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젊은이 못지 않아!…‘시니어 방송인’ 전성시대

입력 2020.01.03 (08:24) 수정 2020.01.0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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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동영상 공유사이트에서 1인 방송을 하는 모습, 이제 익숙한 풍경이죠.

1인 방송하면 이른바 젊은 사람들만 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분들 계실텐데요.

그렇지가 않습니다!

구독자가 무려 100만 명이 넘는 시니어 방송인들이 있는데요,

그동안의 세월을 통해 얻은 경험을 독특하고 또 재미있게 풀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1인 방송으로 인생 2막을 시작한 시니어 방송인들,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리포트]

[안성덕/시니어 1인 방송인 : "(두더지가) 흙 파고 들어가는 걸 한번 보여드리겠습니다. 지금 보면 두더지가 흙을 참 잘 파고 들어가는데요. 갑자기 여기로 왔기 때문에 두더지가 불안해서 어떻게 할 바를 모르고 움직이고 있는데요. 두더지가 지금 흙을 파지 않고 있습니다."]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야속한 두더지의 모습이 황당하고 또 웃음을 자아냅니다.

조회수 500만을 기록한 이 영상은 평생 농사만 지어온 67세 안성덕 어르신을 1인 방송인으로 거듭나게 했습니다.

[안성덕/시니어 1인 방송인 : "오늘은 제가 양파, 마늘, 대파 심은 곳에 왔는데요. 요즘은 날씨가 그렇게 춥지 않고, 겨울답지 않게 굉장히 따뜻합니다."]

아내가 카메라를 들자 술술 이야기를 풀어가는 안성덕 어르신.

전문 분야는 농산물 재배법입니다.

[안성덕/시니어 1인 방송인 : "짚을 덮으실 때는 이 파란 부분을 내놓고, 이 사이에만 짚을 깔아주시면 동해도 줄이고……."]

이 느릿느릿한 말투와 구수한 충청도 억양에 매료된 구독자가 2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안성덕/시니어 1인 방송인 : "처음에 시작할 때는 몇만 명만 돼도 괜찮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하다 보니까 막 구독자가 많이 는 날은 몇천 명씩도 늘더라고…….]

이제는 농사법뿐만 아니라 농장의 동물이야기, 또 소소한 시골 일상까지 들려주고 있는데요.

50년 농부 인생의 내공을 나누기 위해 시작한 1인 방송, 행복하고 또 즐겁습니다.

[안성덕/시니어 1인 방송인 : "영상을 봐서 엄청 도움이 됐다. 힐링이 됐다. 이런 분이 굉장히 많고 그러고 사장님이 영상에 올린 대로 했더니 농사가 아주 잘 돼서 진짜 고맙다고 하는 분이 많아요."]

[오복임/아내 : "전화가 많이 오고, 찾아오신다는 분도 많고, 선물도 많이 보내주시고 그렇죠."]

체육관에서 삼각대를 펴고 촬영 준비를 하는 67세 강철진 어르신.

막 1년 차에 들어선 신참 1인 방송 제작잡니다.

["(지금 무슨 운동 하신 거예요?) 가슴 운동, 벤치 프레스. (상의에 뭔가 쓰여 있어요.) 가슴. 이건 가슴 운동이니까. 가슴, 복근, 등, 팔, 어깨, 다리 여섯 부위가 있거든요. (옷에) 여섯 부위 이름을 이렇게 써 붙였어요."]

35년간 수학교사로 교단에 섰던 강철진 어르신. 퇴직 후 스포츠 지도사로 변신을 했다가 1인 방송에까지 도전을 하게 됐는데요.

랩 솜씨까지 뽐냅니다.

[강철진/시니어 1인 방송인 : "어깨너비 양발 벌려 이제 그만해 재래식 화장실에서 익숙한 자세 엉덩이를 뒤로 빼며 그대로 앉게."]

공원 내 운동기구 사용법을 보여주는, 어르신을 위한 맞춤형 동영상도 있습니다.

[강철진/시니어 1인 방송인 : "이 운동기구는 손잡이를 먼저 잡고 나중에 발을 올려야 합니다. 손잡이를 안 잡고 발을 올렸다간 이러면 안 되지요."]

강철진 어르신, 사명감을 갖고 한 회, 한 회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강철진/시니어 1인 방송인 : "시니어들에게 늦게나마 운동을 배워보겠다고 나온 분들인데 이분들에게 제대로 된 동작을 아니면 운동 방법을 내가 설명해야 하겠구나."]

