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중국의 ‘분노’…외질 발언에 중계 취소

입력 2019.12.18 (10:48) 수정 2019.12.1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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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치와 스포츠의 분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의 기본 방침이자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지만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큰 것 같습니다.

스포츠와 정치가 엮인 파문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데요.

중국은 지난 10월에 이어 또다시 스포츠인의 정치적 발언에 경기 중계를 중단하며 보복에 나섰습니다.

지구촌 인입니다.

[리포트]

영국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활약하고 있는 축구 스타 메수트 외질이 위구르족을 공개적으로 응원하고 나섰습니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위구르족을 '박해에 저항하는 전사들'이라고 표현한 장문의 글을 올린 건데요.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선 겁니다.

위구르족은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에 거주하는 터키계 소수민족입니다.

대부분 이슬람교를 믿는데요.

외질 역시 국적은 독일이지만 터키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이슬람교도입니다.

외신들은 그동안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을 탄압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제기해 왔지만, 당국은 이를 부정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겅솽/중국 외교부 대변인 : "중국 신장지역은 정치적으로 안정적이며 경제는 성장하고 있고, 서로 어우러져 사회적 조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평화와 만족 속에 살고 있습니다."]

글이 올라온 뒤 중국 국영방송 CCTV는 외질이 선발 출전한 경기 중계를 돌연 취소했습니다.

중국축구협회는 모든 중국인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며 공산당기관지를 통해 공개 항의했는데요.

중국 축구 팬들 역시 외질의 SNS 계정으로 몰려가 항의 글을 올리는 등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외질의 행동을 비난했습니다.

[리 얀동/학생 : "축구 스타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축구 스타라면 축구에 대한 의견만 내세워야 합니다."]

[첸 왕슈/변호사 : "외질은 축구선수로서 책임이 있을 뿐, 다른 국가에 분노를 일으키는 의견을 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이번 파문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지난 월요일엔 외교부까지 나서 공식 논평을 냈는데요.

[겅솽/중국 외교부 대변인 : "외질의 잘못된 판단과 발언은 가짜 뉴스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중국은 위구르족을 포함한 소수민족의 권리와 중국 시민으로서 종교적 자유를 법적으로 보장합니다."]

파문이 일자 외질이 소속된 아스널 구단은 "외질 개인의 의견에 불과하며, 축구 클럽으로서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번 파문은 지난 10월 CCTV가 미국프로농구 중계를 잠정 중단한 사건과 매우 비슷합니다.

미국프로농구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레이 단장이 트위터를 통해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뒤 벌어진 일인데요.

[리우 양/CCTV 뉴스 진행자 : "CCTV는 강력히 항의하는 바이며, 10월 6일 중계를 포함해 미국프로농구와 관련된 모든 협력과 교류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중계 중단에 다른 중국 기업들까지 가세해 NBA 보이콧에 나서는 등 거세게 비판이 일자 결국, 발언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미국프로농구 측도 성명을 통해 "모레이 단장의 발언이 중국 팬들을 불쾌하게 만들었다"고 유감을 표했는데요.

이번에도 외질의 사과로 파문이 끝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정치와 스포츠는 분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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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중국의 ‘분노’…외질 발언에 중계 취소
    • 입력 2019-12-18 10:52:53
    • 수정2019-12-18 11:01:39
    지구촌뉴스
[앵커]

'정치와 스포츠의 분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의 기본 방침이자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지만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큰 것 같습니다.

스포츠와 정치가 엮인 파문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데요.

중국은 지난 10월에 이어 또다시 스포츠인의 정치적 발언에 경기 중계를 중단하며 보복에 나섰습니다.

지구촌 인입니다.

[리포트]

영국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활약하고 있는 축구 스타 메수트 외질이 위구르족을 공개적으로 응원하고 나섰습니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위구르족을 '박해에 저항하는 전사들'이라고 표현한 장문의 글을 올린 건데요.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선 겁니다.

위구르족은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에 거주하는 터키계 소수민족입니다.

대부분 이슬람교를 믿는데요.

외질 역시 국적은 독일이지만 터키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이슬람교도입니다.

외신들은 그동안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을 탄압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제기해 왔지만, 당국은 이를 부정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겅솽/중국 외교부 대변인 : "중국 신장지역은 정치적으로 안정적이며 경제는 성장하고 있고, 서로 어우러져 사회적 조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평화와 만족 속에 살고 있습니다."]

글이 올라온 뒤 중국 국영방송 CCTV는 외질이 선발 출전한 경기 중계를 돌연 취소했습니다.

중국축구협회는 모든 중국인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며 공산당기관지를 통해 공개 항의했는데요.

중국 축구 팬들 역시 외질의 SNS 계정으로 몰려가 항의 글을 올리는 등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외질의 행동을 비난했습니다.

[리 얀동/학생 : "축구 스타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축구 스타라면 축구에 대한 의견만 내세워야 합니다."]

[첸 왕슈/변호사 : "외질은 축구선수로서 책임이 있을 뿐, 다른 국가에 분노를 일으키는 의견을 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이번 파문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지난 월요일엔 외교부까지 나서 공식 논평을 냈는데요.

[겅솽/중국 외교부 대변인 : "외질의 잘못된 판단과 발언은 가짜 뉴스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중국은 위구르족을 포함한 소수민족의 권리와 중국 시민으로서 종교적 자유를 법적으로 보장합니다."]

파문이 일자 외질이 소속된 아스널 구단은 "외질 개인의 의견에 불과하며, 축구 클럽으로서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번 파문은 지난 10월 CCTV가 미국프로농구 중계를 잠정 중단한 사건과 매우 비슷합니다.

미국프로농구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레이 단장이 트위터를 통해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뒤 벌어진 일인데요.

[리우 양/CCTV 뉴스 진행자 : "CCTV는 강력히 항의하는 바이며, 10월 6일 중계를 포함해 미국프로농구와 관련된 모든 협력과 교류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중계 중단에 다른 중국 기업들까지 가세해 NBA 보이콧에 나서는 등 거세게 비판이 일자 결국, 발언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미국프로농구 측도 성명을 통해 "모레이 단장의 발언이 중국 팬들을 불쾌하게 만들었다"고 유감을 표했는데요.

이번에도 외질의 사과로 파문이 끝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정치와 스포츠는 분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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