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과실치사’ 인정되나…“‘퇴선 유도’가 쟁점”

입력 2020.01.06 (21:17) 수정 2020.01.0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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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만히 있어라"

침몰하는 세월호 안에 승객들을 붙잡아둔 말입니다.

해경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배에서 나오라"는 외침은 없었고, 3백여 명이 숨졌습니다.

제때 초동 조치와 구조가 안 이뤄진 데 해경 최고 윗선의 책임이 있는지, 이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가를 열쇠가 될 전망입니다.

김수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경이 세월호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오전 9시 30분경.

소형 123정의 김모 정장은 6분 뒤 해경 본청 경비과장에게 '세월호가 50도 정도 기울어졌다' '바다에 사람이 없다'는 보고를 했습니다.

이후 9시 44분 경 김 정장은 "승객이 안에 있는데 배가 기울어서 못 나오고 있다"고 해경 본청 상황실에 다시 보고합니다.

하지만 목포해경서장 등 해경 지휘부는 123정의 현장 도착 30분이 다 되어서야 퇴선 유도를 언급했는데,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구조의 '골든 타임'을 놓친 건 제때 적절한 지시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검찰은 봤습니다.

해경 지휘부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섭니다.

[이정일/변호사/세월호 참사 국민 고소·고발대리인단 단장 : "(해경이) 선내 탈출 준비 또는 지시를 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전혀 하지 않았다. 그것이 업무상 과실치사죄의 구속요건을 이루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김석균 전 해경청장은 "당시 모든 가용 자원을 동원해서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특히 퇴선 유도 같은 구체적인 상황 판단은 현장에서 하는 것이지, 지휘부의 몫이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따라서 당시 현장 보고가 얼마나 구체적이었는지, 또 지휘부의 지시와 대응이 얼마나 부실했는지 여부가 혐의 입증의 관건이 될 걸로 보입니다.

검찰은 김 전 청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에서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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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무상 과실치사’ 인정되나…“‘퇴선 유도’가 쟁점”
    • 입력 2020-01-06 21:18:32
    • 수정2020-01-07 08:4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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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만히 있어라" 침몰하는 세월호 안에 승객들을 붙잡아둔 말입니다. 해경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배에서 나오라"는 외침은 없었고, 3백여 명이 숨졌습니다. 제때 초동 조치와 구조가 안 이뤄진 데 해경 최고 윗선의 책임이 있는지, 이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가를 열쇠가 될 전망입니다. 김수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경이 세월호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오전 9시 30분경. 소형 123정의 김모 정장은 6분 뒤 해경 본청 경비과장에게 '세월호가 50도 정도 기울어졌다' '바다에 사람이 없다'는 보고를 했습니다. 이후 9시 44분 경 김 정장은 "승객이 안에 있는데 배가 기울어서 못 나오고 있다"고 해경 본청 상황실에 다시 보고합니다. 하지만 목포해경서장 등 해경 지휘부는 123정의 현장 도착 30분이 다 되어서야 퇴선 유도를 언급했는데,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구조의 '골든 타임'을 놓친 건 제때 적절한 지시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검찰은 봤습니다. 해경 지휘부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섭니다. [이정일/변호사/세월호 참사 국민 고소·고발대리인단 단장 : "(해경이) 선내 탈출 준비 또는 지시를 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전혀 하지 않았다. 그것이 업무상 과실치사죄의 구속요건을 이루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김석균 전 해경청장은 "당시 모든 가용 자원을 동원해서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특히 퇴선 유도 같은 구체적인 상황 판단은 현장에서 하는 것이지, 지휘부의 몫이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따라서 당시 현장 보고가 얼마나 구체적이었는지, 또 지휘부의 지시와 대응이 얼마나 부실했는지 여부가 혐의 입증의 관건이 될 걸로 보입니다. 검찰은 김 전 청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에서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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