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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님도 집이 두 채인데?’…‘팔겠다고 말했다’
입력 2019.12.17 (16:56) 수정 2019.12.17 (18:19) 취재K
"청와대 참모라면 집 1채 남기고 다 팔아라"... 청와대 참모만?

청와대에서 이렇게 '참모라면 집 1채 남기고 다 팔라'는 말이 나오면, 이 말은 청와대 참모에게만 한 말이 되는 걸까? 정확히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만 들으면 되는 걸까?

청와대에선 "현재 강남 3구와 투기지역 또는 투기과열지구에 집 2채 이상을 가진 청와대 참모는 공직자 재산신고 기준으로 봤을 때 11명"이라고 했다. 매각 시한과 관련, "대략 한 6개월 정도로 보고 있다"고도 했다.

관련해 이번 부동산 대책 주무 부처 가운데 하나였던 금융위원회에서 공개 발언이 나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오늘(17일) '집을 처분하겠다'는 선언을 한 것. 참고로 금융위원장은 장관급 인사로, 청와대 참모는 아니다.

"앞으로의 계획은?"..."저도 당연합니다, 세입자에게 그런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12.16 부동산 대책의 핵심인 '초강력 대출규제'를 담당했다. 15억 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는 대출을 전면 중단하고, 9억 원을 넘으면 LTV가(9억 초과분 40→20%) 줄어든다. 전세대출 규제도 내놨다. 결국, 핵심 대책을 내놓은 주무부처의 장관이 내 집 팔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인사청문회 당시 자료를 보면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과 세종시에 84 제곱미터형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하고 있다. 은 위원장이 팔겠다고 한 집은 세종시 집이다. 기재부 재직 당시 세종시 근무를 위해 구입했다고 밝힌 집이다. 거주한 적은 없고, 현재 세입자가 살고 있다. 어제 대책 발표 직후, 5시쯤 세입자에게 직접 전화를 했다고 은 위원장은 직접 말했다.

기자간담회 캡처기자간담회 캡처

이 일이 알려진 건 금융위 송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였다. 한 기자가 물었다. '청와대에서 참모들에게 집은 한 채만 남기고 팔아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는데, 앞으로 계획이 어떠신지?'라는 취지였다. 은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저도 (팔아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계획은 마찬가지고. 어제 회의 끝나고 오후 5시쯤 (지금 살고 있는) 세입자가 있잖아요, 세입자에게 그런 의사(집을 팔아야 할 상황이 됐다는)를 전달했습니다."

전화한 이유는 상황이 이렇게 되어서 집을 처분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세입자의 전세 계약기간 중에 집을 파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 양해를 구하는 취지라고 은 위원장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급적 현 세입자가 계약기간 만료 시까지 별문제 없이 살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매도까지는 대략 6개월 정도의 말미를 생각한다고도 했다.


"(부동산 가격과) 싸우겠다는 의지로 읽어 달라"

짧은 질문 답변을 마친 은 위원장은 오찬 자리에서 "싸우겠다는 의지로 읽어 달라"고 말했다. 15억 원 이상 초고가주택 대출 전면 규제는 법률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일부 지적을 거론하자 답한 것. (관련해 은 위원장 발언 시점과 거의 동일하게 정희찬 안국법률사무소 변호사가 "법률 근거 없는 국민의 재산권 침해"라며 헌법소원심판 청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정부 입장은 확고하다는 취지인데, 설명은 이렇다. 대출 자체를 못하게 LTV(담보대출비율)를 0%로 만들면 개인의 미시적 이익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집값이 계속 올라서 사회의 거시적 경제 기반이 흔들리면 어떻게 하냐는 것. 더 큰 사회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란 설명이다. 이를 미리 막겠다는 취지라며 이해를 당부했다.

"집값엔 버블이 있다"

은 위원장은 일본 예도 들었다. "우리가 인구구조, 경제고도화, 1인 가구 다 일본을 따라가지만, 집값만큼은 아직 아니다." 일본은 부동산 자산가격이 폭락하며 '잃어버린 20년' 불황이 찾아왔다. 아직 그런 방향으로 경제 흐름이 전개되지 않은 건 다행이라고도 했다.

다만 버블이 있는데 아직 꺼지지 않은 것일 수 있다고 했다. "떨어질 때가 됐는데 모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있다는 것. 그러면서 전 세계 자산 가격이 버블인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버블이 있으며, 이 자산 가격이 영원히 오를 수 없는 거 아니냐고도 했다. 지금 집값은 '이상 현상'이라는 진단을 내놓은 것이다.

결국 은 위원장은 '나부터 집을 팔겠다'며 '부동산 가격과 싸울 자세'를 보이면서 '집값 버블'에 대한 경고도 내놓은 셈이다.

규제에 더한 메시지... '시장의 기대' 꺾는 효과 있을까?

어제 12.16 대책의 대출 부문 정책에 효과가 있을 것이란 평가가 많다. 다만 그 효과가 일시적이라고 보는 평가도 적지 않다. 시장의 기대를 대출 정책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단 것. 이미 과거 사례를 보건데 대한민국에선 부동산이 최고의 재테크 수단이란 '기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시장을 이기기란 쉽지 않다. 어쩌면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조차도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다만 내놓을 수 있는 정책은 모조리 종합해 내놓은 정부 취지는 분명하다. 부동산 재테크에 형성된 '기대'를 돌려세우겠다는 것이다.

금융과 세제와 각종 감시 정책을 내놓은 것은 그 일환이지만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청와대 참모에게 '집 내놓으라'고 하고 '다른 공직자에 기대하겠다'는 발언을 한 것일지 모른다.

