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호 영입인재는 ‘이남자’ 아닌, 이 사람

입력 2019.12.2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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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오늘(26일) 오전 내년 총선 첫 번째 영입인재를 발표했습니다. 당초 1호 영입인재는 이른바 '이 남자', 그러니까 '정치 활동 경험이 없는 무명의 20대 남자'일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는데, 막상 오늘 발표된 1호 인재는 남자도, 20대도 아니었습니다.


민주당 1호 영입인재, 40대 여성 장애인 '최혜영'

민주당이 첫 번째로 공개한 영입 인재는 마흔 살의 척수장애를 가진 '최혜영' 교수입니다. 발레리나의 길을 걷던 25살에, 그것도 공연을 일주일 앞두고 교통사고로 사지 마비 척수장애 판정을 받은 최혜영 씨.

사고 후에 몸을 뒤집고 혼자 일어나고 휠체어를 타기까지 5년이 걸렸습니다. 혼자 휠체어를 탈 수 있게 된 뒤 최씨가 한 건 '독립'이었습니다. 손발이 돼주던 어머니와 언니를 떠나 '세상과 어울릴 수 없는 고립된 장애인이 되지 않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통신사 상담원을 거쳐 다시 학교로 돌아갔습니다. 그렇게 석사가 되고 여성 척수장애인 국내 최초로 재활학 박사가 됐습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최혜영 씨의 회견문을 들으면서 '희망'을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최 씨는 장애를 가지게 된 뒤 "휠체어 앞에 놓인 3cm 문턱이 3m 거대 장벽처럼 느껴"졌지만, 세상을 향해 휠체어 바퀴를 돌리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로 하고 싶은 정책 '여성장애인의 임신·출산·육아 정책'

그리고 최 씨는 또다시 꿈을 꾸면서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장애를 불편으로 느끼지 않는 세상, 더불어 산다는 말이 더는 필요 없는 세상"을 꿈꾸면서 말입니다.

최 씨는 국회에 입성하면 첫 번째 정책으로 '여성장애인의 임신과 출산, 육아를 도울 수 있는 정책'을 꿈꾸고 있습니다. 엄마가 되기를 꿈꾸는 여성장애인인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말입니다. 최 씨가 엄마가 되기를 꿈꾸면서 겪은 병원은 장애인을 위한 높낮이가 조절되는 진찰대조차 없고, 수어통역사가 없어 청각장애 임신부가 의사에게 증상을 설명할 수조차 없는 곳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총선 때마다 각 정당이 앞다퉈 장애인 공약을 발표했지만, 최 씨는 그때마다 "정말 우리의 생각을 반영했을까? 현장을 알고 얘기하나?"라고 생각했다는데요. 최 씨는 "장애인 당사자로 장애계를 대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장에 다가가 듣고 함께 해결책을 찾겠다"며 포부를 밝혔습니다.

"자유한국당을 선택할 수는 없었다."

두 달여 전 민주당으로부터 영입제안을 받았다는 최혜영 씨. "처음에는 강의 의뢰 아니면 장애와 관련된 자문을 얻고자 만나자고 하는 줄 알았다"고 할 정도로 정치와 먼, 평범한 서울시민이라고 생각했었던 최 씨는 왜 민주당을 선택했을까요?

최 씨는 "현재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것과 청년들이 민주당을 비판하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비교적 젊은 편인 자신도 사회적 비판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자유한국당을 선택할 수는 없었다"고 민주당을 택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한국당이 과연 사회적 약자의 말을 들어주느냐 청년들을 대변하느냐를 생각했을 때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으로 민주당 영입 인재는 누구?

민주당은 오늘 1호 영입 인재로 '최혜영'씨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순서가 정해져 있었던 것은 아니"라면서도 "우리당이 가야 할 방향과 가치를 상징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김성환 당 대표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20대 국회에는 장애계를 대표할 수 있는 분이 국회에 들어오지 못한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민주당은 아직 최혜영 씨가 지역구로 출마할지 비례대표로 출마할지는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민주당은 앞으로 일주일에 3번, 화요일과 목요일, 일요일에 영입 인재를 발표할 계획입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지난 총선에는 20여 명의 영입 인재를 발표했는데 올해는 그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는데요.

