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A 전력화행사 비행없이 비공개 진행…‘예민 반응’ 북한 의식한 듯

입력 2019.12.17 (16:10) 수정 2019.12.1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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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7일) 오전 청주공군기지에서 우리 공군의 첫 스텔스 전투기인 F-35A 전력화 행사가 열렸습니다. 원인철 공군참모총장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철저히 '군 내부 행사'로 치러졌습니다. 격납고, 즉 실내에서 진행됐고 F-35A의 기념 비행도 없어서 멀리서도 볼 수 없었습니다.

전력화 행사는 군이 새 무기를 성공적으로 도입해 전력화했다는 '대국민 보고'의 의미가 있습니다만, 이번 행사는 언론이나 일반에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고 국방부 장관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비공개 전력화 행사'에 대한 공군의 공식 입장은 'F-35A의 보안등급이 높다', '이미 국군의 날 행사 때 공개해 충분히 홍보가 됐다고 판단했다' 입니다. 이 이유가 전부는 아니겠죠. 속내는 무엇일까요.


F-35A, 어떤 전투기길래

F-35A는 창군 70년을 맞은 우리 공군의 최신예 전투기이자 첫 스텔스 전투기입니다. 스텔스는 레이더 전파를 흡수하는 형상이나 자재 등을 통해서 적의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기 때문에, 적진에 은밀히 침투해서 핵심 시설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F-35A는 스텔스 성능이 매우 뛰어날 뿐 아니라, 적외선 탐지율까지 낮아서 적의 방공망을 효과적으로 피할 수 있다고 공군은 설명합니다.

이 같은 스텔스 성능과 더불어 항공기에 탑재된 모든 센서 정보가 하나로 융합돼 조종사에게 제공되고, 공대공, 공대지 공격, 감시와 정찰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한 '5세대 전투기'로 분류됩니다. 현존하는 전투기 가운데 가장 발전한 세대의 전투기입니다.

최대 속도는 마하 1.6, 시속 1,960km이고 최대 3만여 kg의 무장을 실을 수 있습니다. AIM-9X, AIM-120C와 같은 공대공 무기와 GBU-12, GBU-31, GBU-39와 같은 공대지 무기를 탑재할 수 있습니다. 전투 행동반경은 1,093km로 북한 전역은 물론 일본 도쿄와 중국 동부권까지 행동반경에 들어옵니다.

한국은 2014년 9월 F-35A 도입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제작하는 데 5년이 걸렸습니다. 올 3월 말 처음 2대가 청주 공군기지에 도착했고, 지금까지 13대가 들어왔습니다. 2021년까지 모두 40대를 들여와 전력화할 예정입니다.


F-15K땐 공개 비행에 대통령 서면 축사까지

이처럼 최신예 전투기를 들여오면 일정 기간을 거쳐 전력화 행사를 합니다. 이전에도 그랬습니다.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가 들어온 2008년에도 전력화 행사를 열었습니다. 당시에는 어땠을까요?

2008년 7월 10일 대구공군기지에서 열린 F-15K 전력화 행사. 언론에 모두 공개됐습니다. F-15K가 비상 출격해 적기를 잡는 시범을 보였습니다. 완전 무장한 F-15K 5대가 지상에 전시됐고, 슬램-ER 등 F-15K에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까지 별도로 전시했습니다.

F-15K 행사도 당시 공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진행되긴 했지만,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서면으로 축하 연설을 보낼 만큼 관심이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F-15K는 우리나라 영공방위의 새로운 핵심전력이자 한반도 전역에서 작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국가수호 의지의 강력한 표상"이라면서 전력화를 축하했습니다.

2019년 1월 열린, 공군 첫 공중급유기 전력화 행사도 지금과는 달랐습니다. 언론에 행사를 공개했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직접 참석해 행사를 주관했습니다.

F-35A에 예민 반응했던 북한 고려한 듯

이렇게 이전과 비교해보니, F-35A가 가지는 의미에 비해 전력화 행사를 조용히 진행한 것임이 더욱 분명히 드러납니다. 비공개로 실내에서 진행했고, 실제 비행은 없었으며, 정경두 장관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따로 서면 축사를 보내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로키(Low-key)'로 행사를 진행한 이유, 공군이 오늘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밝힌 내용은 이렇습니다. 공군은 "F-35A의 보안등급이 높은 것은 여러분께서 잘 아시는 바와 같다"라면서, "국군의 날 행사와 서울 ADEX(아덱스) 개막식을 통해 충분히 홍보가 됐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이번 전력화 행사는 군 내 행사로 계획하게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공중급유기 전력화 행사 때와 달리 장관이 참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장관이 문 대통령과 함께 국군의 날 행사에서 F-35A를 확인했기 때문에 이번 행사에 또 참석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이유도 없지는 않겠습니다만,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행사 수위를 조절했을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북한은 우리 공군의 F-35A 도입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간 관영 매체를 통해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국군의날 기념식에 F-35A를 공개했을 당시 북한 노동신문은 자신들에 대한 고의적인 엄중한 도발이라면서, 남북합의 정신을 위반한 것이자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도전이라고 맹렬히 비난했습니다.

이랬던 북한이 F-35A를 실제로 투입하겠다는 전력화 행사를 예민하게 보고 있을 것임은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를 시험 발사하고 로켓 엔진 시험까지 감행하는 상황에서, 북한을 더는 자극하지 않기 위해 전력화 행사를 최대한 조용히 진행하는, 일종의 메시지 관리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연합공중훈련 연기에 이어 F-35A 전력화 행사 비공개까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우리 군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습니다만, 북측은 이렇다 할 호응 없이 미사일 발사와 엔진 시험 등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어떻게 반응할까요. 북측의 반응이 주목됩니다.

