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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훈의 시사본부] “일가족 극단적 선택, 죽음 이전에 채무가 있었다”
입력 2019.12.26 (16:02) 수정 2019.12.27 (09:50) 오태훈의 시사본부
- 반복되는 일가족의 극단적 선택, 비참한 일... 가난이 가족에게 주는 영향 돌아봐야
- 근로소득이 중단되었을 때 빈곤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 한국 사회의 현실
- 죽음 이전에 채무가 있어... 채무에 한번 얽히면 개인의 생활과 정서 파괴돼
- 사회보험은 차별적... 정규직 가입률 높지만 비정규직은 절반 수준
- 따라서 가난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을 때 더 가난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
- 빈곤층 지원 제도 있지만, 이런 제도의 출입문은 너무 좁고 엄격해
- 소득이 중단되었을 때, 사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 고민해야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12월 26일(목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김윤영 사무국장(빈곤사회연대)



▷ 오태훈 : 한 달 여 전에 인천에서 일가족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앞둔 시점에 대구에서 또 한 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경찰은 생활고 때문이라고 보고 수사 진행하고 있는데요. 도움이 필요한 분들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사무국장을 연결하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김윤영 : 안녕하세요?

▷ 오태훈 : 성탄절 앞두고 대구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학교를 나오지 않아서 담임선생님이 가정을 방문해서 경찰에 신고를 해 발견이 된 건데 이번 사건 어떻게 보셨어요?

▶ 김윤영 : 이런 일들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게 정말 비참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특히 일가족이 계속 이런 비극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주목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좀 듭니다. 가난이 가족들에게 주는 영향이 그냥 불편하거나 어려운 일 정도가 아니라 생명과 맞바꿀 만큼 힘든 상황으로 보답한다는 것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지에 대해 반성하고 돌아볼 때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더 조사를 해봐야겠습니다만 생활고 등을 이유로 이렇게 일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그런 이유가 어떨까 싶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이걸?

▶ 김윤영 : 물론 인천의 일가족이나 성동 네모녀, 그리고 예전에 송파 세모녀라든지 아니면 이번 여름에 있었던 한 씨 모자의 사망사건 이런 것들이 단일한 이유로 이 사람들이 왜 이런 일을 겪게 되었는지를 설명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가난에 빠지게 되는 경로가 이것을 겪는 사람들의 숫자만큼 똑같이 다양한 것이기 때문에 하나의 원인을 짚어낼 수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근로소득이 중단되었을 때 빈곤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 한국의 현실이라는 점 그리고 이렇게 해서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사실 사회보장제도가 발빠르게 작동을 하거나 충분하게 보장을 하는 시스템은 아니라는 점 이런 점들에 대해서 고려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과거에도 이런 일들이 비슷한 수치상으로 있었는데도 모르고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최근 들어서 더욱더 많아지고 두드러지고 있는 것인지. 어떻게 보십니까?

