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복식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남지성-송민규의 특별한 도전

입력 2019.12.24 (17:44) 수정 2019.12.2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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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성 송민규 복식조가 비장의 무기 ‘I 포메이션’으로 포인트를 획득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테니스는 단식만 있는 게 아닙니다. 복식에서도 세계 정상에 올라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한국 테니스 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남자 복식 본선에 진출하게 된 남지성-송민규 조(이하 남송 조). 23일 서울의 한 실내 테니스장에서 연습에 한창인 남송 조는 패턴 플레이 연습에 한창이었다. 특히 서브권을 가졌을 때, 상대 리턴을 뒤흔들 수 있는 '아이(I) 포메이션' 연습에 공을 들이고 있었다.

아이 포메이션은 코트 한가운데서 서브를 준비하는 동안 네트 앞 전위 플레이어가 가운데 서브 T 존 라인에 위치해 영어 알파벳 'I' 형태의 포메이션을 취하는 전술을 뜻한다. 프로 복식 경기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전술이지만, 남송 조는 이 포메이션을 특히 위기 상황, 꼭 득점이 필요한 때에 비장의 무기로 활용한다. 네트 앞 전위 플레이어가 좌우 어느 곳으로 움직일지 예측 불허이기 때문에 서브를 리턴하는 상대에게 혼란을 주는 방법이다.


남송 조는 지난 7일 중국 주하이에서 열린 호주오픈 아시아 태평양 지역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며 호주오픈 본선 진출권을 획득했다. 한국 테니스가 단식이 아닌 복식에서 메이저 대회 본선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송민규는 "한국 테니스 최초라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지만, 그만큼 우리가 노력한 대가라고 생각한다"면서 "처음에는 호주오픈에 나가는 것 자체로 좋았지만, 이제는 이왕 나가게 된 거 1회전 통과는 물론 32강, 16강을 거쳐 8강 이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송민규와 함께 찰떡 호흡을 맞춘 남지성 역시 "와일드카드로 나가는 것이지만 어느 경기든 항상 우승을 목표로 할 것이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상대 기에 눌리지 않고 늘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꼭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남지성과 송민규가 복식으로 호흡을 맞춘 건 지난 2015년부터. 태국과의 데이비스컵에서 노갑택 당시 대표팀 감독의 지도하에 국가대표 복식으로 손발을 맞추기 시작했다. 공교롭게 상무에 함께 입대하게 되면서 둘의 호흡은 더욱 꽃피울 수 있었고 지난 9월 데이비스컵 아시아 지역 예선 중국과의 원정 경기에서도 복식 대표로 뽑혔다.

힘과 기술의 조화가 남송 조의 강점이다. 강한 서브와 포핸드를 앞세운 송민규의 힘이 섬세한 기술과 경기 운영을 자랑하는 남지성의 감각과 만나 시너지를 내고 있다. 정희성 남자 국가대표 감독은 "그동안 한국 테니스는 확실한 복식 조가 없어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송민규 남지성이 나오면서 활력소가 생기고 데이비스컵에서도 복식이 강해졌기 때문에 어느 팀과 붙어도 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남송 조의 궁극적인 꿈은 '한국판 브라이언 형제'가 되는 것이다. 미국의 마이크와 밥 브라이언 쌍둥이 형제는 메이저 대회 남자 복식 통산 16회 우승에 빛나는, 역사상 최고의 테니스 복식 조로 꼽힌다.

송민규는 "테니스에서 단식이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맞지만, 복식에서도 좋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브라이언 형제들을 보면 그런 걸 느낀다."면서 "후배들도 단식에서 안되더라도 복식이란 또 다른 좋은 기회가 있다는 걸 인식하고 절대 좌절하지 말고 도전을 계속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남지성-송민규 조는 내년 1월 20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남자 복식 본선 1회전에 진출해 새 역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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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성 송민규 복식조가 비장의 무기 ‘I 포메이션’으로 포인트를 획득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남지성 송민규 복식조가 비장의 무기 ‘I 포메이션’으로 포인트를 획득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테니스는 단식만 있는 게 아닙니다. 복식에서도 세계 정상에 올라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한국 테니스 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남자 복식 본선에 진출하게 된 남지성-송민규 조(이하 남송 조). 23일 서울의 한 실내 테니스장에서 연습에 한창인 남송 조는 패턴 플레이 연습에 한창이었다. 특히 서브권을 가졌을 때, 상대 리턴을 뒤흔들 수 있는 '아이(I) 포메이션' 연습에 공을 들이고 있었다.

아이 포메이션은 코트 한가운데서 서브를 준비하는 동안 네트 앞 전위 플레이어가 가운데 서브 T 존 라인에 위치해 영어 알파벳 'I' 형태의 포메이션을 취하는 전술을 뜻한다. 프로 복식 경기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전술이지만, 남송 조는 이 포메이션을 특히 위기 상황, 꼭 득점이 필요한 때에 비장의 무기로 활용한다. 네트 앞 전위 플레이어가 좌우 어느 곳으로 움직일지 예측 불허이기 때문에 서브를 리턴하는 상대에게 혼란을 주는 방법이다.


남송 조는 지난 7일 중국 주하이에서 열린 호주오픈 아시아 태평양 지역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며 호주오픈 본선 진출권을 획득했다. 한국 테니스가 단식이 아닌 복식에서 메이저 대회 본선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송민규는 "한국 테니스 최초라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지만, 그만큼 우리가 노력한 대가라고 생각한다"면서 "처음에는 호주오픈에 나가는 것 자체로 좋았지만, 이제는 이왕 나가게 된 거 1회전 통과는 물론 32강, 16강을 거쳐 8강 이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송민규와 함께 찰떡 호흡을 맞춘 남지성 역시 "와일드카드로 나가는 것이지만 어느 경기든 항상 우승을 목표로 할 것이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상대 기에 눌리지 않고 늘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꼭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남지성과 송민규가 복식으로 호흡을 맞춘 건 지난 2015년부터. 태국과의 데이비스컵에서 노갑택 당시 대표팀 감독의 지도하에 국가대표 복식으로 손발을 맞추기 시작했다. 공교롭게 상무에 함께 입대하게 되면서 둘의 호흡은 더욱 꽃피울 수 있었고 지난 9월 데이비스컵 아시아 지역 예선 중국과의 원정 경기에서도 복식 대표로 뽑혔다.

힘과 기술의 조화가 남송 조의 강점이다. 강한 서브와 포핸드를 앞세운 송민규의 힘이 섬세한 기술과 경기 운영을 자랑하는 남지성의 감각과 만나 시너지를 내고 있다. 정희성 남자 국가대표 감독은 "그동안 한국 테니스는 확실한 복식 조가 없어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송민규 남지성이 나오면서 활력소가 생기고 데이비스컵에서도 복식이 강해졌기 때문에 어느 팀과 붙어도 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남송 조의 궁극적인 꿈은 '한국판 브라이언 형제'가 되는 것이다. 미국의 마이크와 밥 브라이언 쌍둥이 형제는 메이저 대회 남자 복식 통산 16회 우승에 빛나는, 역사상 최고의 테니스 복식 조로 꼽힌다.

송민규는 "테니스에서 단식이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맞지만, 복식에서도 좋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브라이언 형제들을 보면 그런 걸 느낀다."면서 "후배들도 단식에서 안되더라도 복식이란 또 다른 좋은 기회가 있다는 걸 인식하고 절대 좌절하지 말고 도전을 계속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남지성-송민규 조는 내년 1월 20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남자 복식 본선 1회전에 진출해 새 역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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