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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기’
한일 정상, 15개월 만에 “대화로 해결하자”…강제징용 입장차 확인
입력 2019.12.24 (18:48) 취재K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지난해 9월 뉴욕 유엔총회 계기로 정상회담을 한 지 15개월 만입니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난 이후엔 첫 정상회담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한일 관계는 사상 최악으로 치달았습니다. 일본은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하며 예고 없이 '경제 보복' 조치를 취했습니다. 반도체 소재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을 규제하고,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시킨 겁니다. 한국은 일본을 국제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종료를 결정했습니다.

미국의 반발로 지소미아는 지난 11월, 효력 종료 6시간 전 가까스로 종료가 연기됐습니다. 일본이 수출 규제를 철회해야 지소미아를 연장한다는 조건부였습니다. 대신 일본은 수출 규제 재검토를 약속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분위기는 나아지고 있습니다. 수출 당국 간 대화가 재개됐고, 일본은 지난 20일 반도체 소재 중 하나인 포토레지스트의 수출 규제를 먼저 완화해 성의를 보였습니다.


15개월 만에 만난 한일 정상…"대화로 관계 개선"

그리고 오늘 한일 정상이 만났습니다. 아베 총리는 밝게 웃으며 걸어들어왔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습니다. 웃는 얼굴로 사진 촬영을 마친 뒤 아베 총리는 "한일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이라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로서도 중요한 한일 관계를 계속 개선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고, 오늘은 아주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일본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해 최고위급 만남 자체를 거부해왔다는 점에 비춰보면 커다란 태도 변화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나 역사적, 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교역과 인적 교류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상생·번영의 동반자"라고 맞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잠시 불편함이 있어도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간 현안을 해결하려면 직접 만나서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양국 정상 모두 '솔직한 대화'를 강조했습니다. 한일 정상 간 회담은 예상됐던 시간보다 15분 넘게 이어졌습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그동안 대화를 거부하던 일본이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섰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고 두 정상이 뜻을 모았다는 것 자체가 한일 관계에 있어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강제 징용' 문제에 입장 차 여전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한일 정상회담 직후 브리핑을 통해 회담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먼저 두 정상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 대화를 나눴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이 취한 수출 규제가 7월 1일 이전 수준으로 조속히 회복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일본이 취한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와 백색 국가 제외 조치가 모두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3년 반 만에 수출 관리 정책 대화가 매우 유익하게 진행됐다고 들었다면서, 앞으로 수출 당국 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답했습니다.

두 정상은 강제 징용 배상 문제에 대해선 입장 차를 확인했습니다. 일본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강제 동원 배상 문제가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으며, 일본 기업에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한국은 대법원 판결은 삼권분립에 의해 존중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밝힌 것으로 보입니다. 두 정상은 다만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고민정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한일 기업과 국민 성금으로 재단을 만들어서 징용 피해를 보상하는 이른바 '문희상 안'에 대해 두 정상이 의견을 나눴는지에 대해서는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일본은 '문희상 안'이 ①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사람도 포함하는 방안이고 ②최종적, 불가역적인 해결을 약속하며 ③신일본제철 등 기업의 의무 참여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가해 기업이 기금에 참여하지 않을 여지를 남겨두는 건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속도감 있는' 진행 강조…외교당국 협의 시작될 듯

두 정상은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고, 정상 간 만남이 자주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뜻을 모았습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관련한 실무 협의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도록 아베 총리와 함께 독려해 나가자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일본이 향후 문제 해결을 두고 시간 끌기 작전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문 대통령이 협상이 빨리 진전되도록 하자고 강조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두 정상이 대화에 합의한 만큼 향후 논의는 투 트랙으로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일단 첫 번째 채널은 외교부-외무성 채널입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아키바 다케오 외무성 사무차관은 전화 통화를 통해 수시로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수출 당국 간 논의는 별도로 진행될 전망입니다. 꽉 막혀 있던 한일 관계가 두 정상의 만남을 계기로 다시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 한일 정상, 15개월 만에 “대화로 해결하자”…강제징용 입장차 확인
    • 입력 2019-12-24 18:48:45
    취재K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지난해 9월 뉴욕 유엔총회 계기로 정상회담을 한 지 15개월 만입니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난 이후엔 첫 정상회담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한일 관계는 사상 최악으로 치달았습니다. 일본은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하며 예고 없이 '경제 보복' 조치를 취했습니다. 반도체 소재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을 규제하고,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시킨 겁니다. 한국은 일본을 국제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종료를 결정했습니다.

