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때문에 노후 포기?…‘퇴직연금’ 중도 인출 급증

입력 2019.12.27 (12:14) 수정 2019.12.27 (21:2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노후 보장을 위해 가입한 퇴직 연금을 중도 인출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습니다.

금액으로 보면 1년 사이에 50% 넘게 늘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집이었습니다.

이승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퇴직 연금 적립 금액은 188조 8천억 원입니다.

1년 전보다 13%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중도 해지입니다.

지난해 퇴직 연금을 중도 인출한 사람은 7만2천 명으로, 전년보다 38.1%나 늘었습니다.

금액으로 따져보니 2조6천억 원, 무려 51.4%나 증가했습니다.

201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이렇게 퇴직 연금을 중간에 빼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집이었습니다.

전체의 35%가 주택 구입을 이유로 퇴직 연금을 중도 해지했고, 특히 30대의 경우 해지자의 절반 정도가 집 장만을 위해서라고 답했습니다.

'주택 임차', 즉 전월세 보증금 때문이라는 답도 21%로 나타났습니다.

합쳐보면 퇴직연금 중도인출자 절반 이상이 집 때문이란 얘깁니다.

본인이나 가족이 아프다면서 '장기 요양'을 이유로 댄 사람은 34.8%였습니다.

특이한 건 장기요양을 이유로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사람이 1년 새 82.9%나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건강이 안 좋아진 사람이 늘었다기보다는 6개월 동안 요양해야 한다는 의사 소견서만 있으면 돼 상대적으로 중도 인출이 쉽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정부는 노후 소득 고갈을 막기 위해 내년부터는 연간 임금 총액의 8분의 1을 넘는 요양비에 대해서만 중도 인출을 허용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해마다 증가폭이 더 커지고 있는 중도 해지 행렬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KBS 뉴스 이승훈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집’ 때문에 노후 포기?…‘퇴직연금’ 중도 인출 급증
    • 입력 2019-12-27 12:15:23
    • 수정2019-12-27 21:24:19
    뉴스 12
[앵커]

노후 보장을 위해 가입한 퇴직 연금을 중도 인출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습니다.

금액으로 보면 1년 사이에 50% 넘게 늘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집이었습니다.

이승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퇴직 연금 적립 금액은 188조 8천억 원입니다.

1년 전보다 13%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중도 해지입니다.

지난해 퇴직 연금을 중도 인출한 사람은 7만2천 명으로, 전년보다 38.1%나 늘었습니다.

금액으로 따져보니 2조6천억 원, 무려 51.4%나 증가했습니다.

201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이렇게 퇴직 연금을 중간에 빼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집이었습니다.

전체의 35%가 주택 구입을 이유로 퇴직 연금을 중도 해지했고, 특히 30대의 경우 해지자의 절반 정도가 집 장만을 위해서라고 답했습니다.

'주택 임차', 즉 전월세 보증금 때문이라는 답도 21%로 나타났습니다.

합쳐보면 퇴직연금 중도인출자 절반 이상이 집 때문이란 얘깁니다.

본인이나 가족이 아프다면서 '장기 요양'을 이유로 댄 사람은 34.8%였습니다.

특이한 건 장기요양을 이유로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사람이 1년 새 82.9%나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건강이 안 좋아진 사람이 늘었다기보다는 6개월 동안 요양해야 한다는 의사 소견서만 있으면 돼 상대적으로 중도 인출이 쉽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정부는 노후 소득 고갈을 막기 위해 내년부터는 연간 임금 총액의 8분의 1을 넘는 요양비에 대해서만 중도 인출을 허용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해마다 증가폭이 더 커지고 있는 중도 해지 행렬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KBS 뉴스 이승훈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