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글지글’ 송년회마저도…축산 농가 울상

입력 2019.12.26 (08:14) 수정 2019.12.2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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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송때 최고의 문장가로 불리는 소동파.

이런 이야기를 할 정도로 돼지고기 애호가였습니다.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은 속물이 되고, 돼지고기가 없으면 몸이 마른다, 대나무와 돼지고기 중 하나를 고르라면 당연히 돼지고기를 선택할 것이다."라고까지 했습니다.

한 번은 이렇게 좋아하는 돼지고기를 솥에 끓여놨다가 잠시 한 눈을 팔았는데, 타버린 줄 알았던 돼지고기 맛이 기가 막혔고.. 그래서 탄생한 음식이 바로 '동파육'입니다.

우리나라 국민도 소동파 만큼은 아니더라도 돼지고기, 좋아하시죠,

요즘 한창 송년회 시기인데, 이 송년회 대표 메뉴가 삼겹살일 정도죠.

그래서 12월은 양돈농가에선 송년회 특수를 누리는 시기였는데요.

그런데, 올해는요, 사정이 많이 다르다고 합니다.

돼지고기 수요가 많아야할 시기인데 찾는 사람이 오히려 줄고, 그래서 돼지고기값도 내려가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이번달 셋째주, 그러니까 지난주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격은 1㎏당 3149원으로 그 전주 가격인 3771원보다 13%가까이 떨어졌습니다.

2주 연속 돼지고기 값이 떨어진 건데, 대목이라는 12월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겁니다.

이런 가격은 농업관측본부와 협회가 예상한 이달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인 3600원에서 3900원에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양돈 농가의 대목을 이끌 이른바 '송년회 돼지고기 특수'가 왜 약해진 걸까요?

먼저 이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은데, 예전에는 기업에서 반드시 송년회를 하는 문화가 있었다면, 요즘엔 송년회를 해도 그만, 또 안 해도 그만이라는 문화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단체로 모여서 밥을 먹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많은 게 사실이죠.

또 송년회를 한다고 하더라도 '삼겹살에 소주 한잔' 이런 식의, 이른바 '정통파 방식'이 아닌 영화나 연극 관람 등으로 송년회를 하는 경향도 늘고 있죠.

이런 식으로 회식이나 송년회 문화가 바뀌고 있는 데다가, 결정적으로 지난 9월에는 국내에서 처음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면서 돼지고기 소비가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병에 걸린 돼지고기는 아예 출고 자체가 되지 않고, 정말 정말 혹여나 먹더라도 인체 감염 가능성이 없는데도 말입니다.

그러니까 송년회 시즌 전부터 양돈 농가의 시름은 깊어진 건데요, 겪고 있는 어려움, 어느 정도일까요?

지금 보시는 화면, 전주의 축협 행사장 모습인데요.

막연한 불안감에 돼지고기가 안 팔리다보니까 소비자들에게 안전을 홍보하면서..

삼겹살부터 목살까지 시중 가격의 70% 아래로 싸게 팔면서 소비자들에게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겁니다.

양돈 농가들은 이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집니다.

값이 떨어지다보니 애타게 키운 돼지를 팔면 팔수록 손해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사룟값도 안 나온다' 이 이야기죠.

이야기 들어보시죠.

[김정기/한돈협회 완주군 지부장/지난달 15일 : "지금 돼지 한마리 팔면 110kg 기준, 12만 원 적자가 나고 있습니다. 우리 돼지 안심하고 드시면 좋겠습니다."]

전반적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줄다보니까..소시지 생산업체 등 육가공업계에서도 가공 물량을 줄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농가, 육가공업계, 소매점 등 업계 전반으로 불황이 확대되는 모양새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떨까요?

양돈농가에선 이제 설 명절 수요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설 명절이 지나고 나면 돼지고기 소비가 살아날만한 호재가 없다는 겁니다.

전반적인 소비 불황에다 소고기와 닭고기 등 대체재들이 약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양돈농가의 시름이 이래저래 깊어지고 있습니다.