1인 방송에 도전하고자 하는 시니어들은 적지 않습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시니어 1인 방송인' 양성 학교에는 지난해 10팀을 선발하는데 800여명이 몰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1인 방송에 대한 어르신들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민정/서울시 50플러스재단 홍보협력팀장 : "청년들 같은 경우에는 수익을 얻기 위해서 1인 방송에 접근하거나 하는 이런 사람들도 상당히 많잖아요. 시니어들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고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로써 1인 방송을 더 많이 활용하시는 것 같아요."]

시니어 1인 방송인으로 잘 알려진 박막례 할머니, 성기순 할머니 등 시니어 1인 방송인들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요.

인기비결, 무엇일까요.

[김옥례/서울 은평구 : "살아가는 거에 대해서 입담하는 것. 자연스럽게 말하는 거나 행동하는 것에 공감이 가죠."]

[김태웅/서울 은평구 : "저는 응원해요. 여가생활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분들도 즐기면서 하는 거니까 좋다고 생각해요."]

이런 사례도 있습니다.

지난해 큰 인기를 얻은 어르신!

["내가 미쳤어. 내가 미쳤어. 그때 미처 널 잡지 못 했어."]

78세 지병수 할아버지! TV를 통해 얻은 인기를 바탕으로 지난해 1인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지병수/시니어 1인 방송인 : "11남매 막내. 아들 여섯에 딸 다섯..."]

1인 방송에서 본인의 지난 삶을 담담하게 이야기합니다.

[지병수/시니어 1인 방송인 : "1인 방송이 편해 그냥 허물없이 하니까. 젊은 애들이 많이 호응해주니까 고맙죠."]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할아버지. 1인 방송을 하는 이유는 한 가지라는데요.

[지병수/시니어 1인 방송 : "인생을 사는 걸 좋은 것으로 생각하고 살고 있어요. 모든 사람한테 젊은 사람, 나이 드신 분들에게 웃음을 줬다는 게 큰 행복이야. 진짜예요. 즐거운 웃음을 주면 그것으로 행복을 느끼려고 마음먹고 있어요. 진짜예요. 거짓말 아니에요. 욕심도 없고……."]

오랜 삶에서 터득한 경험을 나누기 위해 1인 방송에 뛰어든 시니어 방송인들.

인생 2막을 시작한 그들의 활약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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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젊은이 못지 않아!…‘시니어 방송인’ 전성시대
    • 입력 2020-01-03 08:25:47
    • 수정2020-01-03 09: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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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동영상 공유사이트에서 1인 방송을 하는 모습, 이제 익숙한 풍경이죠.

1인 방송하면 이른바 젊은 사람들만 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분들 계실텐데요.

그렇지가 않습니다!

구독자가 무려 100만 명이 넘는 시니어 방송인들이 있는데요,

그동안의 세월을 통해 얻은 경험을 독특하고 또 재미있게 풀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1인 방송으로 인생 2막을 시작한 시니어 방송인들,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리포트]

[안성덕/시니어 1인 방송인 : "(두더지가) 흙 파고 들어가는 걸 한번 보여드리겠습니다. 지금 보면 두더지가 흙을 참 잘 파고 들어가는데요. 갑자기 여기로 왔기 때문에 두더지가 불안해서 어떻게 할 바를 모르고 움직이고 있는데요. 두더지가 지금 흙을 파지 않고 있습니다."]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야속한 두더지의 모습이 황당하고 또 웃음을 자아냅니다.

조회수 500만을 기록한 이 영상은 평생 농사만 지어온 67세 안성덕 어르신을 1인 방송인으로 거듭나게 했습니다.

[안성덕/시니어 1인 방송인 : "오늘은 제가 양파, 마늘, 대파 심은 곳에 왔는데요. 요즘은 날씨가 그렇게 춥지 않고, 겨울답지 않게 굉장히 따뜻합니다."]

아내가 카메라를 들자 술술 이야기를 풀어가는 안성덕 어르신.

전문 분야는 농산물 재배법입니다.

[안성덕/시니어 1인 방송인 : "짚을 덮으실 때는 이 파란 부분을 내놓고, 이 사이에만 짚을 깔아주시면 동해도 줄이고……."]

이 느릿느릿한 말투와 구수한 충청도 억양에 매료된 구독자가 2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안성덕/시니어 1인 방송인 : "처음에 시작할 때는 몇만 명만 돼도 괜찮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하다 보니까 막 구독자가 많이 는 날은 몇천 명씩도 늘더라고…….]

이제는 농사법뿐만 아니라 농장의 동물이야기, 또 소소한 시골 일상까지 들려주고 있는데요.

