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관람계획 세워요!’ 공연시즌제 도입…이젠 자리잡나?

입력 2020.01.0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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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연간 공연 일정 사전 확정하는 '공연 시즌제'
미리 관람계획 세울 수 있어 관객층 확대 기대
공연의 질과 관객 만족 다 잡을 수 있을지 관심

꼭 관람하고 싶은 공연이 있었지만 이미 공연이 끝났던 경험해본 적 있으십니까? 정말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텐데요. 그렇다고 아직 공연 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공연을 예매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자주 공연일정을 확인해 보기에도 우리의 일상생활은 너무나 바쁘게 돌아갑니다.

그렇다면 1~2년 치의 공연 일정이 모두 사전에 공개되고 티켓 예매도 가능하다면 어떨까요? 미리 보고 싶은 공연을 찾아보고 예매도 미리 할 수 있으니 관객 입장에서는 매우 편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일반화된 이 공연 운영 방식을 '공연 시즌제'라고 합니다.

LG아트센터 홈페이지LG아트센터 홈페이지

한국에서는 LG아트센터가 최초 도입

한국에서 '공연 시즌제'의 시초는 LG아트센터입니다. 2000년에 개관한 LG아트센터는 개관 이후 줄곧 '공연 시즌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립극장은 2012년, 세종문화회관도 2016년 '공연 시즌제'를 도입한 바 있습니다. 공연단체 중에서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국립발레단 등이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에는 400여 차례에 달하는 서울시뮤지컬단 등 9개 서울시예술단의 공연을 시즌제로 운영하는 '2016 세종시즌'이 운영되기도 했습니다.

'공연 시즌제', 공연단체와 관객 모두에게 장점

이 '공연 시즌제'는 공연단체 입장에서는 특정 기간의 공연 일정과 주제를 의미를 담아 일관성 있게 구성할 수 있고 공연자 입장에서도 정해진 일정에 따라 연습과 공연을 진행돼 공연의 질도 높일 수 있습니다.

관객 입장에서는 원하는 공연 레퍼토리를 사전에 찾아보고 예매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만약 공연 시즌권이 판매된다면 일반 티켓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연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비슷한 공연을 묶어 판매하는 묶음 티켓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 홈페이지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 홈페이지

'공연 시즌제'는 공연문화 성숙도의 척도...해외에선 일반화

세계적으로 '공연 시즌제'의 시초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의 '1883-1884 시즌'입니다. 해외에선 이미 14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는 공연 관행인 셈입니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를 시작으로 미국 내 상설 극장에 시즌제의 개념이 안착했고 이후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서도 시즌제가 운영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듯 '공연 시즌제'는 오랜 역사와 함께 해외에서는 일반화된 제도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공연단체나 극장이 관람객과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공연 시즌제'는 한 나라의 문화적 수준과 공연문화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척도라는 것입니다.

경기도 문화의전당 홈페이지경기도 문화의전당 홈페이지

최근 지역에도 확산, 경기도 문화의전당 올해 도입

공연 시즌제는 공연을 안정적으로 기획할 수 있는 능력과 두터운 관객층이 확보돼야 합니다. 때문에 지역에서는 확산이 쉽지 않았는데요. 최근 지역 문화예술시설에도 이 '공연 시즌제'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경남 김해문화의 전당, 부산 문화회관이 2018년 시즌제를 도입했습니다.

올해에는 경기도 문화의전당이 '공연 시즌제'를 도입했습니다. 경기도 문화의전당은 경기필하모닉, 경기도립극단, 경기도국악단, 경기도립무용단 등 4개 예술단의 올해 공연을 크게 봄 시즌과 가을시즌으로 나눠 46건의 공연을 모두 사전에 확정했습니다. 휴가철인 8월을 제외하고 2월부터 12월까지 공연일정이 빼곡하게 잡혔습니다.

공연단체별, 장르별 등으로 4종류의 패키지 티켓이 판매돼 관객들은 최대 50%까지 싼 가격에 공연을 관람할 수도 있습니다. 경기도 문화의 전당 이우종 사장은 "공연 시즌제를 통해 연간 일관성 있는 마케팅이 가능해지고 지역 주민에서 지역 문화시설의 존재감과 애착을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공연 시즌제 취지를 밝혔습니다.


공연 시즌제의 정치경제학...정착가능할까?

