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도주극’ 곤 때문에 日발칵…뭘 했길래?

입력 2020.01.06 (08:18) 수정 2020.01.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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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곤, 일본의 대표적 자동차 회사인 닛산 자동차의 전 회장이죠.

지금 이 사람 때문에 일본 열도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이던 그가 갑자기 지난달 29일에 사라졌는데, 그의 일본 탈출 전모가 드러나면서 일본인들이 경악하고 있습니다.

그를 향해서 "루팡을 보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루팡은 잘 알려진대로 프랑스의 한 추리소설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도둑을 가리킬 때 자주 쓰입니다.

곤 전 회장이 도둑으로 몰리는 이유, 그가 일본에서 경제범죄를 저지르고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에서 레바논으로 탈출했기 때문입니다.

곤 전 회장은 재작년 특별배임 등의 혐의로 두 차례 구속됐다가 모두 약 160억 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뒤 사실상 가택 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는데, 유유히 사라진 겁니다.

도대체 어떤 탈출극이 있었던 걸까요.

그가 도주를 시작한 날로 거슬러 가보겠습니다. 지난달 29일입니다.

일본 언론 보도와 다른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곤 전 회장은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혼자 도쿄 자택을 빠져나오는 모습이 감시카메라에 포착됩니다.

한 레바논 언론이 그가 대형 악기 상자에 숨어서 집을 나왔다고 보도했는데, 오보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곤 전 회장, 곧바로 오사카 간사이 공항으로 갔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는 일본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사람이니까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게 쉽지 않아보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통과했을까요.

일본 경찰은 그가 미군 특수부대 출신의 보안, 탈출전문가들의 도움으로 대형 음향장비 상자에 숨어 비행기를 탔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의문이 생깁니다.

이런 대형 상자도 세관검사를 거치기 때문이죠.

여기서 허점이 있었습니다.

공항에서 검사를 해야 하지만, NHK보도에 따르면 곤 회장이 숨었을 것으로 보이는 상자는 1미터가 족히 넘었는데, 게다가 여러 개가 있었는데..

하필 당시 공항에선 검색대에 들어올리기 어렵다는 이유로 검사를 하지 않은 겁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가 대형 상자를 타고 출국했다며, 이 상자에는 숨을 쉴 수 있도록 구멍도 뚫려있고, 이동이 편리하도록 바퀴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브라질에서 출생한 곤 전 회장은 브라질 국적 뿐만 아니라 프랑스, 레바논 국적도 갖고 있습니다.

이번 탈출 때는 이같은 다양한 국적이 탈출 경유지 등에서 적절하게 이용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연인지 아니면 행운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뒷배를 봐준 것인지…

아무튼 공항을 모두 통과한 곤 전 회장, 지금 화면에서 보시는 개인용 비행기를 타고 터키 이스탄불을 경유해 다음날인 30일 레바논 베이루트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착 후 이렇게 여유만만하게 사진을 찍으며 건재함을 알려, 일본인들의 분노를 사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의 화를 돋우는 일은 또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탈출전에 한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를 만나서 본인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어했다고 합니다.

일본 사법당국이 자신을 탄압하는 게 영화 내용이었다고 하죠.

그러면서 곤 전 회장은 영화의 결말이 "놀라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자신은 결코 일본 사법 당국의 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일까요?

이런 여유만만한 곤 전 회장은 급기야 현지시간으로 오는 8일 레바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탈출 경위 등을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변호인 이야기, 들어보시죠.

[곤 前 회장 측 변호사 : "(곤 前 회장은) 모든 질문에 대해 명확하게 대답하고 스스로 설명하는 것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하는 지 들어봐야겠지만, 일본 사법당국으로선 앞으로가 답답하기만 합니다.

레바논은 일본과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아 당장 그를 데리고 올 수도 없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레바논 정부는 곤 전 회장이 합법적으로 입국했다며 자국 법률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침체된 닛산을 되살린 '닛산의 구세주'를 넘어, 일본의 경제 영웅으로까지 추앙받던 곤 전 회장, 이제는 일본 국민의 공적이자 희대의 탈출극 주인공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친절한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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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06 08:20:10
    • 수정2020-01-06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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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곤, 일본의 대표적 자동차 회사인 닛산 자동차의 전 회장이죠.

