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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 ‘운전면허증’ 사진 찍어 내 것이라 하면?…“죄 안됨”
입력 2019.12.26 (06:03) 취재K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을 자신의 신분 증명을 위해 사용하면 '공문서 부정행사죄'로 처벌됩니다. 벌금 내지 2년 이하의 징역형이죠.

이는 운전면허증의 특성상 면허증에 표시된 사람이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한 사람이라는 '자격 증명'과 이를 지니고 있으면서 내보이는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라는 '동일인 증명'의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신에 스마트폰에 몰래 찍어 두었던 타인의 운전면허증 '사진'을 경찰관에게 보여줬다면, 이 사람도 공문서 부정행사죄에 해당할까요?

대법원이 낸 답은 '아니다'였습니다.

대법원 제2부는 공문서부정행사 등으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재판에서 하급심의 유죄 선고를 깨고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습니다.

앞서 A씨는 지난 2017년 서울 양천구에서 승용차를 몰고 가다 음주운전 및 무면허운전으로 적발됐습니다. A씨는 경찰관으로부터 면허증 제시를 요청받고, 자신의 스마트폰에 저장돼 있던 B씨의 운전면허증을 촬영한 이미지 파일을 경찰관에게 제시했다 적발돼 공문서 부정행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과 2심은 A씨가 타인의 운전면허증 사진을 제시한 것을 보고 공문서의 부정 행사로 판단하고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A씨는 당시 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태였지만 업무상 운전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 "궁여지책으로 B씨가 렌트한 차량을 빌려서 사용하게 되었고, 혹시나 차량을 운행하면서 단속이 됐을 경우에 B씨의 면허증을 제시할 목적으로 자동차운전면허증을 촬영해 둔 것"이라고 진술하기도 했습니다.

하급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목적 외에도 무면허운전으로 단속될 경우 다른 사람으로 행세할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3자로부터 신분확인을 위하여 신분증명서의 제시를 요구받고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을 제시한 행위는 그 사용목적에 따른 행사로서 공문서부정행사죄에 해당한다"면서 A씨의 공문서부정행사죄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A씨는 B씨의 자동차 운전면허증 이미지 파일이 '공문서'가 아닌 이상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하급심 재판부는 "이미지파일 자체를 공문서로 본 것이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미지파일을 제시한 것을 공문서행사의 한 방법으로 본 것"이라며 이를 배척했습니다.

그러나 판결은 대법원에서 뒤집혔습니다.

대법원은 "자동차 등의 운전자가 운전 중에 도로교통법 제92조 제2항에 따라 경찰공무원으로부터 운전면허증의 제시를 요구받은 경우 운전면허증의 '특정된 용법에 따른 행사'는 도로교통법 관계법령에 따라 '발급된 운전면허증 자체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도로교통법상 경찰에게 제시할 대상으로 규정된 운전면허증은 적법한 운전면허의 존재를 추단 내지 증명할 수 있는 '운전면허증 그 자체'를 가리키는 것이지, 그 이미지파일 형태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대법원은 따라서 "자동차 등의 운전자가 경찰공무원에게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 자체가 아니라 이를 촬영한 이미지파일을 휴대전화 화면 등을 통하여 보여주는 행위는 운전면허증의 특정된 용법에 따른 행사라고 볼 수 없는 것"이라며 "그로 인해 경찰공무원이 그릇된 신용을 형성할 위험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행위는 결국 공문서부정행사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원심으로 돌려보냈습니다.
  • 타인 ‘운전면허증’ 사진 찍어 내 것이라 하면?…“죄 안됨”
    • 입력 2019-12-26 06:03:34
    취재K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을 자신의 신분 증명을 위해 사용하면 '공문서 부정행사죄'로 처벌됩니다. 벌금 내지 2년 이하의 징역형이죠.

이는 운전면허증의 특성상 면허증에 표시된 사람이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한 사람이라는 '자격 증명'과 이를 지니고 있으면서 내보이는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라는 '동일인 증명'의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신에 스마트폰에 몰래 찍어 두었던 타인의 운전면허증 '사진'을 경찰관에게 보여줬다면, 이 사람도 공문서 부정행사죄에 해당할까요?

대법원이 낸 답은 '아니다'였습니다.

대법원 제2부는 공문서부정행사 등으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재판에서 하급심의 유죄 선고를 깨고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습니다.

앞서 A씨는 지난 2017년 서울 양천구에서 승용차를 몰고 가다 음주운전 및 무면허운전으로 적발됐습니다. A씨는 경찰관으로부터 면허증 제시를 요청받고, 자신의 스마트폰에 저장돼 있던 B씨의 운전면허증을 촬영한 이미지 파일을 경찰관에게 제시했다 적발돼 공문서 부정행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과 2심은 A씨가 타인의 운전면허증 사진을 제시한 것을 보고 공문서의 부정 행사로 판단하고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A씨는 당시 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태였지만 업무상 운전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 "궁여지책으로 B씨가 렌트한 차량을 빌려서 사용하게 되었고, 혹시나 차량을 운행하면서 단속이 됐을 경우에 B씨의 면허증을 제시할 목적으로 자동차운전면허증을 촬영해 둔 것"이라고 진술하기도 했습니다.

하급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목적 외에도 무면허운전으로 단속될 경우 다른 사람으로 행세할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3자로부터 신분확인을 위하여 신분증명서의 제시를 요구받고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을 제시한 행위는 그 사용목적에 따른 행사로서 공문서부정행사죄에 해당한다"면서 A씨의 공문서부정행사죄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A씨는 B씨의 자동차 운전면허증 이미지 파일이 '공문서'가 아닌 이상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하급심 재판부는 "이미지파일 자체를 공문서로 본 것이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미지파일을 제시한 것을 공문서행사의 한 방법으로 본 것"이라며 이를 배척했습니다.

그러나 판결은 대법원에서 뒤집혔습니다.

대법원은 "자동차 등의 운전자가 운전 중에 도로교통법 제92조 제2항에 따라 경찰공무원으로부터 운전면허증의 제시를 요구받은 경우 운전면허증의 '특정된 용법에 따른 행사'는 도로교통법 관계법령에 따라 '발급된 운전면허증 자체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도로교통법상 경찰에게 제시할 대상으로 규정된 운전면허증은 적법한 운전면허의 존재를 추단 내지 증명할 수 있는 '운전면허증 그 자체'를 가리키는 것이지, 그 이미지파일 형태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대법원은 따라서 "자동차 등의 운전자가 경찰공무원에게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 자체가 아니라 이를 촬영한 이미지파일을 휴대전화 화면 등을 통하여 보여주는 행위는 운전면허증의 특정된 용법에 따른 행사라고 볼 수 없는 것"이라며 "그로 인해 경찰공무원이 그릇된 신용을 형성할 위험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행위는 결국 공문서부정행사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원심으로 돌려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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