공연 상품은 소비 전에는 가치를 파악할 수 없는 경험재입니다. 따라서 다른 재화처럼 습관적 소비가 어렵습니다. '공연 시즌제'는 관객의 반복적 공연 관람을 유도하고 문화예술에 대한 선호와 애착을 형성하는 선순환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공연단체나 극장 입장에서는 안정된 관객 수를 바탕으로 예술성 등 공연의 질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관객의 편의를 높인다는 의미를 넘어 공연 시즌제에는 문화예술 산업의 선순환을 촉진한다는 정치경제학이 배경에 있습니다. 지역에서 시도되는 공연 시즌제의 정착 노력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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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 관람계획 세워요!’ 공연시즌제 도입…이젠 자리잡나?
    • 입력 2020-01-03 15:12:38
    취재K
연간 공연 일정 사전 확정하는 '공연 시즌제' <br />미리 관람계획 세울 수 있어 관객층 확대 기대 <br />공연의 질과 관객 만족 다 잡을 수 있을지 관심
꼭 관람하고 싶은 공연이 있었지만 이미 공연이 끝났던 경험해본 적 있으십니까? 정말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텐데요. 그렇다고 아직 공연 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공연을 예매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자주 공연일정을 확인해 보기에도 우리의 일상생활은 너무나 바쁘게 돌아갑니다.

그렇다면 1~2년 치의 공연 일정이 모두 사전에 공개되고 티켓 예매도 가능하다면 어떨까요? 미리 보고 싶은 공연을 찾아보고 예매도 미리 할 수 있으니 관객 입장에서는 매우 편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일반화된 이 공연 운영 방식을 '공연 시즌제'라고 합니다.

LG아트센터 홈페이지
한국에서는 LG아트센터가 최초 도입

한국에서 '공연 시즌제'의 시초는 LG아트센터입니다. 2000년에 개관한 LG아트센터는 개관 이후 줄곧 '공연 시즌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립극장은 2012년, 세종문화회관도 2016년 '공연 시즌제'를 도입한 바 있습니다. 공연단체 중에서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국립발레단 등이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에는 400여 차례에 달하는 서울시뮤지컬단 등 9개 서울시예술단의 공연을 시즌제로 운영하는 '2016 세종시즌'이 운영되기도 했습니다.

'공연 시즌제', 공연단체와 관객 모두에게 장점

이 '공연 시즌제'는 공연단체 입장에서는 특정 기간의 공연 일정과 주제를 의미를 담아 일관성 있게 구성할 수 있고 공연자 입장에서도 정해진 일정에 따라 연습과 공연을 진행돼 공연의 질도 높일 수 있습니다.

관객 입장에서는 원하는 공연 레퍼토리를 사전에 찾아보고 예매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만약 공연 시즌권이 판매된다면 일반 티켓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연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비슷한 공연을 묶어 판매하는 묶음 티켓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 홈페이지
'공연 시즌제'는 공연문화 성숙도의 척도...해외에선 일반화

세계적으로 '공연 시즌제'의 시초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의 '1883-1884 시즌'입니다. 해외에선 이미 14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는 공연 관행인 셈입니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를 시작으로 미국 내 상설 극장에 시즌제의 개념이 안착했고 이후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서도 시즌제가 운영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듯 '공연 시즌제'는 오랜 역사와 함께 해외에서는 일반화된 제도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공연단체나 극장이 관람객과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공연 시즌제'는 한 나라의 문화적 수준과 공연문화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척도라는 것입니다.

경기도 문화의전당 홈페이지
최근 지역에도 확산, 경기도 문화의전당 올해 도입

공연 시즌제는 공연을 안정적으로 기획할 수 있는 능력과 두터운 관객층이 확보돼야 합니다. 때문에 지역에서는 확산이 쉽지 않았는데요. 최근 지역 문화예술시설에도 이 '공연 시즌제'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경남 김해문화의 전당, 부산 문화회관이 2018년 시즌제를 도입했습니다.

올해에는 경기도 문화의전당이 '공연 시즌제'를 도입했습니다. 경기도 문화의전당은 경기필하모닉, 경기도립극단, 경기도국악단, 경기도립무용단 등 4개 예술단의 올해 공연을 크게 봄 시즌과 가을시즌으로 나눠 46건의 공연을 모두 사전에 확정했습니다. 휴가철인 8월을 제외하고 2월부터 12월까지 공연일정이 빼곡하게 잡혔습니다.

공연단체별, 장르별 등으로 4종류의 패키지 티켓이 판매돼 관객들은 최대 50%까지 싼 가격에 공연을 관람할 수도 있습니다. 경기도 문화의 전당 이우종 사장은 "공연 시즌제를 통해 연간 일관성 있는 마케팅이 가능해지고 지역 주민에서 지역 문화시설의 존재감과 애착을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공연 시즌제 취지를 밝혔습니다.


공연 시즌제의 정치경제학...정착가능할까?

공연 상품은 소비 전에는 가치를 파악할 수 없는 경험재입니다. 따라서 다른 재화처럼 습관적 소비가 어렵습니다. '공연 시즌제'는 관객의 반복적 공연 관람을 유도하고 문화예술에 대한 선호와 애착을 형성하는 선순환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공연단체나 극장 입장에서는 안정된 관객 수를 바탕으로 예술성 등 공연의 질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관객의 편의를 높인다는 의미를 넘어 공연 시즌제에는 문화예술 산업의 선순환을 촉진한다는 정치경제학이 배경에 있습니다. 지역에서 시도되는 공연 시즌제의 정착 노력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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