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잡힌 과거사법…멀어지는 진실 규명

입력 2019.12.20 (22:24) 수정 2019.12.20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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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6·25 전쟁을 전후로
우리 군인과 경찰에게 희생당한
민간인들이 전북에서만
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진실 규명을 통한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이 시급하지만,
4년 전 발의한 법안은
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또다시 해를 넘겼습니다
조경모 기잡니다.


[리포트]
지난 1950년,
전주형무소에서 억울하게 숨진
희생자들의 유해 발굴 현장.

70년 동안
땅 밑에 묻혀있다가 드러난
참혹한 모습에
유가족들의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신종희 / 전주형무소 사건 유족[인터뷰]
"눈을 못 감고 가셨죠. 지금까지 땅속에 묻혀서 말 한마디, 하소연 한마디 못하고 가신 거 아닙니까. 그게 제일 원통합니다."

발굴된 유해는 모두 40여 구.

천여 명으로 추정되는
희생자 수와 비교하면 턱없이 적어
추가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념 갈등이 빚은 참상은
전북 곳곳에서 빚어졌지만
지금까지 밝혀낸 희생자는
8백여 명에 불과합니다.

1기 과거사위원회가
미처 다 조사하지 못한
규명 작업을 이어가기 위해
4년 전부터 여야는
과거사법 개정안을
잇따라 발의했습니다.

박선주 / 충북대 명예교수[인터뷰]
"유해발굴은 국가, 중앙정부가 법적 근거를 세워서 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는 사업입니다. 그리고 일단 국민들이 죽은 것은 정부의 책임이거든요. 그러니까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정부가 책임지고 일을 진행해야 하는데."


하지만 법안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반대로
이번 정기 국회에
상정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최정근 / 민간인희생자 전북연합유족회 사무국장[인터뷰]
"부모나 형제, 조부모,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그 법이 (임시국회에서라도) 통과돼야만 한다 그 얘기죠."


어렵게 되살아난
과거사 진상 규명 노력이
정치 싸움에 발목이 잡혀
다시 꺼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경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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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목 잡힌 과거사법…멀어지는 진실 규명
    • 입력 2019-12-20 22:24:29
    • 수정2019-12-20 22:50:31
    뉴스9(전주)
[앵커멘트] 6·25 전쟁을 전후로 우리 군인과 경찰에게 희생당한 민간인들이 전북에서만 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진실 규명을 통한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이 시급하지만, 4년 전 발의한 법안은 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또다시 해를 넘겼습니다 조경모 기잡니다. [리포트] 지난 1950년, 전주형무소에서 억울하게 숨진 희생자들의 유해 발굴 현장. 70년 동안 땅 밑에 묻혀있다가 드러난 참혹한 모습에 유가족들의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신종희 / 전주형무소 사건 유족[인터뷰] "눈을 못 감고 가셨죠. 지금까지 땅속에 묻혀서 말 한마디, 하소연 한마디 못하고 가신 거 아닙니까. 그게 제일 원통합니다." 발굴된 유해는 모두 40여 구. 천여 명으로 추정되는 희생자 수와 비교하면 턱없이 적어 추가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념 갈등이 빚은 참상은 전북 곳곳에서 빚어졌지만 지금까지 밝혀낸 희생자는 8백여 명에 불과합니다. 1기 과거사위원회가 미처 다 조사하지 못한 규명 작업을 이어가기 위해 4년 전부터 여야는 과거사법 개정안을 잇따라 발의했습니다. 박선주 / 충북대 명예교수[인터뷰] "유해발굴은 국가, 중앙정부가 법적 근거를 세워서 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는 사업입니다. 그리고 일단 국민들이 죽은 것은 정부의 책임이거든요. 그러니까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정부가 책임지고 일을 진행해야 하는데." 하지만 법안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반대로 이번 정기 국회에 상정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최정근 / 민간인희생자 전북연합유족회 사무국장[인터뷰] "부모나 형제, 조부모,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그 법이 (임시국회에서라도) 통과돼야만 한다 그 얘기죠." 어렵게 되살아난 과거사 진상 규명 노력이 정치 싸움에 발목이 잡혀 다시 꺼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경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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