(F-35A 성능 및 제원 참고: 월간 〈공군〉 2019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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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17 16:10:45
    • 수정2019-12-17 16:13:11
    취재K
오늘(17일) 오전 청주공군기지에서 우리 공군의 첫 스텔스 전투기인 F-35A 전력화 행사가 열렸습니다. 원인철 공군참모총장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철저히 '군 내부 행사'로 치러졌습니다. 격납고, 즉 실내에서 진행됐고 F-35A의 기념 비행도 없어서 멀리서도 볼 수 없었습니다.

전력화 행사는 군이 새 무기를 성공적으로 도입해 전력화했다는 '대국민 보고'의 의미가 있습니다만, 이번 행사는 언론이나 일반에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고 국방부 장관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비공개 전력화 행사'에 대한 공군의 공식 입장은 'F-35A의 보안등급이 높다', '이미 국군의 날 행사 때 공개해 충분히 홍보가 됐다고 판단했다' 입니다. 이 이유가 전부는 아니겠죠. 속내는 무엇일까요.


F-35A, 어떤 전투기길래

F-35A는 창군 70년을 맞은 우리 공군의 최신예 전투기이자 첫 스텔스 전투기입니다. 스텔스는 레이더 전파를 흡수하는 형상이나 자재 등을 통해서 적의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기 때문에, 적진에 은밀히 침투해서 핵심 시설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F-35A는 스텔스 성능이 매우 뛰어날 뿐 아니라, 적외선 탐지율까지 낮아서 적의 방공망을 효과적으로 피할 수 있다고 공군은 설명합니다.

이 같은 스텔스 성능과 더불어 항공기에 탑재된 모든 센서 정보가 하나로 융합돼 조종사에게 제공되고, 공대공, 공대지 공격, 감시와 정찰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한 '5세대 전투기'로 분류됩니다. 현존하는 전투기 가운데 가장 발전한 세대의 전투기입니다.

최대 속도는 마하 1.6, 시속 1,960km이고 최대 3만여 kg의 무장을 실을 수 있습니다. AIM-9X, AIM-120C와 같은 공대공 무기와 GBU-12, GBU-31, GBU-39와 같은 공대지 무기를 탑재할 수 있습니다. 전투 행동반경은 1,093km로 북한 전역은 물론 일본 도쿄와 중국 동부권까지 행동반경에 들어옵니다.

한국은 2014년 9월 F-35A 도입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제작하는 데 5년이 걸렸습니다. 올 3월 말 처음 2대가 청주 공군기지에 도착했고, 지금까지 13대가 들어왔습니다. 2021년까지 모두 40대를 들여와 전력화할 예정입니다.


F-15K땐 공개 비행에 대통령 서면 축사까지

이처럼 최신예 전투기를 들여오면 일정 기간을 거쳐 전력화 행사를 합니다. 이전에도 그랬습니다.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가 들어온 2008년에도 전력화 행사를 열었습니다. 당시에는 어땠을까요?

2008년 7월 10일 대구공군기지에서 열린 F-15K 전력화 행사. 언론에 모두 공개됐습니다. F-15K가 비상 출격해 적기를 잡는 시범을 보였습니다. 완전 무장한 F-15K 5대가 지상에 전시됐고, 슬램-ER 등 F-15K에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까지 별도로 전시했습니다.

F-15K 행사도 당시 공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진행되긴 했지만,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서면으로 축하 연설을 보낼 만큼 관심이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F-15K는 우리나라 영공방위의 새로운 핵심전력이자 한반도 전역에서 작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국가수호 의지의 강력한 표상"이라면서 전력화를 축하했습니다.

2019년 1월 열린, 공군 첫 공중급유기 전력화 행사도 지금과는 달랐습니다. 언론에 행사를 공개했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직접 참석해 행사를 주관했습니다.

F-35A에 예민 반응했던 북한 고려한 듯

이렇게 이전과 비교해보니, F-35A가 가지는 의미에 비해 전력화 행사를 조용히 진행한 것임이 더욱 분명히 드러납니다. 비공개로 실내에서 진행했고, 실제 비행은 없었으며, 정경두 장관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따로 서면 축사를 보내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로키(Low-key)'로 행사를 진행한 이유, 공군이 오늘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밝힌 내용은 이렇습니다. 공군은 "F-35A의 보안등급이 높은 것은 여러분께서 잘 아시는 바와 같다"라면서, "국군의 날 행사와 서울 ADEX(아덱스) 개막식을 통해 충분히 홍보가 됐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이번 전력화 행사는 군 내 행사로 계획하게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공중급유기 전력화 행사 때와 달리 장관이 참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장관이 문 대통령과 함께 국군의 날 행사에서 F-35A를 확인했기 때문에 이번 행사에 또 참석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이유도 없지는 않겠습니다만,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행사 수위를 조절했을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북한은 우리 공군의 F-35A 도입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간 관영 매체를 통해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국군의날 기념식에 F-35A를 공개했을 당시 북한 노동신문은 자신들에 대한 고의적인 엄중한 도발이라면서, 남북합의 정신을 위반한 것이자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도전이라고 맹렬히 비난했습니다.

이랬던 북한이 F-35A를 실제로 투입하겠다는 전력화 행사를 예민하게 보고 있을 것임은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를 시험 발사하고 로켓 엔진 시험까지 감행하는 상황에서, 북한을 더는 자극하지 않기 위해 전력화 행사를 최대한 조용히 진행하는, 일종의 메시지 관리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연합공중훈련 연기에 이어 F-35A 전력화 행사 비공개까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우리 군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습니다만, 북측은 이렇다 할 호응 없이 미사일 발사와 엔진 시험 등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어떻게 반응할까요. 북측의 반응이 주목됩니다.

(F-35A 성능 및 제원 참고: 월간 〈공군〉 2019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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