▶ 김윤영 : 저희가 뭐 이렇게 발생하는 사건 모두가 보도된다고 보기는 어렵겠으나 자살률이 한국사회는 굉장히 높은 나라이고 이렇게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채무나 가난의 문제 때문에 자살을 시도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런 일들이 굉장히 많아지고 있고 또 우리 사회에 되게 많은 분들이 이런 고민을 하고 계시다는 것은 확실한 이유로 보이고요. 특히 이번에 대구에서 돌아가신 분들도 그렇지만 예전에 이제 다른 분들 같은 경우에도 거의 죽음 이전에 채무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한국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급하게 돈이 필요하거나 위기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 충분히 돈을 모으기 어려운 노동환경이지만 이렇게 위기가 닥쳤을 때 채무의 고리에 한 번 얽히게 되고 이것을 절대 해결하지 못하면 지나치게 심각한 독촉이나 아니면 이것을 갚아야 한다는 압박에 많이 시달리고 있는 이번 상황에 대해서도 고려를 해야 할 것 같고요. 또 이런 것들이 개인의 생활과 정서를 굉장히 파괴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리는 어떻게 좀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어떤 더 이상의 버틸 수 없는 지경까지 몰렸을 때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사회 안전망이라는 제도를 이용해야 한다고 우리가 이야기를 하거든요. 지금 우리 사회에 안전망이라고 하는 제도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김윤영 : 사실 보통 복지제도에서 뼈대가 되는 것이라고 하면 사회보험이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국민연금이라든지 건강보험이라든지 고용보험 이런 것들이 뼈대가 되는 사회보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사회보험 가입률 같은 경우에도 상당히 차별적입니다. 정규직 가입률은 상당히 높은데 반해서 거의 80%, 90% 이상이 가입하고 있는데 반해서 비정규직 더 불안정하고 열악한 일을 자리나 아니면 더 낮은 임금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가입률은 이것의 절반 정도에밖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수준이거든요. 그렇게 해서 이런 소득이 중단되었을 때 사실 더 가난한 일자리에 있었던 노동자들이 더 가난에 빠지기가 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데 이렇게 되었을 때 차상위계층이나 기초생활보장제도와 같은 빈곤층을 지원하는 제도가 있다고 하지만 이 빈곤층을 지원하는 제도들의 출입문은 너무나 좁고 엄격합니다. 그래서 동주민센터나 이런 데는 항상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도와드린다. 48시간 내에 지원한다, 긴급복지를 지원한다 이런 많은 홍보물이 있기는 하지만 신청을 해봤던 많은 분들이 나는 안 된다고 하더라 이런 이야기를 하시거든요. 이게 지나치게 낮고 까다로운 그런 기준이 마련되어 있다 보니까 많은 분들이 실질적으로 포괄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 부분인데요. 이번 대구 가족 경우에도 우리가 기초생활수급자라는 제도가 있는데 여기에 해당이 안 된다고 들었거든요. 뭐 여러 커뮤니티들 이런 데 도움을 호소합니다라고 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작 기초생활수급제도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이런 이야기들 많이 들리거든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 김윤영 : 이 가구 같은 경우에는 일단 자산으로 승용차 같은 것들이 있었는데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는 승용차의 소득 환산율을 100%로 계산합니다. 그러니까 소득 환산율이라는 게 무엇이냐 하면 원래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일정 소득 수준 이하의 사람들을 지원하는 제도인데 실제 소득이 있지 않더라도 본인이 갖고 있는 자동차가 있으면 그 자동차의 가액을 한 달 소득으로 잡는다는 거죠. 그래서 내가 갖고 있는 자동차가 만약에 500만 원이다. 그러면 한 달에 500만 원의 수입이 있다고 미루어 짐작을 하는 겁니다. 그렇다 보니까 사실상 자동차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몇몇 장애인 가구라든지 이런 경우를 제외하면 자동차를 소유하거나 이러기가 상당히 힘든 상황이고 반대로 얘기하면 자동차를 가지고 있으면 기초생활보장제도와 같은 제도에 진입을 할 수 없다는 거죠. 더불어서 이 가구 같은 경우에는 어머니가 200만 원 정도의 월 근로소득이 있으셨다고 해요. 그런데 200만 원 정도의 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4인 가구 선정 기준으로 모두 다 초과하게 됩니다. 그래서 의료급여 수급 선정 기준이 180만 원, 생계급여가 138만 원 정도가 되는데 이런 기준을 모두 다 초과하다 보니까 신청했다고 할지라도 선정이 될 수는 없었을 거고요. 약간의 근로소득이 대부분 채무나 이런 데로 사용이 된다고 할지라도 채무는 재산의 규모를 산정하는 데에서는 제하지만 소득에서는 제하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에 선정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기준에는 미치지 않고 게다가 채무까지 있으면 그런 가족에게는 우리 사회 안전망이라는 것이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겠군요.