이에 대출 규제 주무장관은 '나부터 팔겠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물론, 지금 그 효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 ‘장관님도 집이 두 채인데?’…‘팔겠다고 말했다’
    • 입력 2019-12-17 16:56:26
    • 수정2019-12-17 18:19:52
    취재K
"청와대 참모라면 집 1채 남기고 다 팔아라"... 청와대 참모만?

청와대에서 이렇게 '참모라면 집 1채 남기고 다 팔라'는 말이 나오면, 이 말은 청와대 참모에게만 한 말이 되는 걸까? 정확히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만 들으면 되는 걸까?

청와대에선 "현재 강남 3구와 투기지역 또는 투기과열지구에 집 2채 이상을 가진 청와대 참모는 공직자 재산신고 기준으로 봤을 때 11명"이라고 했다. 매각 시한과 관련, "대략 한 6개월 정도로 보고 있다"고도 했다.

관련해 이번 부동산 대책 주무 부처 가운데 하나였던 금융위원회에서 공개 발언이 나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오늘(17일) '집을 처분하겠다'는 선언을 한 것. 참고로 금융위원장은 장관급 인사로, 청와대 참모는 아니다.

"앞으로의 계획은?"..."저도 당연합니다, 세입자에게 그런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12.16 부동산 대책의 핵심인 '초강력 대출규제'를 담당했다. 15억 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는 대출을 전면 중단하고, 9억 원을 넘으면 LTV가(9억 초과분 40→20%) 줄어든다. 전세대출 규제도 내놨다. 결국, 핵심 대책을 내놓은 주무부처의 장관이 내 집 팔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인사청문회 당시 자료를 보면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과 세종시에 84 제곱미터형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하고 있다. 은 위원장이 팔겠다고 한 집은 세종시 집이다. 기재부 재직 당시 세종시 근무를 위해 구입했다고 밝힌 집이다. 거주한 적은 없고, 현재 세입자가 살고 있다. 어제 대책 발표 직후, 5시쯤 세입자에게 직접 전화를 했다고 은 위원장은 직접 말했다.

기자간담회 캡처기자간담회 캡처

이 일이 알려진 건 금융위 송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였다. 한 기자가 물었다. '청와대에서 참모들에게 집은 한 채만 남기고 팔아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는데, 앞으로 계획이 어떠신지?'라는 취지였다. 은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저도 (팔아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계획은 마찬가지고. 어제 회의 끝나고 오후 5시쯤 (지금 살고 있는) 세입자가 있잖아요, 세입자에게 그런 의사(집을 팔아야 할 상황이 됐다는)를 전달했습니다."

전화한 이유는 상황이 이렇게 되어서 집을 처분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세입자의 전세 계약기간 중에 집을 파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 양해를 구하는 취지라고 은 위원장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급적 현 세입자가 계약기간 만료 시까지 별문제 없이 살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매도까지는 대략 6개월 정도의 말미를 생각한다고도 했다.


"(부동산 가격과) 싸우겠다는 의지로 읽어 달라"

짧은 질문 답변을 마친 은 위원장은 오찬 자리에서 "싸우겠다는 의지로 읽어 달라"고 말했다. 15억 원 이상 초고가주택 대출 전면 규제는 법률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일부 지적을 거론하자 답한 것. (관련해 은 위원장 발언 시점과 거의 동일하게 정희찬 안국법률사무소 변호사가 "법률 근거 없는 국민의 재산권 침해"라며 헌법소원심판 청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정부 입장은 확고하다는 취지인데, 설명은 이렇다. 대출 자체를 못하게 LTV(담보대출비율)를 0%로 만들면 개인의 미시적 이익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집값이 계속 올라서 사회의 거시적 경제 기반이 흔들리면 어떻게 하냐는 것. 더 큰 사회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란 설명이다. 이를 미리 막겠다는 취지라며 이해를 당부했다.

"집값엔 버블이 있다"

은 위원장은 일본 예도 들었다. "우리가 인구구조, 경제고도화, 1인 가구 다 일본을 따라가지만, 집값만큼은 아직 아니다." 일본은 부동산 자산가격이 폭락하며 '잃어버린 20년' 불황이 찾아왔다. 아직 그런 방향으로 경제 흐름이 전개되지 않은 건 다행이라고도 했다.

다만 버블이 있는데 아직 꺼지지 않은 것일 수 있다고 했다. "떨어질 때가 됐는데 모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있다는 것. 그러면서 전 세계 자산 가격이 버블인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버블이 있으며, 이 자산 가격이 영원히 오를 수 없는 거 아니냐고도 했다. 지금 집값은 '이상 현상'이라는 진단을 내놓은 것이다.

결국 은 위원장은 '나부터 집을 팔겠다'며 '부동산 가격과 싸울 자세'를 보이면서 '집값 버블'에 대한 경고도 내놓은 셈이다.

규제에 더한 메시지... '시장의 기대' 꺾는 효과 있을까?

어제 12.16 대책의 대출 부문 정책에 효과가 있을 것이란 평가가 많다. 다만 그 효과가 일시적이라고 보는 평가도 적지 않다. 시장의 기대를 대출 정책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단 것. 이미 과거 사례를 보건데 대한민국에선 부동산이 최고의 재테크 수단이란 '기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시장을 이기기란 쉽지 않다. 어쩌면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조차도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다만 내놓을 수 있는 정책은 모조리 종합해 내놓은 정부 취지는 분명하다. 부동산 재테크에 형성된 '기대'를 돌려세우겠다는 것이다.

금융과 세제와 각종 감시 정책을 내놓은 것은 그 일환이지만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청와대 참모에게 '집 내놓으라'고 하고 '다른 공직자에 기대하겠다'는 발언을 한 것일지 모른다.

이에 대출 규제 주무장관은 '나부터 팔겠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물론, 지금 그 효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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