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福將’ 정세균 ‘놓아드린’ 이낙연…정가 시끌시끌

입력 2019.12.18 (08:08) 수정 2019.12.18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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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정세균 전 국회의장입니다.

그는 스스로를 '복장’(福將)이라고 부릅니다.

국회의원 6번, 산업자원부 장관, 당 대표, 국회의장까지.

스펙으로만 치면 대한민국 넘버 원이니 웬만한 지장, 용장, 덕장보다 낫다는 의미에서 붙인 닉네임입니다.

여기에 국무총리 지명 이력까지 더하게 됐습니다.

아시다시피, 정 전 의장 애초부터 가장 유력한 총리 후보는 아니었습니다.

같은 당 김진표 의원이 1순위였는데요.

핵심 지지층 반발에 김 의원이 결국 고사하면서 정세균 카드가 급부상한 것입니다.

지명 소감, 간결했습니다.

[정세균/국무총리 후보자 : "국민에게 힘이 되는 정부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 할 작정입니다. 경제 살리기와 국민 통합에 주력하겠습니다."]

집권 후반기 총리 후보자라는 중압감 때문인지 어제는 다소 굳은 표정이었만요,

정세균 하면 '미스터 스마일', 온화한 미소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습니다.

국회의장 시절 그의 집무실 책상 위에는 늘 '루피' 인형이 함께 했습니다.

루피는 인기 캐릭터 '뽀로로'의 친구 중 한 명이죠,

루피의 눈 웃음이 정 의장과 닮았다 해서 팬들이 보내준 인형입니다.

정 전 의장 측은 루피를 명예보좌관으로 임명하기도 했고요, 이런 정 전 의장에게 누리꾼들은 세균의 '균'과 ‘러블리'(사랑스럽다)’라는 단어를 합해 ‘균블리’라는 애칭을 지어주기도 했습니다.

정 전 의장은 지금도 균블리(@gyunvely_413)라는 이름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씁니다.

그의 책상 위 '루피' 옆에는 또 다른 캐릭터가 상주합니다.

역시 인기 애니메이션 주인공인 '세균맨'입니다.

세균맨 정 전 의장의 또 다른 별칭이죠,

대중이 꺼려할 수 있는 동음이의어 '세균(細菌)'을 비틀어 친숙한 캐릭터와 활용한 건데요,

20대 총선 당시 서울 종로구를 누비면서는 자신의 유세차를 '소독차'로 명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세균맨'보다 기자들에게 더 즐겨 설명했던 이름은 한자 그대로 풀이한 것이었습니다.

"고무래 정(丁), 세상 세(世), 균등할 균(均)"

고무래로 세상을 균등하게 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단 것이죠.

이러한 이름 풀이는 그의 저서 ‘분수 경제’에서도 드러납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서민과 중산층, 중소기업 등 경제 하층부에 실질적인 혜택을 줘서 효과가 분수처럼 솟구쳐 경제 전체로 퍼져나가야 한다"는 '분수경제론'을 주장했습니다.

당시 이명박 정부의 '낙수효과'에 대비되는 개념이자 현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궤를 같이 하는 정책입니다.

문 대통령 역시 그를 낙점한 이유 중 하나로 '경제통'이란 점을 들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정세균 후보자는 우선, 경제를 잘 아는 분입니다. 성공한 실물 경제인 출신이며, 참여정부 산업부 장관으로 수출 3000억불 시대를 열었습니다."]

기업 경력있는 경제 총리, 정치 연륜있는 협치 총리, 대체로 무난한 인선이란 평이지만 다만 불씨가 하나 있습니다.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 출신의 국무총리행은 전례가 없단 점입니다.

정 후보자는 20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맡았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국회의장은 대통령에 이어 의전 서열 2위입니다.

그에 비해 국무총리는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 그 다음인 5위입니다.

서열과 형식이 뭐 그리 중하냐 반론도 있습니다만 헌법에 명시된 '삼권분립' 원칙을 생각하면 단순히 넘길 문제도 아닙니다.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이 행정부의 2인자, 즉 대통령 아래로 들어가는 모양새란 거죠,

문 대통령도 "입법부 수장을 지낸 분을 국무총리로 모시는 데 주저함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당장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입법부를 행정부 아래에 두느냐" 반발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전희경/자유한국당 대변인 : "삼권분립이 무너진 독재, 견제와 균형이 사라진 독재, 대한민국에 오직 대통령만 보이는 독재입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 :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모독하는 이번 인사를 즉각 철회해야 합니다."]

총리로 임명되기 위해선 국회 인사청문회 등 인준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국회는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을 놓고 극한의 대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 후보자 총리 인준 동의를 위한 본회의가 열릴 수 있을지부터 불투명합니다.

우여곡절이 예상되긴 합니다만 정 후보자가 총리 관저로 들어 간다면 그의 지역구 종로는 무주공산이 됩니다.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여야가 어떤 인물을 내놓을지는 차기 총선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죠,

문 대통령은 어제 전임 이낙연 총리를 향해선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놓아드려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벌써부터 '이낙연 vs 황교안' 종로 빅매치 가능성이 흘러 나옵니다.

종로는 차기 대권 주자들의 시험대 같은 곳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996년 15대 총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년 뒤 보궐선거에서 종로에 출마해 당선된 뒤 대통령이 됐습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이낙연 황교안 두 사람의 이름이 거론되는 건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어쨌거나 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 절차가 마무리 돼야 총리실도 이후 종로구도 자연스런 선수교체가 가능하겠네요,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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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福將’ 정세균 ‘놓아드린’ 이낙연…정가 시끌시끌
    • 입력 2019-12-18 08:15:06
    • 수정2019-12-18 08:56:36
    아침뉴스타임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정세균 전 국회의장입니다.

