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이사장 복귀?”…금고 직원·주민 강력 반발

입력 2019.12.17 (08:49) 수정 2019.12.1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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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직원을 성추행해 자리에서 물러났던 임직원이 다시 돌아와 피해 직원 옆자리에 앉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옛 악몽이 되살아나고 밀려드는 불안 속에 일도 손에 잡히지 않을 텐데요.

황당한 이런 일이 실제 경북 포항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일어났습니다.

류재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3년 전 이사장이 직원을 성추행해 물의를 빚었던 경북 포항의 한 새마을 금고입니다.

당시 법원이 벌금 3백만 원을 선고하면서 문제의 이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이사장은 최근 선거에서 당선돼 원래 자리로 복귀했습니다.

이사장의 책상은 피해 직원이 있는 자리와 불과 몇 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이 190㎥ 남짓한 좁은 공간에서 출근부터 퇴근 때까지 함께 근무해야 하는 겁니다.

직원들은 취임 반대 현수막도 내걸어 봤지만 복귀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이사장 출근 첫날, 결국, 보다 못한 주민들이 나섰습니다.

["사퇴하라! 사퇴하라!"]

마을 주민들은 당선만 내리 4번째라며, 집안사람들이 대의원으로 활동해 가능한 일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마을 주민 : "뽑아준 사람들이 잘못이야. 대의원들도 다 얼굴 공개해서 다 사퇴시켜야 해. 자기들은 자식 안 키웁니까."]

일부 주민들은 예금을 모두 인출하거나 연금 수령 계좌를 바꿔서라도 이사장 취임을 막겠다는 입장입니다.

[양호용/마을 주민 : "미약하나마 내가 가지고 있는 내 자산을 모두 금고에서 빼내겠다. 그런 마음도 일부 가지고 있습니다."]

해당 새마을 금고 측은 성범죄 이력이 있는 임원을 배제하도록 금고법이 곧 개정될 예정이지만, 소급 적용은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류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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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17 08:51:03
    • 수정2019-12-17 08:5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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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직원을 성추행해 자리에서 물러났던 임직원이 다시 돌아와 피해 직원 옆자리에 앉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옛 악몽이 되살아나고 밀려드는 불안 속에 일도 손에 잡히지 않을 텐데요.

황당한 이런 일이 실제 경북 포항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일어났습니다.

류재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3년 전 이사장이 직원을 성추행해 물의를 빚었던 경북 포항의 한 새마을 금고입니다.

당시 법원이 벌금 3백만 원을 선고하면서 문제의 이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이사장은 최근 선거에서 당선돼 원래 자리로 복귀했습니다.

이사장의 책상은 피해 직원이 있는 자리와 불과 몇 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이 190㎥ 남짓한 좁은 공간에서 출근부터 퇴근 때까지 함께 근무해야 하는 겁니다.

직원들은 취임 반대 현수막도 내걸어 봤지만 복귀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이사장 출근 첫날, 결국, 보다 못한 주민들이 나섰습니다.

["사퇴하라! 사퇴하라!"]

마을 주민들은 당선만 내리 4번째라며, 집안사람들이 대의원으로 활동해 가능한 일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마을 주민 : "뽑아준 사람들이 잘못이야. 대의원들도 다 얼굴 공개해서 다 사퇴시켜야 해. 자기들은 자식 안 키웁니까."]

일부 주민들은 예금을 모두 인출하거나 연금 수령 계좌를 바꿔서라도 이사장 취임을 막겠다는 입장입니다.

[양호용/마을 주민 : "미약하나마 내가 가지고 있는 내 자산을 모두 금고에서 빼내겠다. 그런 마음도 일부 가지고 있습니다."]

해당 새마을 금고 측은 성범죄 이력이 있는 임원을 배제하도록 금고법이 곧 개정될 예정이지만, 소급 적용은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류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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