50년 농부 인생의 내공을 나누기 위해 시작한 1인 방송, 행복하고 또 즐겁습니다.

[안성덕/시니어 1인 방송인 : "영상을 봐서 엄청 도움이 됐다. 힐링이 됐다. 이런 분이 굉장히 많고 그러고 사장님이 영상에 올린 대로 했더니 농사가 아주 잘 돼서 진짜 고맙다고 하는 분이 많아요."]

[오복임/아내 : "전화가 많이 오고, 찾아오신다는 분도 많고, 선물도 많이 보내주시고 그렇죠."]

체육관에서 삼각대를 펴고 촬영 준비를 하는 67세 강철진 어르신.

막 1년 차에 들어선 신참 1인 방송 제작잡니다.

["(지금 무슨 운동 하신 거예요?) 가슴 운동, 벤치 프레스. (상의에 뭔가 쓰여 있어요.) 가슴. 이건 가슴 운동이니까. 가슴, 복근, 등, 팔, 어깨, 다리 여섯 부위가 있거든요. (옷에) 여섯 부위 이름을 이렇게 써 붙였어요."]

35년간 수학교사로 교단에 섰던 강철진 어르신. 퇴직 후 스포츠 지도사로 변신을 했다가 1인 방송에까지 도전을 하게 됐는데요.

랩 솜씨까지 뽐냅니다.

[강철진/시니어 1인 방송인 : "어깨너비 양발 벌려 이제 그만해 재래식 화장실에서 익숙한 자세 엉덩이를 뒤로 빼며 그대로 앉게."]

공원 내 운동기구 사용법을 보여주는, 어르신을 위한 맞춤형 동영상도 있습니다.

[강철진/시니어 1인 방송인 : "이 운동기구는 손잡이를 먼저 잡고 나중에 발을 올려야 합니다. 손잡이를 안 잡고 발을 올렸다간 이러면 안 되지요."]

강철진 어르신, 사명감을 갖고 한 회, 한 회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강철진/시니어 1인 방송인 : "시니어들에게 늦게나마 운동을 배워보겠다고 나온 분들인데 이분들에게 제대로 된 동작을 아니면 운동 방법을 내가 설명해야 하겠구나."]

1인 방송에 도전하고자 하는 시니어들은 적지 않습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시니어 1인 방송인' 양성 학교에는 지난해 10팀을 선발하는데 800여명이 몰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1인 방송에 대한 어르신들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민정/서울시 50플러스재단 홍보협력팀장 : "청년들 같은 경우에는 수익을 얻기 위해서 1인 방송에 접근하거나 하는 이런 사람들도 상당히 많잖아요. 시니어들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고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로써 1인 방송을 더 많이 활용하시는 것 같아요."]

시니어 1인 방송인으로 잘 알려진 박막례 할머니, 성기순 할머니 등 시니어 1인 방송인들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요.

인기비결, 무엇일까요.

[김옥례/서울 은평구 : "살아가는 거에 대해서 입담하는 것. 자연스럽게 말하는 거나 행동하는 것에 공감이 가죠."]

[김태웅/서울 은평구 : "저는 응원해요. 여가생활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분들도 즐기면서 하는 거니까 좋다고 생각해요."]

이런 사례도 있습니다.

지난해 큰 인기를 얻은 어르신!

["내가 미쳤어. 내가 미쳤어. 그때 미처 널 잡지 못 했어."]

78세 지병수 할아버지! TV를 통해 얻은 인기를 바탕으로 지난해 1인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지병수/시니어 1인 방송인 : "11남매 막내. 아들 여섯에 딸 다섯..."]

1인 방송에서 본인의 지난 삶을 담담하게 이야기합니다.

[지병수/시니어 1인 방송인 : "1인 방송이 편해 그냥 허물없이 하니까. 젊은 애들이 많이 호응해주니까 고맙죠."]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할아버지. 1인 방송을 하는 이유는 한 가지라는데요.

[지병수/시니어 1인 방송 : "인생을 사는 걸 좋은 것으로 생각하고 살고 있어요. 모든 사람한테 젊은 사람, 나이 드신 분들에게 웃음을 줬다는 게 큰 행복이야. 진짜예요. 즐거운 웃음을 주면 그것으로 행복을 느끼려고 마음먹고 있어요. 진짜예요. 거짓말 아니에요. 욕심도 없고……."]

오랜 삶에서 터득한 경험을 나누기 위해 1인 방송에 뛰어든 시니어 방송인들.

인생 2막을 시작한 그들의 활약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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