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나가겠다” 해리 왕자 부부의 깜짝 독립선언

입력 2020.01.10 (08:11) 수정 2020.01.1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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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영국 왕실 하면 많은 이들의 뇌리를 스치는 얼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관심을 끌었던 여인 다이애나입니다.

비운의 왕세자비 다이애나가 세상에 남긴 두 아들 윌리엄과 해리 왕자는 어느 덧 장성해 결혼을 하고 아빠가 되었습니다.

두 왕자들의 결혼과 출산 소식은 때마다 세계를 들썩였습니다.

특히나 둘째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는 만남 자체가 화제였죠.

알려진대로 메건 마클은 미국인, 영화배우 출신입니다.

[메건 마클/신부 : "나 메건은 당신 해리를 나의 남편으로 받아드립니다."]

[해리 왕자/신랑 : "메건, 이반지를 당신에게 결혼의 징표로 드립니다."]

왕실 결혼식의 관례였던 복종 서약을 거부하고 출산 직후 카메라 앞에 서지 않는 등 영국 왕실의 관례를 하나 씩 깨 왔습니다.

그리고 현지 시간 어제 저녁 이 부부의 가장 파격적인 결정이 나왔습니다.

"왕실을 떠나겠다"는 독립선언이었습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성명에서 "우리는 '왕실 가족'의 일원에서 물러나 재정적으로 독립하려고 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앞으로 영국과 북미를 오가며 생활하고 자선단체를 설립하겠다"는 새로운 계획도 밝혔습니다.

여왕 엘리자베스 2세도 몰랐을 만큼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번 발표에 영국 전역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왕자비 이름 '메건'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를 합친 '메그시트'라는 단어가 등장했습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왜 이런 결심을 했을까.

먼저 형 윌리엄 부부와의 갈등설입니다.

우리로 치면 동서지간이죠.

윌리엄의 부인 미들턴 해리의 부인 마클.

전통적인 영국 왕실의 며느리상에 가까운 미들턴과 달리 마클은 미국인·연상·혼혈·이혼녀라는 왕실의 일원으론 흔치 않은 정체성을 타고 났습니다.

이러한 둘 간의 대조점이 불화의 씨앗이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미들턴과 마클이 큰소리로 다퉜다는 보도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해리는 지난해 10월 TV에 출연해 "(형 윌리엄과의 불화설은) 전부 과장은 아니며 지금 우리는 서로 다른 길 위에 있다"며 형과의 불화설을 시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다음은 영국 언론과의 갈등설입니다.

할리우드 영화배우였던 마클의 자유분방한 성격은 이들 부부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도하는 영국 언론과 종종 마찰을 빚었습니다.

마클 왕자비는 지난해 한 방송매체에 출연해 ‘불평하지 않는다’는 영국 왕실 관례를 벗어난 이례적인 인터뷰를 했습니다.

아들 아치가 태어난 이후 타블로이드 신문 기자들의 파파라치 행태를 언급하며 울먹였습니다.

해리 왕자 역시 영국의 유명 타블로이드 신문들이 '마클 왕자비의 휴대전화를 해킹했다’면서 “어머니를 죽음에 들게 한 게임에 더 이상 당하지 않겠다”고 작심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해리 왕자는 13살 때 그러니까 1997년 어머니 다이애나가 파파라치의 추격을 피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이후 언론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해리 부부의 왕실 탈퇴 배경을 놓고 해리 왕자가 어머니 다이애나의 행보를 닮아가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잇따릅니다.

다이애나는 생전 폐쇄된 왕실의 문을 열어 대중들과 다리를 놓는 역할을 했습니다.

“프린세스가 된다는 것은 생각만큼 멋진 일이 아니었다”며 봉사활동과 자선활동에 힘썼습니다.

이런 어머니를 향한 해리의 사모곡은 애절합니다.

해리는 "파리에서 걸려온 어머니와의 마지막 전화를 사촌들과 노느라 짧게 끊어버린 것이 지금도 후회스럽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래서인지 해리 왕자의 결혼식 곳곳에는 어머니 다이애나의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신부인 마클이 쓴 우아한 면사포를 보고 1981년 다이애나가 썼던 면사포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해리 왕자는 신부 마클에게 어머니가 꼈던 푸른색 에메랄드 반지를 선물했고, 마클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시어머니를 떠올리게 한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이런 사이 해리와 왕실의 거리는 조금씩 멀어져갔습니다.

최근 왕실은 여왕과 찰스 왕세자, 윌리엄 왕세손, 조지 왕자 등 왕위 계승 라인에 있는 이들이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일간 가디언은 해리 왕자 부부가 이같은 사진을 공개하자 자신의 가족은 왕실에서 '잉여'(spares)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가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해리는 아버지 찰스, 형 윌리엄과 그의 세 자녀에 이어 왕위 계승 서열 6위입니다.

