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유방암 X선 영상 판독, AI가 더 정확했던 이유는?

입력 2020.01.0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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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찍은 X선 영상을 유방조영술, 맘모그램(Mammogram)이라고 합니다.

받아보신 분은 알겠지만, 매우 불편하셨을 검사입니다. 조직이 조밀해 흉부 X선보다 약간 더 강한 방사선을 조사하는데, 그것도 밀착 판으로 압박을 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유방조영술 영상을 바탕으로 유방암이 있는 여부를 판독해봤을 때, 영상의학 전문의보다 AI가 더 정확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됐습니다.

[바로가기]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19-1799-6

지지치 않는 AI, 의사의 판독을 앞서다.

AI가 더 정확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주 단순한 이유였습니다. AI는 지치지 않았습니다. 사람은, 의사는 지칩니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유방영상실 연구팀은 AI는 사람과 달리 "지치거나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온종일 영상 판독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www.nytimes.com][사진 출처 : www.nytimes.com]

미국 뉴욕타임스 1일 자에 실린 노스웨스턴대학교가 내놓은 사진입니다.

노란색 상자는 AI가 유방 조직 내부에 숨어 있는 암을 발견한 위치입니다.

6명의 이전 영상의학 전문의는 일상적인 유방 촬영 사진에서 암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AI 얼마나 더 정확했을까?

연구 모델을 살펴보겠습니다. 영국 BBC와 뉴욕타임스의 보도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구글 헬스 (Google Health)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 등 국제 연구팀이 참여해 해 모델을 설계했습니다.

[사진 출처 : www.bbc.com][사진 출처 : www.bbc.com]

이 AI는 미국(7만 6천 명)과 영국(1만 5천 명)에서 유방암 진단이 내려진 9만 1천여 명의 데이터로 학습했습니다.

바둑의 이세돌과 AI와의 대결처럼 실시간 대결은 아니었지만, AI와 영상의학 전문의들의 대결이 펼쳐졌습니다.

영국에서 2만 5천 명, 미국에서 3천 명 등 모두 2만 8천여 명의 유방 엑스레이 이미지가 판독 대상!

AI는 새로 판독에 도전했고, 이를 앞서 엑스레이를 판독했던 영상 의학 전문의들의 결과와 비교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승패는 앞서 미리 말씀드린 대로 AI였습니다.

AI는 두 명의 의사가 협업했을 경우에도 판독에서 앞섰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미국 여성의 경우 AI가 암을 놓친, 그러니까 '허위 음성'(false negative)으로 판독 경우는 영상의학 전문의보다 5.7% 적었습니다.

영국 여성의 경우도 AI가 암을 놓치고 '정상'이라고 판단한 비율은 사람보다 2.7% 더 적었습니다.

암이 없는데 있다고 '허위 양성'(False Positive) 판독한 경우도 AI가 1.2% 더 적었습니다.

그만큼 정확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AI가 인간을 대신할 수 있을까요?

구글 헬스의 도미닉 킹(Dominic King)은 "이번 연구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임상의가 유방암을 보다 정확하게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AI 시스템은 아직 개발단계에 있습니다. 아직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는 없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AI는 바둑의 모든 기보를 외우듯 패턴을 인식하고 이미지를 해석하도록 훈련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필요성은 분명합니다. 인간의 오류를 보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3천3백만 건의 유방조영술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미국 암학회는 (American Cancer Society)는 이 검사에서 유방암의 20%를 놓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조직 생검(Biopsy)을 추가로 받아야 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BBC는 유방조영술을 해석할 수 있는 영상의학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는 10년이 넘는 교육이 필요하며, 영국 전역에서 1,000명 이상의 영상의학 전문의가 부족하다고 보도했습니다.

구글 헬스 측은 BBC에 "AI는 피곤해하지 않고 주7일 24시간 일할 수 있습니다. 인간을 그럴 수 없습니다. 둘을 결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습니다.


AI 의료 기술 한국은 어디까지?

AI는 이미 한국에서도 영상 판독과 암 진단에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흉부 X선 검사 영상에서 폐암 의심을 판독하는 AI를 도입했습니다.

연세 세브란스병원은 KT와 5G 기술 기반 AI 응급의료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응급 환자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골든 타임'내에 처치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복안입니다.

가천대 길병원과 부산대병원, 건양대 병원은 IBM의 AI 시스템인 '왓슨'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달 17일 'AI 국가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2030년까지 최대 455조 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인데, 이 같은 전략의 기본 철학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AI가 사람과 협업하는, 즉 '사람 중심의 인공지능' 실현입니다.

현재 AI 분야에서 우리와 미국, 중국, 일본과의 격차는 분명합니다.

앞서 유방 X선 영상 판독 기술 개발처럼 의료분야에서도 구글, IBM 등은 여전히 이 분야에서 최전선에 있습니다.

'사람 중심'의 AI 기술 개발은, 분명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것입니다.

