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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을 기다려도 허인회 씨를 만날 수 없던 이유
입력 2019.12.27 (15:38) 취재K
오늘(27일) 오전 10시 반부터 서울북부지법에서는 수억 원대의 임금 체불 혐의를 받고 있는 허인회 전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의 구속영장심사가 진행됐습니다.

법원은 오늘 아침부터 허 씨의 출석에 대비해 법정동 출입문 가운데 단 한 곳만을 열어두고, 그 앞에 포토라인을 설치했습니다. 취재 활동을 보장한 법원의 조치 덕분에, 수십 명의 취재진은 오전 8시 반부터 포토라인에서 허 씨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출석 시간이 임박한 오전 10시 20분까지 허 씨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출석하지 않은 것이었을까요?

알고 보니 아니었습니다. 허 씨는 이미 '다른 통로'를 통해 오전 10시 20분 이전부터 법원 안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허 씨는, 혹시나 허 씨가 이미 법정에 있는 것은 아닐까 확인하려던 KBS 취재진과 법원 안에서 마주쳤습니다.

과연 어떻게 취재진의 눈을 피해 법원에 들어간 것일까요?

지하 통로 이용…법 "이례적" vs. 검 "통상적"

허 씨는 KBS 취재진에게 "법원에 오기 전 검찰청에 들렀고, 검찰청에서 지하 통로를 통해 법원으로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법원 밖 포토라인에 서달라는 요구를 거절하고, "오늘 심사에 성실히 임하겠으니 지켜봐 달라"는 말만 남긴 뒤 법정으로 들어섰습니다.

법원은 "허 씨가 법정 내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들어왔다"며 "검찰에서 허 씨를 이렇게 데려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속영장심사가 진행되는 북부지법 201호 법정 안에는 법정용 엘리베이터가 있습니다. 피의자나 증인 등이 외부 공개를 원치 않을 때 이용합니다. 이를 이용하면 법정 밖에서 기다리는 기자들의 눈을 피해 지하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법원 관계자는 허 씨의 경우가 자주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지하 통로는 보통 구속된 피의자가 법정에 출석할 때 이동하는 경로로, 불구속 상태인 허 씨가 지하 통로를 이용해 출석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뜻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새로운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에 따라 피의자가 노출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심사를 마친 허 씨는 '늘 해오던 방식'에 따라 지하 통로를 이용해 동부구치소로 이송됐습니다.

허 씨 "일부 변제했고 돈 유용한 적 없어"

오늘 구속영장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취재진은 법정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검찰이 "허 씨가 과거에도 임금 체불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고, 노동청에 진정이 들어간 뒤에야 뒤늦게 변제 노력을 기울여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구속 필요성을 주장하는 소리가 법정 밖까지 들려왔습니다.

이에 대해 허 씨는 일부 직원들의 밀린 임금을 변제했고,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사적으로 유용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자신이 구속되지 않아야 앞으로도 남은 변제 금액을 마련할 수 있다는 말도 법정 밖으로 새어나왔습니다.

허 씨의 구속영장심사 기사엔 많은 댓글이 달렸습니다. "어떻게 임금 체불을 할 수 있느냐"는 비판도, "정말 허 씨가 그랬을지 알고 싶다"는 궁금증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취재진 그 누구도 이런 혐의에 대한 허 씨의 설명을 직접 듣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독자와 시청자에게도 알려드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법원이 문을 열어주고 포토라인을 설치해줬지만,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을 고수한 검찰 덕(?)에 허 씨는 '국민의 눈과 귀'인 카메라 세례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오후 12시 45분쯤 허 씨의 구속영장심사는 마무리됐습니다. 이제 허 씨는 동부구치소에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게 됩니다. 허 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늘 오후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 2시간을 기다려도 허인회 씨를 만날 수 없던 이유
    • 입력 2019-12-27 15:38:33
    취재K
오늘(27일) 오전 10시 반부터 서울북부지법에서는 수억 원대의 임금 체불 혐의를 받고 있는 허인회 전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의 구속영장심사가 진행됐습니다.

법원은 오늘 아침부터 허 씨의 출석에 대비해 법정동 출입문 가운데 단 한 곳만을 열어두고, 그 앞에 포토라인을 설치했습니다. 취재 활동을 보장한 법원의 조치 덕분에, 수십 명의 취재진은 오전 8시 반부터 포토라인에서 허 씨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출석 시간이 임박한 오전 10시 20분까지 허 씨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출석하지 않은 것이었을까요?

알고 보니 아니었습니다. 허 씨는 이미 '다른 통로'를 통해 오전 10시 20분 이전부터 법원 안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허 씨는, 혹시나 허 씨가 이미 법정에 있는 것은 아닐까 확인하려던 KBS 취재진과 법원 안에서 마주쳤습니다.

과연 어떻게 취재진의 눈을 피해 법원에 들어간 것일까요?

지하 통로 이용…법 "이례적" vs. 검 "통상적"

허 씨는 KBS 취재진에게 "법원에 오기 전 검찰청에 들렀고, 검찰청에서 지하 통로를 통해 법원으로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법원 밖 포토라인에 서달라는 요구를 거절하고, "오늘 심사에 성실히 임하겠으니 지켜봐 달라"는 말만 남긴 뒤 법정으로 들어섰습니다.

법원은 "허 씨가 법정 내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들어왔다"며 "검찰에서 허 씨를 이렇게 데려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속영장심사가 진행되는 북부지법 201호 법정 안에는 법정용 엘리베이터가 있습니다. 피의자나 증인 등이 외부 공개를 원치 않을 때 이용합니다. 이를 이용하면 법정 밖에서 기다리는 기자들의 눈을 피해 지하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법원 관계자는 허 씨의 경우가 자주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지하 통로는 보통 구속된 피의자가 법정에 출석할 때 이동하는 경로로, 불구속 상태인 허 씨가 지하 통로를 이용해 출석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뜻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새로운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에 따라 피의자가 노출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심사를 마친 허 씨는 '늘 해오던 방식'에 따라 지하 통로를 이용해 동부구치소로 이송됐습니다.

허 씨 "일부 변제했고 돈 유용한 적 없어"

오늘 구속영장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취재진은 법정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검찰이 "허 씨가 과거에도 임금 체불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고, 노동청에 진정이 들어간 뒤에야 뒤늦게 변제 노력을 기울여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구속 필요성을 주장하는 소리가 법정 밖까지 들려왔습니다.

이에 대해 허 씨는 일부 직원들의 밀린 임금을 변제했고,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사적으로 유용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자신이 구속되지 않아야 앞으로도 남은 변제 금액을 마련할 수 있다는 말도 법정 밖으로 새어나왔습니다.

허 씨의 구속영장심사 기사엔 많은 댓글이 달렸습니다. "어떻게 임금 체불을 할 수 있느냐"는 비판도, "정말 허 씨가 그랬을지 알고 싶다"는 궁금증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취재진 그 누구도 이런 혐의에 대한 허 씨의 설명을 직접 듣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독자와 시청자에게도 알려드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법원이 문을 열어주고 포토라인을 설치해줬지만,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을 고수한 검찰 덕(?)에 허 씨는 '국민의 눈과 귀'인 카메라 세례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오후 12시 45분쯤 허 씨의 구속영장심사는 마무리됐습니다. 이제 허 씨는 동부구치소에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게 됩니다. 허 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늘 오후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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