▶ 김윤영 : 그렇군요. 그래서 사실 이 사이에 빠져버린 사람들이 굉장히 광범위하고 많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그러니까 우리 사회 빈곤율이 16% 정도라고 하고 완전 소득이 최저생계비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7~8% 정도 된다고 해요. 그러면 사실 7~8% 정도의 이 사람은 최소한의 복지제도의 혜택인 기초생활보장제도나 차상위계층 선정 정도는 되어야지 논리적으로 맞거든요. 그런데 사실 지금 현재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 숫자는 3.5%, 4% 채 미달하는 수준에 항상 머무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나머지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기초생활수급자조차 되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밀려나 있다. 그러면 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가장 대표적으로는 부양 의무자 기준. 자신의 가족들의 소득이나 재산 때문에 수급 신청을 하지 못하거나 수급을 받더라도 수급에서 탈락하고 있는 수급을 받다가도 탈락을 하는 이런 사람들인 거고요. 그 외에는 이렇게 엄격한 자산 기준들이나 근로 능력 평가 이런 것들 때문에 수급 신청을 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겠죠. 그래서 이런 문제를 좀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그리고 더욱더 적극적인 조치로는 저소득 노동자들에게 사회안전망이 확대될 필요가 굉장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송파 세모녀 같은 경우에도 어머니가 빙판길에 넘어지면서 근로소득이 중단되고 이때 극단적인 선택이 있었던 거잖아요. 그런데 이분들 같은 경우에는 산재보험이라든지 아니면 고용보험. 그러니까 실업급여 혜택도 받지 못했거든요. 이 역시 주방에서 일을 하던 불안정한 비정규직 저소득 노동자였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던 것인데요. 이렇게 사회보험 역시 현재 노동 구조의 위계를 그대로 답습하는 방식으로 차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서 어떻게 하면 가입률을 높이고 소득이 중단되었을 때 사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이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 오태훈 : 청취자 한귀복 님께서 “가난은 나라님도 구할 수 없다더니 너무 안타깝습니다.”라는 의견도 보내주셨습니다. 우리 사회 안전망 잘 작동하고 있는지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사무국장과 함께 말씀 나누고 있는데요. 지금 이런 부분인 것 같습니다. 갑작스러운 일시적인 위기 때문에 이런 극단적 선택까지 오게 된다고 그러면 일시적인 위기를 벗어날 수 있게끔 사회가 도와준다 그러면 이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일시적인 위기를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요?

▶ 김윤영 : 긴급복지지원제도 같은 것들이 그런 상황에 대처를 해주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사실 이 긴급복지지원제도에서 한정하고 있는 위기의 종류가 너무나 적습니다. 예를 들어 주소득자가 실직을 했다든지 아니면 구금이 되었다든지 집에 화재가 났다든지 이런 아주 몇 가지 사례들로만 특정을 하고 있다 보니까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들은 신청을 하더라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서 거절을 당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저희가 실제 신청을 해보더라도 이런 황망한 경우들도 많이 겪게 되는데 일세로 쪽방에서 일세를 내고 사시는 분이 20일 동안 일세를 내지 못해서 저희가 긴급주거지원 신청을 한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2달이나 3달 이상의 이런 월세 체납이 있는 경우에만 지원하기 때문에 2주일 동안의 일세 체납은 지원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이렇게 굉장히 좁고 까다롭게 심사를 하고 여기에 해당하는 사유들을 좁고 까다롭게 이미 설정을 해놨기 때문에 사실상 신청을 하더라도 또 나에게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서 돌아오는 분들이 굉장히 많이 있는 거죠. 그래서 저는 지금 현재 있는 빈곤층 복지제도들이 지나치게 낮은 선정 기준과 까다로운 선정 기준을 통해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미 더 마른 걸레를 쥐어짜듯이 물기가 쪽 빠진 이후에나 뒤늦게 작동하는 이런 제도가 되어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채무라든지 더 어려운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게 되는 것 같아요. 아니면 일을 할수록 더 상황이나 건강이 악화되는 일자리를 성급하게 나설 수밖에 없게 된다든지. 그러다 보니까 다시 또 더 어려운 상황에 진입을 하게 되는 이런 악순환을 사람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점에 대해서 좀 반성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지원하겠다는 기준이 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지금 0770님께서 “저는 개인회생 변제 중인 사람인데요. 실직, 암 투병으로 인한 변제금 납입 일시중단을 법원이 인정하지 않습니다. 실질적인 법안 마련이 필요합니다.”라는 의견도 보내주셨는데. 우리 사회에 좀 지적도 필요하지만 꼭 필요한 제도, 보완해야 할 정책들 어떤 것을 하면 될까. 말씀해주시죠.

▶ 김윤영 : 사실 한 가지 묘안이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점에 대해서는 인정을 해야겠지만 지금 현재 기초생활보장제도 사각지대의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것이 바로 부양 의무자 기준이거든요. 80만 명 정도의 사람들이 부양 의무자 기준 때문에 수급자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있는데 이분들의 사망사고 소식 역시 언제나 연일 뉴스를 장식하는 일들 중에 하나잖아요.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부양 의무자 기준 폐쇄하겠다고 공약을 했는데 아직까지 생계의료 급여에서 부양 의무자 기준 폐지 방안이 전혀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 공약 이행을 통해서 최소한 가장 어려운 빈곤층들의 생존을 먼저 책임질 수 있는 이런 제도 개선이 시급히 요청된다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윤영 : 감사합니다.