우리가 두려움 없이 AI 기술 개발에 나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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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돋보기] 유방암 X선 영상 판독, AI가 더 정확했던 이유는?
    • 입력 2020-01-03 07: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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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찍은 X선 영상을 유방조영술, 맘모그램(Mammogram)이라고 합니다.

받아보신 분은 알겠지만, 매우 불편하셨을 검사입니다. 조직이 조밀해 흉부 X선보다 약간 더 강한 방사선을 조사하는데, 그것도 밀착 판으로 압박을 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유방조영술 영상을 바탕으로 유방암이 있는 여부를 판독해봤을 때, 영상의학 전문의보다 AI가 더 정확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됐습니다.

[바로가기]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19-1799-6

지지치 않는 AI, 의사의 판독을 앞서다.

AI가 더 정확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주 단순한 이유였습니다. AI는 지치지 않았습니다. 사람은, 의사는 지칩니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유방영상실 연구팀은 AI는 사람과 달리 "지치거나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온종일 영상 판독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www.nytimes.com]
미국 뉴욕타임스 1일 자에 실린 노스웨스턴대학교가 내놓은 사진입니다.

노란색 상자는 AI가 유방 조직 내부에 숨어 있는 암을 발견한 위치입니다.

6명의 이전 영상의학 전문의는 일상적인 유방 촬영 사진에서 암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AI 얼마나 더 정확했을까?

연구 모델을 살펴보겠습니다. 영국 BBC와 뉴욕타임스의 보도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구글 헬스 (Google Health)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 등 국제 연구팀이 참여해 해 모델을 설계했습니다.

[사진 출처 : www.bbc.com]
이 AI는 미국(7만 6천 명)과 영국(1만 5천 명)에서 유방암 진단이 내려진 9만 1천여 명의 데이터로 학습했습니다.

바둑의 이세돌과 AI와의 대결처럼 실시간 대결은 아니었지만, AI와 영상의학 전문의들의 대결이 펼쳐졌습니다.

영국에서 2만 5천 명, 미국에서 3천 명 등 모두 2만 8천여 명의 유방 엑스레이 이미지가 판독 대상!

AI는 새로 판독에 도전했고, 이를 앞서 엑스레이를 판독했던 영상 의학 전문의들의 결과와 비교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승패는 앞서 미리 말씀드린 대로 AI였습니다.

AI는 두 명의 의사가 협업했을 경우에도 판독에서 앞섰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미국 여성의 경우 AI가 암을 놓친, 그러니까 '허위 음성'(false negative)으로 판독 경우는 영상의학 전문의보다 5.7% 적었습니다.

영국 여성의 경우도 AI가 암을 놓치고 '정상'이라고 판단한 비율은 사람보다 2.7% 더 적었습니다.

암이 없는데 있다고 '허위 양성'(False Positive) 판독한 경우도 AI가 1.2% 더 적었습니다.

그만큼 정확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AI가 인간을 대신할 수 있을까요?

구글 헬스의 도미닉 킹(Dominic King)은 "이번 연구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임상의가 유방암을 보다 정확하게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AI 시스템은 아직 개발단계에 있습니다. 아직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는 없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AI는 바둑의 모든 기보를 외우듯 패턴을 인식하고 이미지를 해석하도록 훈련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필요성은 분명합니다. 인간의 오류를 보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3천3백만 건의 유방조영술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미국 암학회는 (American Cancer Society)는 이 검사에서 유방암의 20%를 놓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조직 생검(Biopsy)을 추가로 받아야 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BBC는 유방조영술을 해석할 수 있는 영상의학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는 10년이 넘는 교육이 필요하며, 영국 전역에서 1,000명 이상의 영상의학 전문의가 부족하다고 보도했습니다.

구글 헬스 측은 BBC에 "AI는 피곤해하지 않고 주7일 24시간 일할 수 있습니다. 인간을 그럴 수 없습니다. 둘을 결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습니다.


AI 의료 기술 한국은 어디까지?

AI는 이미 한국에서도 영상 판독과 암 진단에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흉부 X선 검사 영상에서 폐암 의심을 판독하는 AI를 도입했습니다.

연세 세브란스병원은 KT와 5G 기술 기반 AI 응급의료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응급 환자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골든 타임'내에 처치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복안입니다.

가천대 길병원과 부산대병원, 건양대 병원은 IBM의 AI 시스템인 '왓슨'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달 17일 'AI 국가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2030년까지 최대 455조 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인데, 이 같은 전략의 기본 철학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AI가 사람과 협업하는, 즉 '사람 중심의 인공지능' 실현입니다.

현재 AI 분야에서 우리와 미국, 중국, 일본과의 격차는 분명합니다.

앞서 유방 X선 영상 판독 기술 개발처럼 의료분야에서도 구글, IBM 등은 여전히 이 분야에서 최전선에 있습니다.

'사람 중심'의 AI 기술 개발은, 분명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것입니다.

우리가 두려움 없이 AI 기술 개발에 나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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