당연히 어떤 사람이 영입될지는 아직 비밀이라고 하는군요. 앞으로 발표되는 인재를 보면 민주당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그동안 국회에서 부족했던 점을 어떻게 보완할지를 예상해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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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1호 영입인재는 ‘이남자’ 아닌, 이 사람
    • 입력 2019-12-26 16:14:08
    취재K
더불어민주당이 오늘(26일) 오전 내년 총선 첫 번째 영입인재를 발표했습니다. 당초 1호 영입인재는 이른바 '이 남자', 그러니까 '정치 활동 경험이 없는 무명의 20대 남자'일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는데, 막상 오늘 발표된 1호 인재는 남자도, 20대도 아니었습니다.


민주당 1호 영입인재, 40대 여성 장애인 '최혜영'

민주당이 첫 번째로 공개한 영입 인재는 마흔 살의 척수장애를 가진 '최혜영' 교수입니다. 발레리나의 길을 걷던 25살에, 그것도 공연을 일주일 앞두고 교통사고로 사지 마비 척수장애 판정을 받은 최혜영 씨.

사고 후에 몸을 뒤집고 혼자 일어나고 휠체어를 타기까지 5년이 걸렸습니다. 혼자 휠체어를 탈 수 있게 된 뒤 최씨가 한 건 '독립'이었습니다. 손발이 돼주던 어머니와 언니를 떠나 '세상과 어울릴 수 없는 고립된 장애인이 되지 않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통신사 상담원을 거쳐 다시 학교로 돌아갔습니다. 그렇게 석사가 되고 여성 척수장애인 국내 최초로 재활학 박사가 됐습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최혜영 씨의 회견문을 들으면서 '희망'을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최 씨는 장애를 가지게 된 뒤 "휠체어 앞에 놓인 3cm 문턱이 3m 거대 장벽처럼 느껴"졌지만, 세상을 향해 휠체어 바퀴를 돌리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로 하고 싶은 정책 '여성장애인의 임신·출산·육아 정책'

그리고 최 씨는 또다시 꿈을 꾸면서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장애를 불편으로 느끼지 않는 세상, 더불어 산다는 말이 더는 필요 없는 세상"을 꿈꾸면서 말입니다.

최 씨는 국회에 입성하면 첫 번째 정책으로 '여성장애인의 임신과 출산, 육아를 도울 수 있는 정책'을 꿈꾸고 있습니다. 엄마가 되기를 꿈꾸는 여성장애인인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말입니다. 최 씨가 엄마가 되기를 꿈꾸면서 겪은 병원은 장애인을 위한 높낮이가 조절되는 진찰대조차 없고, 수어통역사가 없어 청각장애 임신부가 의사에게 증상을 설명할 수조차 없는 곳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총선 때마다 각 정당이 앞다퉈 장애인 공약을 발표했지만, 최 씨는 그때마다 "정말 우리의 생각을 반영했을까? 현장을 알고 얘기하나?"라고 생각했다는데요. 최 씨는 "장애인 당사자로 장애계를 대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장에 다가가 듣고 함께 해결책을 찾겠다"며 포부를 밝혔습니다.

"자유한국당을 선택할 수는 없었다."

두 달여 전 민주당으로부터 영입제안을 받았다는 최혜영 씨. "처음에는 강의 의뢰 아니면 장애와 관련된 자문을 얻고자 만나자고 하는 줄 알았다"고 할 정도로 정치와 먼, 평범한 서울시민이라고 생각했었던 최 씨는 왜 민주당을 선택했을까요?

최 씨는 "현재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것과 청년들이 민주당을 비판하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비교적 젊은 편인 자신도 사회적 비판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자유한국당을 선택할 수는 없었다"고 민주당을 택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한국당이 과연 사회적 약자의 말을 들어주느냐 청년들을 대변하느냐를 생각했을 때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으로 민주당 영입 인재는 누구?

민주당은 오늘 1호 영입 인재로 '최혜영'씨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순서가 정해져 있었던 것은 아니"라면서도 "우리당이 가야 할 방향과 가치를 상징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김성환 당 대표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20대 국회에는 장애계를 대표할 수 있는 분이 국회에 들어오지 못한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민주당은 아직 최혜영 씨가 지역구로 출마할지 비례대표로 출마할지는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민주당은 앞으로 일주일에 3번, 화요일과 목요일, 일요일에 영입 인재를 발표할 계획입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지난 총선에는 20여 명의 영입 인재를 발표했는데 올해는 그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는데요.

당연히 어떤 사람이 영입될지는 아직 비밀이라고 하는군요. 앞으로 발표되는 인재를 보면 민주당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그동안 국회에서 부족했던 점을 어떻게 보완할지를 예상해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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