▷ 오태훈 : 지금까지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사무국장과 함께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게티이미지]
  • [오태훈의 시사본부] “일가족 극단적 선택, 죽음 이전에 채무가 있었다”
    • 입력 2019-12-26 16:02:37
    • 수정2019-12-27 09:50:52
    오태훈의 시사본부
- 반복되는 일가족의 극단적 선택, 비참한 일... 가난이 가족에게 주는 영향 돌아봐야
- 근로소득이 중단되었을 때 빈곤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 한국 사회의 현실
- 죽음 이전에 채무가 있어... 채무에 한번 얽히면 개인의 생활과 정서 파괴돼
- 사회보험은 차별적... 정규직 가입률 높지만 비정규직은 절반 수준
- 따라서 가난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을 때 더 가난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
- 빈곤층 지원 제도 있지만, 이런 제도의 출입문은 너무 좁고 엄격해
- 소득이 중단되었을 때, 사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 고민해야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12월 26일(목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김윤영 사무국장(빈곤사회연대)



▷ 오태훈 : 한 달 여 전에 인천에서 일가족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앞둔 시점에 대구에서 또 한 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경찰은 생활고 때문이라고 보고 수사 진행하고 있는데요. 도움이 필요한 분들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사무국장을 연결하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김윤영 : 안녕하세요?

▷ 오태훈 : 성탄절 앞두고 대구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학교를 나오지 않아서 담임선생님이 가정을 방문해서 경찰에 신고를 해 발견이 된 건데 이번 사건 어떻게 보셨어요?

▶ 김윤영 : 이런 일들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게 정말 비참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특히 일가족이 계속 이런 비극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주목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좀 듭니다. 가난이 가족들에게 주는 영향이 그냥 불편하거나 어려운 일 정도가 아니라 생명과 맞바꿀 만큼 힘든 상황으로 보답한다는 것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지에 대해 반성하고 돌아볼 때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더 조사를 해봐야겠습니다만 생활고 등을 이유로 이렇게 일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그런 이유가 어떨까 싶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이걸?

▶ 김윤영 : 물론 인천의 일가족이나 성동 네모녀, 그리고 예전에 송파 세모녀라든지 아니면 이번 여름에 있었던 한 씨 모자의 사망사건 이런 것들이 단일한 이유로 이 사람들이 왜 이런 일을 겪게 되었는지를 설명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가난에 빠지게 되는 경로가 이것을 겪는 사람들의 숫자만큼 똑같이 다양한 것이기 때문에 하나의 원인을 짚어낼 수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근로소득이 중단되었을 때 빈곤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 한국의 현실이라는 점 그리고 이렇게 해서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사실 사회보장제도가 발빠르게 작동을 하거나 충분하게 보장을 하는 시스템은 아니라는 점 이런 점들에 대해서 고려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과거에도 이런 일들이 비슷한 수치상으로 있었는데도 모르고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최근 들어서 더욱더 많아지고 두드러지고 있는 것인지. 어떻게 보십니까?

