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잿더미’된 호주…경제도 휘청

입력 2020.01.08 (18:07) 수정 2020.01.0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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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경제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마스크에 구명조끼를 착용한 소년이 보이네요.

어떤 사진인지 설명해주시죠.

[답변]

이곳은 호주 빅토리아주에 있는 작은 마을인데요.

화마가 마을을 집어삼키면서 이 11살 아이를 포함한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온통 붉게 물든, 이 한 장의 사진만 봐도 호주 전역을 덮친 산불이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이 가실 텐데요.

호주 정부는 지난 3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거대한 숲 전체가 불바다로 변했습니다.

불길이 빠르게 번지면서 해안가로 대피한 주민들마저 위협하고 있는데요.

파랗던 하늘은 산불로 인한 연기와 재로 주황색이 됐을 정돕니다.

위성에서 촬영한 호주는 보시는 것처럼 붉은 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앵커]

호주 산불 보도를 지난해에 접했는데, 불길이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군요.

지금 얼마나 된 거죠?

[답변]

지난해 9월부터니까, 무려 다섯 달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630만ha(헥타르), 서울시의 100배, 남한 면적의 절반 이상이 모두 불에 탔습니다.

이번 산불로 인명 피해도 컸습니다.

지금까지 소방관을 포함해 최소 25명이 숨졌고, 실종자는 스무 명이 넘습니다.

동물들 또한 재앙에 가까운 불길을 피할 수 없었는데요.

미 뉴욕타임스는 캥거루와 코알라 등 야생 동물 5억 마리 가까이가 죽거나 심하게 다쳤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화면을 보니 마을 전체가 잿더미가 됐습니다.

재산 피해 규모도 상당할 것 같은데요?

[답변]

호주 당국은 이번 산불로 주택 2천 채 이상이 전소됐다고 밝혔는데요.

전체 재산 피해 규모에 관한 공식 집계는 아직이지만, 호주 재무부는 이번 화재 관련 보험 청구만 8천 5백여 건에 달하면서 약 5천6백억 원의 피해를 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산불은 특히 호주 남동부 지역인 뉴사우스웨일스 주와 빅토리아 주에 집중되고 있는데요.

피해 지역에 주민 소개령이 내려지면서 사람들은 옷가지만 겨우 챙겨 대피하고 있습니다.

[이재민 : "매우 무서워요. 공포 영화를 보는 것 같아요. 저나 부모님 모두 이런 광경을 본 적이 없어요."]

["저는 저의 집을 지킬 수 없었어요. 불가능했습니다. 불길이 닥치면 모든 이의 안전을 지킬 수는 없습니다."]

이재민들은 현재 당국이 마련한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데요.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 식수마저 오염됐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생존 위협까지 받고 있습니다.

[앵커]

호주는 매년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했는데요. 올해 유독 이렇게 피해가 커진 이유가 뭔가요?

[답변]

이번 산불의 가장 큰 특징은 수백 군데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인데요.

여기에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40도가 넘는 이상 기온 현상 역시 산불 확산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4일 기준 수도 캔버라는 43.6도, 시드니는 무려 48.9도까지 치솟았습니다.

호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8일 평균 최고기온이 41.9도로, 6년 전인 2013년 전체 평균과 비교해봤더니 1.6도 높아졌습니다.

[앵커]

결국, 이번 호주 산불이 원인이 기후 변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거군요?

[답변]

맞습니다.

일부 기상학자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재앙이 이제는 정말 최전선에 와 있다고 전했는데요.

그런데 호주 정부의 정책 방향은 이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은 어디일까요? 바로 호줍니다.

국민 1인당 석탄 소비량도 호주가 1위입니다.

전 세계가 '탈석탄'을 외치고 있지만, 호주 정부는 최근 인도의 한 기업과 광산 개발 프로젝트 계약을 맺었습니다.

[앵커]

호주 정부가 탄광과 수출 산업을 포기 못 하는 이유가 뭔가요?

[답변]

그만큼 석탄 산업이 호주 경제 전체를 지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24만 개에 달하는 일자리와도 직결돼 있고요.

경제적 가치로 보면 700억 달러, 82조 원에 달합니다.

[스콧 모리슨/호주 총리/지난달 23일 : "국민이 필요한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강력한 경제를 이룩하는 것이 우리에겐 중요한 일입니다."]

이번 산불로 호주 경제가 입을 피해는 막대할 전망입니다.

이미 캔버라, 시드니 등 대도시의 관광 산업이 영향을 받고 있는데요.

BBC는 시드니의 경우 이번 산불로 하루 400억 원이 넘는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롭니다.

이번 주말 또다시 강풍과 폭염이 예보되면서 호주 산불이 더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국가적 재앙에도 연말에 하와이로 가족 여행을 간 모리슨 총리가 비판을 받고 있죠.