친절한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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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26 08:15:45
    • 수정2019-12-26 08: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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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송때 최고의 문장가로 불리는 소동파.

이런 이야기를 할 정도로 돼지고기 애호가였습니다.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은 속물이 되고, 돼지고기가 없으면 몸이 마른다, 대나무와 돼지고기 중 하나를 고르라면 당연히 돼지고기를 선택할 것이다."라고까지 했습니다.

한 번은 이렇게 좋아하는 돼지고기를 솥에 끓여놨다가 잠시 한 눈을 팔았는데, 타버린 줄 알았던 돼지고기 맛이 기가 막혔고.. 그래서 탄생한 음식이 바로 '동파육'입니다.

우리나라 국민도 소동파 만큼은 아니더라도 돼지고기, 좋아하시죠,

요즘 한창 송년회 시기인데, 이 송년회 대표 메뉴가 삼겹살일 정도죠.

그래서 12월은 양돈농가에선 송년회 특수를 누리는 시기였는데요.

그런데, 올해는요, 사정이 많이 다르다고 합니다.

돼지고기 수요가 많아야할 시기인데 찾는 사람이 오히려 줄고, 그래서 돼지고기값도 내려가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이번달 셋째주, 그러니까 지난주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격은 1㎏당 3149원으로 그 전주 가격인 3771원보다 13%가까이 떨어졌습니다.

2주 연속 돼지고기 값이 떨어진 건데, 대목이라는 12월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겁니다.

이런 가격은 농업관측본부와 협회가 예상한 이달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인 3600원에서 3900원에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양돈 농가의 대목을 이끌 이른바 '송년회 돼지고기 특수'가 왜 약해진 걸까요?

먼저 이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은데, 예전에는 기업에서 반드시 송년회를 하는 문화가 있었다면, 요즘엔 송년회를 해도 그만, 또 안 해도 그만이라는 문화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단체로 모여서 밥을 먹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많은 게 사실이죠.

또 송년회를 한다고 하더라도 '삼겹살에 소주 한잔' 이런 식의, 이른바 '정통파 방식'이 아닌 영화나 연극 관람 등으로 송년회를 하는 경향도 늘고 있죠.

이런 식으로 회식이나 송년회 문화가 바뀌고 있는 데다가, 결정적으로 지난 9월에는 국내에서 처음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면서 돼지고기 소비가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병에 걸린 돼지고기는 아예 출고 자체가 되지 않고, 정말 정말 혹여나 먹더라도 인체 감염 가능성이 없는데도 말입니다.

그러니까 송년회 시즌 전부터 양돈 농가의 시름은 깊어진 건데요, 겪고 있는 어려움, 어느 정도일까요?

지금 보시는 화면, 전주의 축협 행사장 모습인데요.

막연한 불안감에 돼지고기가 안 팔리다보니까 소비자들에게 안전을 홍보하면서..

삼겹살부터 목살까지 시중 가격의 70% 아래로 싸게 팔면서 소비자들에게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겁니다.

양돈 농가들은 이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집니다.

값이 떨어지다보니 애타게 키운 돼지를 팔면 팔수록 손해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사룟값도 안 나온다' 이 이야기죠.

이야기 들어보시죠.

[김정기/한돈협회 완주군 지부장/지난달 15일 : "지금 돼지 한마리 팔면 110kg 기준, 12만 원 적자가 나고 있습니다. 우리 돼지 안심하고 드시면 좋겠습니다."]

전반적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줄다보니까..소시지 생산업체 등 육가공업계에서도 가공 물량을 줄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농가, 육가공업계, 소매점 등 업계 전반으로 불황이 확대되는 모양새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떨까요?

양돈농가에선 이제 설 명절 수요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설 명절이 지나고 나면 돼지고기 소비가 살아날만한 호재가 없다는 겁니다.

전반적인 소비 불황에다 소고기와 닭고기 등 대체재들이 약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양돈농가의 시름이 이래저래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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