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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와해’ 사과, 진정성 있나?…삼성의 ‘언어’를 읽는 법
입력 2019.12.21 (21:09) 수정 2019.12.21 (21:50)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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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조 와해' 판결에 대한 삼성의 사과는 신뢰할 수 있을까요.

위법행위를 한 임원을 징계하겠다고 공언한 뒤에 슬그머니 승진시키고, 범죄의 증거가 될 수 있는 컴퓨터를 공장 바닥에 묻어버리고...

삼성의 '언어'와 실제 행태는 이렇게 정반대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 사과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한데, 임장원 경제주간이 이 삼성의 언어를 해석하는 방법, 자세히 설명해드립니다.

[리포트]

조기 와해, 비위 수집, 그리고 '불법 유도'까지, 글로벌기업 삼성의 문건이라곤 믿기지 않는 내용들이죠.

재판부는 이런 노조 와해 문건이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모의를 넘어 실행, 공모까지 이뤄졌다고 했습니다.

핵심 임원들이 법정 구속됐고, 삼성이 사과했습니다.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말, 믿어도 될까요?

지금 보시는 사진, 8년 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입니다.

삼성 직원들이 입구에서 공정위 조사관들을 가로막고, 그 사이, 사무실에선 컴퓨터와 서류가 빼돌려집니다.

[KBS 9시뉴스/2012.3.18 : "이같은 조사 방해는 해당 부서 차원이 아니라 고위층의 지시에 따라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이뤄졌다고 공정위는 밝혔습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언론에 '이건희 회장이 진노했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삼성은 사장단 회의에서 법과 윤리를 위반한 임직원에겐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고 천명했습니다,

핵심 책임자인 박 모 전무를 중징계했다고도 밝혔습니다.

그런데, 그 박 전무, 1년여 뒤에 부사장으로 승진합니다.

조사관을 피해 잠적한 김 모 상무는 9개월 만에 전무로, 이들의 직속 상사인 홍 모 부사장 역시 곧바로 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몇 년 뒤 증거 인멸은 되풀이됐습니다.

이번에는 삼성바이이오로직스, 회사 회계 정보가 담긴 컴퓨터를 공장 바닥에 묻어버렸습니다.

지난 9일, 1심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직원들이 상사의 지시에 불법, 합법을 가리지 않고 따랐다고 개탄했습니다.

[김남근/변호사/참여연대 실행위원 : "충성이 법과 윤리보다 우선하고 불법적인 지시에도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조직 문화가 문제입니다. 대외적으로는 윤리경영을 얘기하면서도 대내적으로는 회사차원에서 조직적인 불법행위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밖으로 말하는 것과 안에서 돌아가는 게 크게 다르다는 비판, 삼성이 10년 넘게 끌어오다 인정한 반도체 직업병 논쟁에서도 아프게 제기됐습니다.

2012년, 삼성은 반도체 공장의 안전을 법규보다 더 엄격하게 관리한다고 밝혔지만, 몇 달 뒤 이뤄진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점검 결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상당한 문제점이 노출됐는데 수차례 지적에도 개선되지 않는다며, 내부 문제를 노출하지 않으려는 문화가 강해 근본적 개선에 지장이 있을 거라고 우려했습니다.

다시 2019년 12월의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뇌물 혐의에 대한 최종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구체성 없는 몇 줄 짜리 사과문이 이른바 '이재용 구하기' 차원으로 의심받는 이윱니다.

회장이 화를 내니 승진하더라는 삼성의 문법부터 바꿔야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삼성의 언어도 글자 그대로 읽힐 겁니다.

KBS 뉴스 임장원입니다.
  • ‘노조 와해’ 사과, 진정성 있나?…삼성의 ‘언어’를 읽는 법
    • 입력 2019-12-21 21:12:49
    • 수정2019-12-21 21:50:19
    뉴스 9
[앵커]

'노조 와해' 판결에 대한 삼성의 사과는 신뢰할 수 있을까요.

위법행위를 한 임원을 징계하겠다고 공언한 뒤에 슬그머니 승진시키고, 범죄의 증거가 될 수 있는 컴퓨터를 공장 바닥에 묻어버리고...

삼성의 '언어'와 실제 행태는 이렇게 정반대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 사과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한데, 임장원 경제주간이 이 삼성의 언어를 해석하는 방법, 자세히 설명해드립니다.

[리포트]

조기 와해, 비위 수집, 그리고 '불법 유도'까지, 글로벌기업 삼성의 문건이라곤 믿기지 않는 내용들이죠.

재판부는 이런 노조 와해 문건이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모의를 넘어 실행, 공모까지 이뤄졌다고 했습니다.

핵심 임원들이 법정 구속됐고, 삼성이 사과했습니다.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말, 믿어도 될까요?

지금 보시는 사진, 8년 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입니다.

삼성 직원들이 입구에서 공정위 조사관들을 가로막고, 그 사이, 사무실에선 컴퓨터와 서류가 빼돌려집니다.

[KBS 9시뉴스/2012.3.18 : "이같은 조사 방해는 해당 부서 차원이 아니라 고위층의 지시에 따라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이뤄졌다고 공정위는 밝혔습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언론에 '이건희 회장이 진노했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삼성은 사장단 회의에서 법과 윤리를 위반한 임직원에겐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고 천명했습니다,

핵심 책임자인 박 모 전무를 중징계했다고도 밝혔습니다.

그런데, 그 박 전무, 1년여 뒤에 부사장으로 승진합니다.

조사관을 피해 잠적한 김 모 상무는 9개월 만에 전무로, 이들의 직속 상사인 홍 모 부사장 역시 곧바로 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몇 년 뒤 증거 인멸은 되풀이됐습니다.

이번에는 삼성바이이오로직스, 회사 회계 정보가 담긴 컴퓨터를 공장 바닥에 묻어버렸습니다.

지난 9일, 1심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직원들이 상사의 지시에 불법, 합법을 가리지 않고 따랐다고 개탄했습니다.

[김남근/변호사/참여연대 실행위원 : "충성이 법과 윤리보다 우선하고 불법적인 지시에도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조직 문화가 문제입니다. 대외적으로는 윤리경영을 얘기하면서도 대내적으로는 회사차원에서 조직적인 불법행위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밖으로 말하는 것과 안에서 돌아가는 게 크게 다르다는 비판, 삼성이 10년 넘게 끌어오다 인정한 반도체 직업병 논쟁에서도 아프게 제기됐습니다.

2012년, 삼성은 반도체 공장의 안전을 법규보다 더 엄격하게 관리한다고 밝혔지만, 몇 달 뒤 이뤄진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점검 결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상당한 문제점이 노출됐는데 수차례 지적에도 개선되지 않는다며, 내부 문제를 노출하지 않으려는 문화가 강해 근본적 개선에 지장이 있을 거라고 우려했습니다.

다시 2019년 12월의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뇌물 혐의에 대한 최종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구체성 없는 몇 줄 짜리 사과문이 이른바 '이재용 구하기' 차원으로 의심받는 이윱니다.

회장이 화를 내니 승진하더라는 삼성의 문법부터 바꿔야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삼성의 언어도 글자 그대로 읽힐 겁니다.

KBS 뉴스 임장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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