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외화고갈 위기 북한, 국가밀수까지

입력 2020.01.03 (21:30) 수정 2020.01.0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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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북제재가 계속되면서 북한의 외화난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북중 접경 지역에서는 밀수가 성행하고 있다는데요.

북한 당국이 직접 밀수에 개입하는 정황을 KBS 시사기획 창 제작진이 포착했습니다.

박성래 기자가 현지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적이 드문 압록강 상류, 밤 11시가 가까운 시각 중국 쪽 강변도로를 달렸습니다.

강 건너 북한 쪽 강변도로에 갑자기 나타난 트럭,

[“북한에 저런 트럭 없었는데, 희한하다.”]

LED 조명을 장착한 바퀴 10개짜리 대형 화물찹니다.

따라가 봤습니다.

거기엔 대형 트럭들이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이거, 국가밀수다.”]

밀수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강가로 조심스럽게 내려갔습니다.

북한 쪽에서도 승용차가 강가로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승용차에서 내린 사람들, 한두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컨테이너 트럭으로 다가가더니 손전등으로 여기저기를 비춰봅니다.

세관원을 비롯해 북한 당국에서 나온 사람들이라고 내부소식통은 전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음성변조 : "도무역국이 직접 관리하고 출하되는 상품들을 다 조사하고 합니다. 한마디로 어느 회사가 뭐 넘기고 얼마를 버는지 국가기관이 다 알고 있습니다."]

원래 밀수는 국가 몰래 하는 것이지만 북한 당국이 밀수에 개입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시마루 지로/아시아프레스 대표 : "무역절차하고 똑같은 것을 밀수현장에서 합니다. 그래서 그거는 북한 안에서는 국가밀수라고 부릅니다."]

[“어! 건너왔어요! 차 같은데...”]

세관 검사가 진행되는 사이 압록강에선 무언가 왔다 갔다 합니다.

커다란 삽날이 달린 중장비가 강을 건널 트럭들의 길을 트고 있었습니다.

["차량들이 넘어오면서 바퀴가 (강바닥에) 빠지고 그러니까 그런 걸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중장비가 (강바닥을) 다지는...”]

압록강의 어둠을 해치고 커다란 물체가 불을 끈 채로 건너옵니다.

동원된 차량은 25톤짜리 탑차를 비롯해 대형 트럭만 10여 대입니다.

한 번 물량이 2~3백 톤으로 추정되는 초대형 밀수, 개인 밀수꾼들이 아닙니다.

북한 무역회사들이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 주민 : "버는 대로 회사가 국가계획(할당액)을 내야 합니다. 다 국가에 바치지."]

[이시마루 지로/아시아 프레스 대표 : "외화가 고갈되면 국가운영에도 많은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으니까 외화가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국가밀수라는 수단을 동원해서 지금 하고 있는 거죠."]

선 비핵화를 요구하며 경제제재를 풀지 않고 있는 미국에 다시 날을 세우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 심각해지고 있는 외화난은 김 위원장의 선택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박성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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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외화고갈 위기 북한, 국가밀수까지
    • 입력 2020-01-03 21:34:14
    • 수정2020-01-03 22: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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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북제재가 계속되면서 북한의 외화난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북중 접경 지역에서는 밀수가 성행하고 있다는데요.

북한 당국이 직접 밀수에 개입하는 정황을 KBS 시사기획 창 제작진이 포착했습니다.

박성래 기자가 현지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적이 드문 압록강 상류, 밤 11시가 가까운 시각 중국 쪽 강변도로를 달렸습니다.

강 건너 북한 쪽 강변도로에 갑자기 나타난 트럭,

[“북한에 저런 트럭 없었는데, 희한하다.”]

LED 조명을 장착한 바퀴 10개짜리 대형 화물찹니다.

따라가 봤습니다.

거기엔 대형 트럭들이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이거, 국가밀수다.”]

밀수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강가로 조심스럽게 내려갔습니다.

북한 쪽에서도 승용차가 강가로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승용차에서 내린 사람들, 한두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컨테이너 트럭으로 다가가더니 손전등으로 여기저기를 비춰봅니다.

세관원을 비롯해 북한 당국에서 나온 사람들이라고 내부소식통은 전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음성변조 : "도무역국이 직접 관리하고 출하되는 상품들을 다 조사하고 합니다. 한마디로 어느 회사가 뭐 넘기고 얼마를 버는지 국가기관이 다 알고 있습니다."]

원래 밀수는 국가 몰래 하는 것이지만 북한 당국이 밀수에 개입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시마루 지로/아시아프레스 대표 : "무역절차하고 똑같은 것을 밀수현장에서 합니다. 그래서 그거는 북한 안에서는 국가밀수라고 부릅니다."]

[“어! 건너왔어요! 차 같은데...”]

세관 검사가 진행되는 사이 압록강에선 무언가 왔다 갔다 합니다.

커다란 삽날이 달린 중장비가 강을 건널 트럭들의 길을 트고 있었습니다.

["차량들이 넘어오면서 바퀴가 (강바닥에) 빠지고 그러니까 그런 걸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중장비가 (강바닥을) 다지는...”]

압록강의 어둠을 해치고 커다란 물체가 불을 끈 채로 건너옵니다.

동원된 차량은 25톤짜리 탑차를 비롯해 대형 트럭만 10여 대입니다.

한 번 물량이 2~3백 톤으로 추정되는 초대형 밀수, 개인 밀수꾼들이 아닙니다.

북한 무역회사들이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 주민 : "버는 대로 회사가 국가계획(할당액)을 내야 합니다. 다 국가에 바치지."]

[이시마루 지로/아시아 프레스 대표 : "외화가 고갈되면 국가운영에도 많은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으니까 외화가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국가밀수라는 수단을 동원해서 지금 하고 있는 거죠."]

선 비핵화를 요구하며 경제제재를 풀지 않고 있는 미국에 다시 날을 세우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 심각해지고 있는 외화난은 김 위원장의 선택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박성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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