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이사해임 요구 등 주주권 적극 행사”…재계 반발

입력 2019.12.27 (21:25) 수정 2019.12.27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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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국민들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은 기업 주식에 투자하면서 기금을 운용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문제 기업에 대해선 이사 해임과 정관 변경을 요구하는 등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기로 했습니다.

국민연금 최고 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내놓은 가이드 라인, 어떤 내용인지 이효연 기자가 설명드립니다.

[리포트]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 이사 연임 실패.

국민연금이 주주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였습니다.

이처럼 국민연금의 주주로서의 권리를 명시한 가이드 라인이 만들어졌습니다.

횡령이나 배임, 개인 이익을 챙기다 기업가치를 훼손했는데도 개선 의지가 없는 회사가 그 대상입니다.

대표 이사의 해임을 건의하거나 정관 변경을 요구할 방침입니다.

[박능후/보건복지부 장관 : "국민연금의 규제 활동에 대한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보다 높여 줄 것이며 국내 자본 시장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주주권 행사의 구체적인 방법도 내놨습니다.

기업의 배당 정책과 임원들의 보수 한도 결정에 관여하겠다는 겁니다.

기업이 환경이나 사회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지배구조가 건전한지 여부도 제재 기준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지분율이 10% 안팎인 SK 하이닉스와 LG 화학 등 주요 대기업들이 국민연금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김동욱/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본부 본부장 : "국민연금마저 기업 경영활동에 개입하게 되면 기업의 자율성이라든지 창의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측면에서..."]

재계의 반발을 의식한 조항도 마련했습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재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주주 제안을 철회할 수 있는 조항을 가이드 라인에 신설했습니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산업계에 나쁜 영향을 줄 우려가 있으면 주주 제안을 아예 하지 않거나 철회하도록 단서를 단 겁니다.

기금위원회는 장관 등 정부 인사 6명 등 모두 20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사용자 단체 대표들은 기업 길들이기라며 회의에 불참했습니다.

KBS 뉴스 이효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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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연금 “이사해임 요구 등 주주권 적극 행사”…재계 반발
    • 입력 2019-12-27 21:27:52
    • 수정2019-12-27 2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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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국민들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은 기업 주식에 투자하면서 기금을 운용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문제 기업에 대해선 이사 해임과 정관 변경을 요구하는 등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기로 했습니다.

국민연금 최고 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내놓은 가이드 라인, 어떤 내용인지 이효연 기자가 설명드립니다.

[리포트]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 이사 연임 실패.

국민연금이 주주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였습니다.

이처럼 국민연금의 주주로서의 권리를 명시한 가이드 라인이 만들어졌습니다.

횡령이나 배임, 개인 이익을 챙기다 기업가치를 훼손했는데도 개선 의지가 없는 회사가 그 대상입니다.

대표 이사의 해임을 건의하거나 정관 변경을 요구할 방침입니다.

[박능후/보건복지부 장관 : "국민연금의 규제 활동에 대한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보다 높여 줄 것이며 국내 자본 시장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주주권 행사의 구체적인 방법도 내놨습니다.

기업의 배당 정책과 임원들의 보수 한도 결정에 관여하겠다는 겁니다.

기업이 환경이나 사회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지배구조가 건전한지 여부도 제재 기준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지분율이 10% 안팎인 SK 하이닉스와 LG 화학 등 주요 대기업들이 국민연금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김동욱/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본부 본부장 : "국민연금마저 기업 경영활동에 개입하게 되면 기업의 자율성이라든지 창의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측면에서..."]

재계의 반발을 의식한 조항도 마련했습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재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주주 제안을 철회할 수 있는 조항을 가이드 라인에 신설했습니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산업계에 나쁜 영향을 줄 우려가 있으면 주주 제안을 아예 하지 않거나 철회하도록 단서를 단 겁니다.

기금위원회는 장관 등 정부 인사 6명 등 모두 20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사용자 단체 대표들은 기업 길들이기라며 회의에 불참했습니다.

KBS 뉴스 이효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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