왕실은 이번 해리의 탈퇴선언에 대한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해리의 독립 선언이 21세기 영국 왕실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대중의 관심은 그의 향후 행보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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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10 08:11:56
    • 수정2020-01-10 1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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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영국 왕실 하면 많은 이들의 뇌리를 스치는 얼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관심을 끌었던 여인 다이애나입니다.

비운의 왕세자비 다이애나가 세상에 남긴 두 아들 윌리엄과 해리 왕자는 어느 덧 장성해 결혼을 하고 아빠가 되었습니다.

두 왕자들의 결혼과 출산 소식은 때마다 세계를 들썩였습니다.

특히나 둘째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는 만남 자체가 화제였죠.

알려진대로 메건 마클은 미국인, 영화배우 출신입니다.

[메건 마클/신부 : "나 메건은 당신 해리를 나의 남편으로 받아드립니다."]

[해리 왕자/신랑 : "메건, 이반지를 당신에게 결혼의 징표로 드립니다."]

왕실 결혼식의 관례였던 복종 서약을 거부하고 출산 직후 카메라 앞에 서지 않는 등 영국 왕실의 관례를 하나 씩 깨 왔습니다.

그리고 현지 시간 어제 저녁 이 부부의 가장 파격적인 결정이 나왔습니다.

"왕실을 떠나겠다"는 독립선언이었습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성명에서 "우리는 '왕실 가족'의 일원에서 물러나 재정적으로 독립하려고 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앞으로 영국과 북미를 오가며 생활하고 자선단체를 설립하겠다"는 새로운 계획도 밝혔습니다.

여왕 엘리자베스 2세도 몰랐을 만큼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번 발표에 영국 전역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왕자비 이름 '메건'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를 합친 '메그시트'라는 단어가 등장했습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왜 이런 결심을 했을까.

먼저 형 윌리엄 부부와의 갈등설입니다.

우리로 치면 동서지간이죠.

윌리엄의 부인 미들턴 해리의 부인 마클.

전통적인 영국 왕실의 며느리상에 가까운 미들턴과 달리 마클은 미국인·연상·혼혈·이혼녀라는 왕실의 일원으론 흔치 않은 정체성을 타고 났습니다.

이러한 둘 간의 대조점이 불화의 씨앗이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미들턴과 마클이 큰소리로 다퉜다는 보도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해리는 지난해 10월 TV에 출연해 "(형 윌리엄과의 불화설은) 전부 과장은 아니며 지금 우리는 서로 다른 길 위에 있다"며 형과의 불화설을 시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다음은 영국 언론과의 갈등설입니다.

할리우드 영화배우였던 마클의 자유분방한 성격은 이들 부부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도하는 영국 언론과 종종 마찰을 빚었습니다.

마클 왕자비는 지난해 한 방송매체에 출연해 ‘불평하지 않는다’는 영국 왕실 관례를 벗어난 이례적인 인터뷰를 했습니다.

아들 아치가 태어난 이후 타블로이드 신문 기자들의 파파라치 행태를 언급하며 울먹였습니다.

해리 왕자 역시 영국의 유명 타블로이드 신문들이 '마클 왕자비의 휴대전화를 해킹했다’면서 “어머니를 죽음에 들게 한 게임에 더 이상 당하지 않겠다”고 작심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해리 왕자는 13살 때 그러니까 1997년 어머니 다이애나가 파파라치의 추격을 피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이후 언론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해리 부부의 왕실 탈퇴 배경을 놓고 해리 왕자가 어머니 다이애나의 행보를 닮아가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잇따릅니다.

다이애나는 생전 폐쇄된 왕실의 문을 열어 대중들과 다리를 놓는 역할을 했습니다.

“프린세스가 된다는 것은 생각만큼 멋진 일이 아니었다”며 봉사활동과 자선활동에 힘썼습니다.

이런 어머니를 향한 해리의 사모곡은 애절합니다.

해리는 "파리에서 걸려온 어머니와의 마지막 전화를 사촌들과 노느라 짧게 끊어버린 것이 지금도 후회스럽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래서인지 해리 왕자의 결혼식 곳곳에는 어머니 다이애나의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신부인 마클이 쓴 우아한 면사포를 보고 1981년 다이애나가 썼던 면사포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해리 왕자는 신부 마클에게 어머니가 꼈던 푸른색 에메랄드 반지를 선물했고, 마클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시어머니를 떠올리게 한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이런 사이 해리와 왕실의 거리는 조금씩 멀어져갔습니다.

최근 왕실은 여왕과 찰스 왕세자, 윌리엄 왕세손, 조지 왕자 등 왕위 계승 라인에 있는 이들이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일간 가디언은 해리 왕자 부부가 이같은 사진을 공개하자 자신의 가족은 왕실에서 '잉여'(spares)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가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해리는 아버지 찰스, 형 윌리엄과 그의 세 자녀에 이어 왕위 계승 서열 6위입니다.

왕실은 이번 해리의 탈퇴선언에 대한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해리의 독립 선언이 21세기 영국 왕실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대중의 관심은 그의 향후 행보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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