그는 스스로를 '복장’(福將)이라고 부릅니다.

국회의원 6번, 산업자원부 장관, 당 대표, 국회의장까지.

스펙으로만 치면 대한민국 넘버 원이니 웬만한 지장, 용장, 덕장보다 낫다는 의미에서 붙인 닉네임입니다.

여기에 국무총리 지명 이력까지 더하게 됐습니다.

아시다시피, 정 전 의장 애초부터 가장 유력한 총리 후보는 아니었습니다.

같은 당 김진표 의원이 1순위였는데요.

핵심 지지층 반발에 김 의원이 결국 고사하면서 정세균 카드가 급부상한 것입니다.

지명 소감, 간결했습니다.

[정세균/국무총리 후보자 : "국민에게 힘이 되는 정부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 할 작정입니다. 경제 살리기와 국민 통합에 주력하겠습니다."]

집권 후반기 총리 후보자라는 중압감 때문인지 어제는 다소 굳은 표정이었만요,

정세균 하면 '미스터 스마일', 온화한 미소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습니다.

국회의장 시절 그의 집무실 책상 위에는 늘 '루피' 인형이 함께 했습니다.

루피는 인기 캐릭터 '뽀로로'의 친구 중 한 명이죠,

루피의 눈 웃음이 정 의장과 닮았다 해서 팬들이 보내준 인형입니다.

정 전 의장 측은 루피를 명예보좌관으로 임명하기도 했고요, 이런 정 전 의장에게 누리꾼들은 세균의 '균'과 ‘러블리'(사랑스럽다)’라는 단어를 합해 ‘균블리’라는 애칭을 지어주기도 했습니다.

정 전 의장은 지금도 균블리(@gyunvely_413)라는 이름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씁니다.

그의 책상 위 '루피' 옆에는 또 다른 캐릭터가 상주합니다.

역시 인기 애니메이션 주인공인 '세균맨'입니다.

세균맨 정 전 의장의 또 다른 별칭이죠,

대중이 꺼려할 수 있는 동음이의어 '세균(細菌)'을 비틀어 친숙한 캐릭터와 활용한 건데요,

20대 총선 당시 서울 종로구를 누비면서는 자신의 유세차를 '소독차'로 명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세균맨'보다 기자들에게 더 즐겨 설명했던 이름은 한자 그대로 풀이한 것이었습니다.

"고무래 정(丁), 세상 세(世), 균등할 균(均)"

고무래로 세상을 균등하게 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단 것이죠.

이러한 이름 풀이는 그의 저서 ‘분수 경제’에서도 드러납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서민과 중산층, 중소기업 등 경제 하층부에 실질적인 혜택을 줘서 효과가 분수처럼 솟구쳐 경제 전체로 퍼져나가야 한다"는 '분수경제론'을 주장했습니다.

당시 이명박 정부의 '낙수효과'에 대비되는 개념이자 현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궤를 같이 하는 정책입니다.

문 대통령 역시 그를 낙점한 이유 중 하나로 '경제통'이란 점을 들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정세균 후보자는 우선, 경제를 잘 아는 분입니다. 성공한 실물 경제인 출신이며, 참여정부 산업부 장관으로 수출 3000억불 시대를 열었습니다."]

기업 경력있는 경제 총리, 정치 연륜있는 협치 총리, 대체로 무난한 인선이란 평이지만 다만 불씨가 하나 있습니다.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 출신의 국무총리행은 전례가 없단 점입니다.

정 후보자는 20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맡았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국회의장은 대통령에 이어 의전 서열 2위입니다.

그에 비해 국무총리는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 그 다음인 5위입니다.

서열과 형식이 뭐 그리 중하냐 반론도 있습니다만 헌법에 명시된 '삼권분립' 원칙을 생각하면 단순히 넘길 문제도 아닙니다.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이 행정부의 2인자, 즉 대통령 아래로 들어가는 모양새란 거죠,

문 대통령도 "입법부 수장을 지낸 분을 국무총리로 모시는 데 주저함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당장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입법부를 행정부 아래에 두느냐" 반발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전희경/자유한국당 대변인 : "삼권분립이 무너진 독재, 견제와 균형이 사라진 독재, 대한민국에 오직 대통령만 보이는 독재입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 :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모독하는 이번 인사를 즉각 철회해야 합니다."]

총리로 임명되기 위해선 국회 인사청문회 등 인준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국회는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을 놓고 극한의 대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 후보자 총리 인준 동의를 위한 본회의가 열릴 수 있을지부터 불투명합니다.

우여곡절이 예상되긴 합니다만 정 후보자가 총리 관저로 들어 간다면 그의 지역구 종로는 무주공산이 됩니다.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여야가 어떤 인물을 내놓을지는 차기 총선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죠,

문 대통령은 어제 전임 이낙연 총리를 향해선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놓아드려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벌써부터 '이낙연 vs 황교안' 종로 빅매치 가능성이 흘러 나옵니다.

종로는 차기 대권 주자들의 시험대 같은 곳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996년 15대 총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년 뒤 보궐선거에서 종로에 출마해 당선된 뒤 대통령이 됐습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이낙연 황교안 두 사람의 이름이 거론되는 건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어쨌거나 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 절차가 마무리 돼야 총리실도 이후 종로구도 자연스런 선수교체가 가능하겠네요,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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