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꼴불견 국회’ 언제까지…정치의 존재 이유 되새겨야

입력 2019.12.19 (07:43) 수정 2019.12.19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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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석 해설위원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아온 20대 국회가 막바지에 이르러서까지 출구를 찾지 못한 채 헤매고 있습니다. 특히 국회 경내에서 벌어진 초유의 폭력 사태, 여기에 당리당략으로 점철된 선거법 협상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목불인견', 꼴불견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연말 국회 대치 상황을 대변하는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민의의 전당에서 버젓이 벌어진 국회 폭력 사태입니다. 이른바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내세운 제1야당은 시위대를 국회 안으로 끌어들였고, 집회는 결국 폭력사태로 이어졌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의사당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하고 일부 국회의원과 당직자에겐 폭력까지 휘둘렀습니다. 더 문제는 이런 사태를 공당인 제1야당이 사실상 방치하고 두둔했다는 점입니다. 가관인 것은 밥그릇 싸움으로 전락해버린 집권 여당과 소수 야당, 이른바 4+1의 선거법 협상도 마찬가집니다. 선거의 룰을 정하는 협상이 제1야당이 빠진 채 진행된 데다, 각 당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나눠먹기식 흥정이 이어지면서 당초의 개혁 취지가 크게 퇴색했다는 비판입니다. 연동형 캡이니 이중등록제니, 전문가들조차 생소한 용어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수능보다 어려운 선거법'이라는 조롱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모두가 국민을 내세웠지만, 실상 국민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민의를 수렴해야 할 정치는 사라지고 오직 총선 유불리만이 여야를 움직이는 형국입니다. 국회의 주인은 결코 정치인이 아니라 유권자라는 너무도 자명한 명제, 그리고 정치의 존재 이유를 되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선택은 유권자의 몫이고, 선거는 이제 넉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유권자 하나하나가 오늘의 정치를 똑똑히 기억하고, 또 꼼꼼히 기록한 뒤, 냉정하게 심판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둘 늘고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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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석 해설위원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아온 20대 국회가 막바지에 이르러서까지 출구를 찾지 못한 채 헤매고 있습니다. 특히 국회 경내에서 벌어진 초유의 폭력 사태, 여기에 당리당략으로 점철된 선거법 협상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목불인견', 꼴불견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연말 국회 대치 상황을 대변하는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민의의 전당에서 버젓이 벌어진 국회 폭력 사태입니다. 이른바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내세운 제1야당은 시위대를 국회 안으로 끌어들였고, 집회는 결국 폭력사태로 이어졌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의사당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하고 일부 국회의원과 당직자에겐 폭력까지 휘둘렀습니다. 더 문제는 이런 사태를 공당인 제1야당이 사실상 방치하고 두둔했다는 점입니다. 가관인 것은 밥그릇 싸움으로 전락해버린 집권 여당과 소수 야당, 이른바 4+1의 선거법 협상도 마찬가집니다. 선거의 룰을 정하는 협상이 제1야당이 빠진 채 진행된 데다, 각 당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나눠먹기식 흥정이 이어지면서 당초의 개혁 취지가 크게 퇴색했다는 비판입니다. 연동형 캡이니 이중등록제니, 전문가들조차 생소한 용어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수능보다 어려운 선거법'이라는 조롱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모두가 국민을 내세웠지만, 실상 국민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민의를 수렴해야 할 정치는 사라지고 오직 총선 유불리만이 여야를 움직이는 형국입니다. 국회의 주인은 결코 정치인이 아니라 유권자라는 너무도 자명한 명제, 그리고 정치의 존재 이유를 되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선택은 유권자의 몫이고, 선거는 이제 넉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유권자 하나하나가 오늘의 정치를 똑똑히 기억하고, 또 꼼꼼히 기록한 뒤, 냉정하게 심판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둘 늘고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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