미국의 반발로 지소미아는 지난 11월, 효력 종료 6시간 전 가까스로 종료가 연기됐습니다. 일본이 수출 규제를 철회해야 지소미아를 연장한다는 조건부였습니다. 대신 일본은 수출 규제 재검토를 약속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분위기는 나아지고 있습니다. 수출 당국 간 대화가 재개됐고, 일본은 지난 20일 반도체 소재 중 하나인 포토레지스트의 수출 규제를 먼저 완화해 성의를 보였습니다.


15개월 만에 만난 한일 정상…"대화로 관계 개선"

그리고 오늘 한일 정상이 만났습니다. 아베 총리는 밝게 웃으며 걸어들어왔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습니다. 웃는 얼굴로 사진 촬영을 마친 뒤 아베 총리는 "한일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이라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로서도 중요한 한일 관계를 계속 개선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고, 오늘은 아주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일본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해 최고위급 만남 자체를 거부해왔다는 점에 비춰보면 커다란 태도 변화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나 역사적, 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교역과 인적 교류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상생·번영의 동반자"라고 맞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잠시 불편함이 있어도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간 현안을 해결하려면 직접 만나서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양국 정상 모두 '솔직한 대화'를 강조했습니다. 한일 정상 간 회담은 예상됐던 시간보다 15분 넘게 이어졌습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그동안 대화를 거부하던 일본이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섰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고 두 정상이 뜻을 모았다는 것 자체가 한일 관계에 있어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강제 징용' 문제에 입장 차 여전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한일 정상회담 직후 브리핑을 통해 회담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먼저 두 정상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 대화를 나눴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이 취한 수출 규제가 7월 1일 이전 수준으로 조속히 회복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일본이 취한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와 백색 국가 제외 조치가 모두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3년 반 만에 수출 관리 정책 대화가 매우 유익하게 진행됐다고 들었다면서, 앞으로 수출 당국 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답했습니다.

두 정상은 강제 징용 배상 문제에 대해선 입장 차를 확인했습니다. 일본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강제 동원 배상 문제가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으며, 일본 기업에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한국은 대법원 판결은 삼권분립에 의해 존중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밝힌 것으로 보입니다. 두 정상은 다만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고민정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한일 기업과 국민 성금으로 재단을 만들어서 징용 피해를 보상하는 이른바 '문희상 안'에 대해 두 정상이 의견을 나눴는지에 대해서는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일본은 '문희상 안'이 ①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사람도 포함하는 방안이고 ②최종적, 불가역적인 해결을 약속하며 ③신일본제철 등 기업의 의무 참여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가해 기업이 기금에 참여하지 않을 여지를 남겨두는 건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속도감 있는' 진행 강조…외교당국 협의 시작될 듯

두 정상은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고, 정상 간 만남이 자주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뜻을 모았습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관련한 실무 협의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도록 아베 총리와 함께 독려해 나가자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일본이 향후 문제 해결을 두고 시간 끌기 작전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문 대통령이 협상이 빨리 진전되도록 하자고 강조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두 정상이 대화에 합의한 만큼 향후 논의는 투 트랙으로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일단 첫 번째 채널은 외교부-외무성 채널입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아키바 다케오 외무성 사무차관은 전화 통화를 통해 수시로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수출 당국 간 논의는 별도로 진행될 전망입니다. 꽉 막혀 있던 한일 관계가 두 정상의 만남을 계기로 다시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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