이러한 안일한 대처가 산불 피해를 키운 것이 아닌가 싶네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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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08 18:13:23
    • 수정2020-01-08 18: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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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마스크에 구명조끼를 착용한 소년이 보이네요.

어떤 사진인지 설명해주시죠.

[답변]

이곳은 호주 빅토리아주에 있는 작은 마을인데요.

화마가 마을을 집어삼키면서 이 11살 아이를 포함한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온통 붉게 물든, 이 한 장의 사진만 봐도 호주 전역을 덮친 산불이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이 가실 텐데요.

호주 정부는 지난 3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거대한 숲 전체가 불바다로 변했습니다.

불길이 빠르게 번지면서 해안가로 대피한 주민들마저 위협하고 있는데요.

파랗던 하늘은 산불로 인한 연기와 재로 주황색이 됐을 정돕니다.

위성에서 촬영한 호주는 보시는 것처럼 붉은 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앵커]

호주 산불 보도를 지난해에 접했는데, 불길이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군요.

지금 얼마나 된 거죠?

[답변]

지난해 9월부터니까, 무려 다섯 달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630만ha(헥타르), 서울시의 100배, 남한 면적의 절반 이상이 모두 불에 탔습니다.

이번 산불로 인명 피해도 컸습니다.

지금까지 소방관을 포함해 최소 25명이 숨졌고, 실종자는 스무 명이 넘습니다.

동물들 또한 재앙에 가까운 불길을 피할 수 없었는데요.

미 뉴욕타임스는 캥거루와 코알라 등 야생 동물 5억 마리 가까이가 죽거나 심하게 다쳤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화면을 보니 마을 전체가 잿더미가 됐습니다.

재산 피해 규모도 상당할 것 같은데요?

[답변]

호주 당국은 이번 산불로 주택 2천 채 이상이 전소됐다고 밝혔는데요.

전체 재산 피해 규모에 관한 공식 집계는 아직이지만, 호주 재무부는 이번 화재 관련 보험 청구만 8천 5백여 건에 달하면서 약 5천6백억 원의 피해를 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산불은 특히 호주 남동부 지역인 뉴사우스웨일스 주와 빅토리아 주에 집중되고 있는데요.

피해 지역에 주민 소개령이 내려지면서 사람들은 옷가지만 겨우 챙겨 대피하고 있습니다.

[이재민 : "매우 무서워요. 공포 영화를 보는 것 같아요. 저나 부모님 모두 이런 광경을 본 적이 없어요."]

["저는 저의 집을 지킬 수 없었어요. 불가능했습니다. 불길이 닥치면 모든 이의 안전을 지킬 수는 없습니다."]

이재민들은 현재 당국이 마련한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데요.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 식수마저 오염됐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생존 위협까지 받고 있습니다.

[앵커]

호주는 매년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했는데요. 올해 유독 이렇게 피해가 커진 이유가 뭔가요?

[답변]

이번 산불의 가장 큰 특징은 수백 군데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인데요.

여기에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40도가 넘는 이상 기온 현상 역시 산불 확산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4일 기준 수도 캔버라는 43.6도, 시드니는 무려 48.9도까지 치솟았습니다.

호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8일 평균 최고기온이 41.9도로, 6년 전인 2013년 전체 평균과 비교해봤더니 1.6도 높아졌습니다.

[앵커]

결국, 이번 호주 산불이 원인이 기후 변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거군요?

[답변]

맞습니다.

일부 기상학자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재앙이 이제는 정말 최전선에 와 있다고 전했는데요.

그런데 호주 정부의 정책 방향은 이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은 어디일까요? 바로 호줍니다.

국민 1인당 석탄 소비량도 호주가 1위입니다.

전 세계가 '탈석탄'을 외치고 있지만, 호주 정부는 최근 인도의 한 기업과 광산 개발 프로젝트 계약을 맺었습니다.

[앵커]

호주 정부가 탄광과 수출 산업을 포기 못 하는 이유가 뭔가요?

[답변]

그만큼 석탄 산업이 호주 경제 전체를 지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24만 개에 달하는 일자리와도 직결돼 있고요.

경제적 가치로 보면 700억 달러, 82조 원에 달합니다.

[스콧 모리슨/호주 총리/지난달 23일 : "국민이 필요한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강력한 경제를 이룩하는 것이 우리에겐 중요한 일입니다."]

이번 산불로 호주 경제가 입을 피해는 막대할 전망입니다.

이미 캔버라, 시드니 등 대도시의 관광 산업이 영향을 받고 있는데요.

BBC는 시드니의 경우 이번 산불로 하루 400억 원이 넘는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롭니다.

이번 주말 또다시 강풍과 폭염이 예보되면서 호주 산불이 더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국가적 재앙에도 연말에 하와이로 가족 여행을 간 모리슨 총리가 비판을 받고 있죠.

이러한 안일한 대처가 산불 피해를 키운 것이 아닌가 싶네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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