▶ 김윤영 : 저희가 뭐 이렇게 발생하는 사건 모두가 보도된다고 보기는 어렵겠으나 자살률이 한국사회는 굉장히 높은 나라이고 이렇게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채무나 가난의 문제 때문에 자살을 시도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런 일들이 굉장히 많아지고 있고 또 우리 사회에 되게 많은 분들이 이런 고민을 하고 계시다는 것은 확실한 이유로 보이고요. 특히 이번에 대구에서 돌아가신 분들도 그렇지만 예전에 이제 다른 분들 같은 경우에도 거의 죽음 이전에 채무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한국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급하게 돈이 필요하거나 위기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 충분히 돈을 모으기 어려운 노동환경이지만 이렇게 위기가 닥쳤을 때 채무의 고리에 한 번 얽히게 되고 이것을 절대 해결하지 못하면 지나치게 심각한 독촉이나 아니면 이것을 갚아야 한다는 압박에 많이 시달리고 있는 이번 상황에 대해서도 고려를 해야 할 것 같고요. 또 이런 것들이 개인의 생활과 정서를 굉장히 파괴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리는 어떻게 좀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어떤 더 이상의 버틸 수 없는 지경까지 몰렸을 때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사회 안전망이라는 제도를 이용해야 한다고 우리가 이야기를 하거든요. 지금 우리 사회에 안전망이라고 하는 제도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김윤영 : 사실 보통 복지제도에서 뼈대가 되는 것이라고 하면 사회보험이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국민연금이라든지 건강보험이라든지 고용보험 이런 것들이 뼈대가 되는 사회보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사회보험 가입률 같은 경우에도 상당히 차별적입니다. 정규직 가입률은 상당히 높은데 반해서 거의 80%, 90% 이상이 가입하고 있는데 반해서 비정규직 더 불안정하고 열악한 일을 자리나 아니면 더 낮은 임금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가입률은 이것의 절반 정도에밖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수준이거든요. 그렇게 해서 이런 소득이 중단되었을 때 사실 더 가난한 일자리에 있었던 노동자들이 더 가난에 빠지기가 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데 이렇게 되었을 때 차상위계층이나 기초생활보장제도와 같은 빈곤층을 지원하는 제도가 있다고 하지만 이 빈곤층을 지원하는 제도들의 출입문은 너무나 좁고 엄격합니다. 그래서 동주민센터나 이런 데는 항상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도와드린다. 48시간 내에 지원한다, 긴급복지를 지원한다 이런 많은 홍보물이 있기는 하지만 신청을 해봤던 많은 분들이 나는 안 된다고 하더라 이런 이야기를 하시거든요. 이게 지나치게 낮고 까다로운 그런 기준이 마련되어 있다 보니까 많은 분들이 실질적으로 포괄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 부분인데요. 이번 대구 가족 경우에도 우리가 기초생활수급자라는 제도가 있는데 여기에 해당이 안 된다고 들었거든요. 뭐 여러 커뮤니티들 이런 데 도움을 호소합니다라고 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작 기초생활수급제도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이런 이야기들 많이 들리거든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 김윤영 : 이 가구 같은 경우에는 일단 자산으로 승용차 같은 것들이 있었는데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는 승용차의 소득 환산율을 100%로 계산합니다. 그러니까 소득 환산율이라는 게 무엇이냐 하면 원래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일정 소득 수준 이하의 사람들을 지원하는 제도인데 실제 소득이 있지 않더라도 본인이 갖고 있는 자동차가 있으면 그 자동차의 가액을 한 달 소득으로 잡는다는 거죠. 그래서 내가 갖고 있는 자동차가 만약에 500만 원이다. 그러면 한 달에 500만 원의 수입이 있다고 미루어 짐작을 하는 겁니다. 그렇다 보니까 사실상 자동차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몇몇 장애인 가구라든지 이런 경우를 제외하면 자동차를 소유하거나 이러기가 상당히 힘든 상황이고 반대로 얘기하면 자동차를 가지고 있으면 기초생활보장제도와 같은 제도에 진입을 할 수 없다는 거죠. 더불어서 이 가구 같은 경우에는 어머니가 200만 원 정도의 월 근로소득이 있으셨다고 해요. 그런데 200만 원 정도의 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4인 가구 선정 기준으로 모두 다 초과하게 됩니다. 그래서 의료급여 수급 선정 기준이 180만 원, 생계급여가 138만 원 정도가 되는데 이런 기준을 모두 다 초과하다 보니까 신청했다고 할지라도 선정이 될 수는 없었을 거고요. 약간의 근로소득이 대부분 채무나 이런 데로 사용이 된다고 할지라도 채무는 재산의 규모를 산정하는 데에서는 제하지만 소득에서는 제하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에 선정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기준에는 미치지 않고 게다가 채무까지 있으면 그런 가족에게는 우리 사회 안전망이라는 것이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겠군요.