지금 이 사람 때문에 일본 열도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이던 그가 갑자기 지난달 29일에 사라졌는데, 그의 일본 탈출 전모가 드러나면서 일본인들이 경악하고 있습니다.

그를 향해서 "루팡을 보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루팡은 잘 알려진대로 프랑스의 한 추리소설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도둑을 가리킬 때 자주 쓰입니다.

곤 전 회장이 도둑으로 몰리는 이유, 그가 일본에서 경제범죄를 저지르고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에서 레바논으로 탈출했기 때문입니다.

곤 전 회장은 재작년 특별배임 등의 혐의로 두 차례 구속됐다가 모두 약 160억 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뒤 사실상 가택 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는데, 유유히 사라진 겁니다.

도대체 어떤 탈출극이 있었던 걸까요.

그가 도주를 시작한 날로 거슬러 가보겠습니다. 지난달 29일입니다.

일본 언론 보도와 다른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곤 전 회장은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혼자 도쿄 자택을 빠져나오는 모습이 감시카메라에 포착됩니다.

한 레바논 언론이 그가 대형 악기 상자에 숨어서 집을 나왔다고 보도했는데, 오보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곤 전 회장, 곧바로 오사카 간사이 공항으로 갔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는 일본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사람이니까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게 쉽지 않아보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통과했을까요.

일본 경찰은 그가 미군 특수부대 출신의 보안, 탈출전문가들의 도움으로 대형 음향장비 상자에 숨어 비행기를 탔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의문이 생깁니다.

이런 대형 상자도 세관검사를 거치기 때문이죠.

여기서 허점이 있었습니다.

공항에서 검사를 해야 하지만, NHK보도에 따르면 곤 회장이 숨었을 것으로 보이는 상자는 1미터가 족히 넘었는데, 게다가 여러 개가 있었는데..

하필 당시 공항에선 검색대에 들어올리기 어렵다는 이유로 검사를 하지 않은 겁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가 대형 상자를 타고 출국했다며, 이 상자에는 숨을 쉴 수 있도록 구멍도 뚫려있고, 이동이 편리하도록 바퀴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브라질에서 출생한 곤 전 회장은 브라질 국적 뿐만 아니라 프랑스, 레바논 국적도 갖고 있습니다.

이번 탈출 때는 이같은 다양한 국적이 탈출 경유지 등에서 적절하게 이용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연인지 아니면 행운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뒷배를 봐준 것인지…

아무튼 공항을 모두 통과한 곤 전 회장, 지금 화면에서 보시는 개인용 비행기를 타고 터키 이스탄불을 경유해 다음날인 30일 레바논 베이루트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착 후 이렇게 여유만만하게 사진을 찍으며 건재함을 알려, 일본인들의 분노를 사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의 화를 돋우는 일은 또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탈출전에 한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를 만나서 본인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어했다고 합니다.

일본 사법당국이 자신을 탄압하는 게 영화 내용이었다고 하죠.

그러면서 곤 전 회장은 영화의 결말이 "놀라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자신은 결코 일본 사법 당국의 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일까요?

이런 여유만만한 곤 전 회장은 급기야 현지시간으로 오는 8일 레바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탈출 경위 등을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변호인 이야기, 들어보시죠.

[곤 前 회장 측 변호사 : "(곤 前 회장은) 모든 질문에 대해 명확하게 대답하고 스스로 설명하는 것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하는 지 들어봐야겠지만, 일본 사법당국으로선 앞으로가 답답하기만 합니다.

레바논은 일본과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아 당장 그를 데리고 올 수도 없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레바논 정부는 곤 전 회장이 합법적으로 입국했다며 자국 법률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침체된 닛산을 되살린 '닛산의 구세주'를 넘어, 일본의 경제 영웅으로까지 추앙받던 곤 전 회장, 이제는 일본 국민의 공적이자 희대의 탈출극 주인공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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