    뉴스9(진주)
[앵커멘트] 가야시대 문화재 발굴 사업이 김해를 비롯해 함안과 고성 등 경남 곳곳에서 한창인데요. 한 농촌 전체가 가야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고령의 주민들이 평생 터전을 떠나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이형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펙트1]드론 샷…. 농촌 주택 사이사이에 커다란 공터가 생겼습니다. 흙이 파헤쳐지고 접근금지 푯말도 붙었습니다. 가야시대 문화재 발굴 현장입니다. 2005년,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이 마을 22가구 가운데 이제 13가구 30여 명만 남았습니다. [인터뷰] 권재조(91)/주민 "친구들도 전부 여기에 있고…. 아는 사람이 있는 이곳에서 죽고 싶지, 낯선 곳에서 죽고 싶은 사람이 있겠어요." 주민들은 애초 2007년에 김해시가 거론한 공동 이주대책을 믿고 기다려왔습니다. 하지만 김해시는 지난 10여 년 사이 예산 확보 등을 이유로 이주대책을 미뤄왔습니다. 그리고 최근에야 내년 8월까지 집을 비워달라고 주민들에게 통보했습니다. 김해시청 관계자(음성변조)[녹취] "(현재) 이주단지 조성 요건인 10가구에 미달하여 이주단지를 제공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주민들께는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이 마을 주민 30여 명은 대부분 80~90대의 고령, 젊어야 60~70대입니다. 어르신들은 대대손손 살아온 곳을 떠나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추창국(77)/주민[인터뷰] "오늘날까지도 (이주단지 조성을) 안 해주고…. 정말로 눈물이 날 정도로 마음이 아파요. 자식들 여기서 다 낳아서 다 키우고 친구들 뿔뿔이 다 헤어지고." 가야인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문화재 복원 사업의 뒤편에는 평생의 정든 터전에서 떠나야 하는 이들의 눈물이 서려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진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