▶ 김윤영 : 그렇군요. 그래서 사실 이 사이에 빠져버린 사람들이 굉장히 광범위하고 많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그러니까 우리 사회 빈곤율이 16% 정도라고 하고 완전 소득이 최저생계비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7~8% 정도 된다고 해요. 그러면 사실 7~8% 정도의 이 사람은 최소한의 복지제도의 혜택인 기초생활보장제도나 차상위계층 선정 정도는 되어야지 논리적으로 맞거든요. 그런데 사실 지금 현재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 숫자는 3.5%, 4% 채 미달하는 수준에 항상 머무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나머지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기초생활수급자조차 되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밀려나 있다. 그러면 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가장 대표적으로는 부양 의무자 기준. 자신의 가족들의 소득이나 재산 때문에 수급 신청을 하지 못하거나 수급을 받더라도 수급에서 탈락하고 있는 수급을 받다가도 탈락을 하는 이런 사람들인 거고요. 그 외에는 이렇게 엄격한 자산 기준들이나 근로 능력 평가 이런 것들 때문에 수급 신청을 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겠죠. 그래서 이런 문제를 좀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그리고 더욱더 적극적인 조치로는 저소득 노동자들에게 사회안전망이 확대될 필요가 굉장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송파 세모녀 같은 경우에도 어머니가 빙판길에 넘어지면서 근로소득이 중단되고 이때 극단적인 선택이 있었던 거잖아요. 그런데 이분들 같은 경우에는 산재보험이라든지 아니면 고용보험. 그러니까 실업급여 혜택도 받지 못했거든요. 이 역시 주방에서 일을 하던 불안정한 비정규직 저소득 노동자였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던 것인데요. 이렇게 사회보험 역시 현재 노동 구조의 위계를 그대로 답습하는 방식으로 차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서 어떻게 하면 가입률을 높이고 소득이 중단되었을 때 사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이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 오태훈 : 청취자 한귀복 님께서 “가난은 나라님도 구할 수 없다더니 너무 안타깝습니다.”라는 의견도 보내주셨습니다. 우리 사회 안전망 잘 작동하고 있는지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사무국장과 함께 말씀 나누고 있는데요. 지금 이런 부분인 것 같습니다. 갑작스러운 일시적인 위기 때문에 이런 극단적 선택까지 오게 된다고 그러면 일시적인 위기를 벗어날 수 있게끔 사회가 도와준다 그러면 이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일시적인 위기를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요?

▶ 김윤영 : 긴급복지지원제도 같은 것들이 그런 상황에 대처를 해주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사실 이 긴급복지지원제도에서 한정하고 있는 위기의 종류가 너무나 적습니다. 예를 들어 주소득자가 실직을 했다든지 아니면 구금이 되었다든지 집에 화재가 났다든지 이런 아주 몇 가지 사례들로만 특정을 하고 있다 보니까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들은 신청을 하더라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서 거절을 당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저희가 실제 신청을 해보더라도 이런 황망한 경우들도 많이 겪게 되는데 일세로 쪽방에서 일세를 내고 사시는 분이 20일 동안 일세를 내지 못해서 저희가 긴급주거지원 신청을 한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2달이나 3달 이상의 이런 월세 체납이 있는 경우에만 지원하기 때문에 2주일 동안의 일세 체납은 지원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이렇게 굉장히 좁고 까다롭게 심사를 하고 여기에 해당하는 사유들을 좁고 까다롭게 이미 설정을 해놨기 때문에 사실상 신청을 하더라도 또 나에게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서 돌아오는 분들이 굉장히 많이 있는 거죠. 그래서 저는 지금 현재 있는 빈곤층 복지제도들이 지나치게 낮은 선정 기준과 까다로운 선정 기준을 통해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미 더 마른 걸레를 쥐어짜듯이 물기가 쪽 빠진 이후에나 뒤늦게 작동하는 이런 제도가 되어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채무라든지 더 어려운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게 되는 것 같아요. 아니면 일을 할수록 더 상황이나 건강이 악화되는 일자리를 성급하게 나설 수밖에 없게 된다든지. 그러다 보니까 다시 또 더 어려운 상황에 진입을 하게 되는 이런 악순환을 사람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점에 대해서 좀 반성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지원하겠다는 기준이 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지금 0770님께서 “저는 개인회생 변제 중인 사람인데요. 실직, 암 투병으로 인한 변제금 납입 일시중단을 법원이 인정하지 않습니다. 실질적인 법안 마련이 필요합니다.”라는 의견도 보내주셨는데. 우리 사회에 좀 지적도 필요하지만 꼭 필요한 제도, 보완해야 할 정책들 어떤 것을 하면 될까. 말씀해주시죠.

▶ 김윤영 : 사실 한 가지 묘안이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점에 대해서는 인정을 해야겠지만 지금 현재 기초생활보장제도 사각지대의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것이 바로 부양 의무자 기준이거든요. 80만 명 정도의 사람들이 부양 의무자 기준 때문에 수급자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있는데 이분들의 사망사고 소식 역시 언제나 연일 뉴스를 장식하는 일들 중에 하나잖아요.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부양 의무자 기준 폐쇄하겠다고 공약을 했는데 아직까지 생계의료 급여에서 부양 의무자 기준 폐지 방안이 전혀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 공약 이행을 통해서 최소한 가장 어려운 빈곤층들의 생존을 먼저 책임질 수 있는 이런 제도 개선이 시급히 요청된다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윤영 : 감사합니다.

▷ 오태훈 : 지금까지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사무국장과 함께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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