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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곳 바라보며…검찰 인사 “항명”·“학살”
입력 2020.01.10 (17:38) 수정 2020.01.10 (17:38) 취재K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의 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단행된 지 이틀째, 정치권에서는 관련한 논란이 가라앉기는커녕 오히려 더 커지고 있습니다.

어제(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추 장관은 "(이번 검찰 인사는) 지역 안배와 기수 안배를 했다. 가장 형평성 있고 균형 있는 인사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인사 과정에서 법무부와 검찰이 충돌 양상을 빚은 데 대해서는 "검찰총장이 저의 명(命)을 거역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논란은 자유 한국당의 의원총회를 거치며 다시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한국당이 검찰 인사를 문제 삼아, 추 장관 탄핵안 상정과 국회 법사위·운영위 현안질의,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며 어제 국회 본회의를 보이콧한 것입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도 오늘(10일) 이 문제를 재차 정의하고 나섰습니다. 민주당이 바라보는 이번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둘러싼 논란, 검찰의 '항명'입니다. 인사의 내용에 대한 부분보다는 인사가 단행되기 전의 과정에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반면, 한국당이 정의하는 이번 사태는 '검찰 학살'입니다. 한국당은 인사 발표까지의 과정보다는 인사의 내용을 쟁점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입장부터도 다르기는 하지만, 서로 바라보는 부분도 이렇게 다르니 평가도 다릅니다.


"검찰 '항명'은 그냥 넘길 수 있는 일 아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오늘(1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인사 과정에서 발생한 '검찰 항명'은 그냥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검찰이) 여러 가지 문제를 제기하면서 법무부 장관이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하는 것 같은데, 어제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 와서 저한테 하신 말씀을 보면 절차를 철저히 지켰다"면서 "검찰총장이 제3의 장소에서 명단을 가지고 나오라고 요청했다고 하는데, 그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는가"라고 했습니다.

이어 "검찰청은 법무부의 외청"이라며 "검찰총장이 의견이 있으면 법무부 장관실에 가서 본인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다. 제3의 장소에서 만나자고 하는 것은 법무부 장관 고유 업무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법무부는 검찰의 상급 기관이고, 따라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검찰총장이 명을 거역했다'는 추 장관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입니다.

이 대표는 또 "검찰이 지금까지 이런 행태를 해왔기 때문에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던 것"이라며 "검찰청은 이번을 계기로 해서 자기 혁신을 하고 검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당부한다. 검찰 총수로서 인사권자의 인사명령을 수용하고 안정적으로 집행하는 한편, 검찰조직을 신속히 정비해 검찰 본연의 역할을 흔들림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자신의 업무를 집행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검찰은 '항명'할 것이 아니라 '순명'(順命)해야 한다. 그것이 공직자의 사명"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검찰 고위간부 인사의 내용보다는, 인사 발표 전 법무부와 검찰이 인사 관련 상의 여부를 두고 충돌에 가까운 양상을 빚은 것을 검찰의 '항명'으로 규정하고, '앞으로는 잘하라'는 당부를 하는 모양새입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당부한다"는 말, '책임지고 나가라'는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추 장관이 어제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책보좌관에게 "지휘·감독 권한의 적절한 행사를 위해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놓길 바랍니다."라고 지시하는 문자가 언론에 촬영됐는데, 적어도 당내의 분위기는 이 정도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 민주당 핵심 관계자도 KBS와의 통화에서 "그런 이야기(윤석열 총장 사퇴나 징계 논의)를 제가 듣거나 한 것은 없다"면서 "(추 장관의 문자 지시가) 당과 상의하거나 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검찰 대학살…전두환 능가"
한국당은 이번 검찰 인사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기획하고 추 장관이 실행한 '윤석열 검찰 대학살'은 전두환 정권 야만보다 심각한 야만"이라고 말했습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오늘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정권 범죄를 수사하는 검찰 핵심부를 권력이 통째로 들어내는 망동은 전두환 시절에도 없었다. 역사는 문재인 정권을 전두환 독재를 능가하는 최악의 독재 정권으로 기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정권은 검찰 중간간부에 대한 '2차 대학살'을 계획하고 있다. 정권 범죄 수사를 흔적도 없이 날려버리겠다는 음모"라면서 "문 대통령 퇴임 후 드러날 가능성이 있는 대통령과 가족, 측근의 범죄를 암장하기 위해 권력에 아부하는 검사들로 채우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한표 원내 수석부대표는 "추 장관은 야당 의원 시절 대정부질문에서 정홍원 총리에게 국정원 댓글 수사를 담당한 당시 윤석열 수사팀을 배제했다고 맹비난했다"며 "추 장관이 청와대와 그 측근을 수사한 검사들을 수사 배제한 현재 상황을 보고 국민들은 '추로남불'이라고 조롱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인사 전 빚어진 법무부와 검찰의 충돌양상보다는 조국 전 장관이나 이른바 '울산 사건' 수사를 지휘하던 책임자들이 전보된 것을 문제 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대학살', '독재', '야만'과 같은 자극적인 단어를 동원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이슈화해 정국의 주도권을 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심 원내대표와 한국당 의원 20여 명은 회의를 마친 뒤 청와대 앞으로 이동해 규탄대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번 검찰 인사에 대한 국정조사와 추 장관 탄핵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조만간 법무부는 검찰 중간간부, 수사의 실무 책임자인 지검 차장·부장검사 인사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 인사에서 조국 전 장관 일가 수사 책임자인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나 '울산 사건' 수사 책임자인 신봉수 2차장검사가 전보될 경우 논란은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항명'이나 '학살'이냐, 총선을 앞두고 기선제압을 해야 하는 양측의 공방도 한동안 계속될 전망입니다.
  • 서로 다른 곳 바라보며…검찰 인사 “항명”·“학살”
    • 입력 2020-01-10 17:38:16
    • 수정2020-01-10 17:38:54
    취재K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의 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단행된 지 이틀째, 정치권에서는 관련한 논란이 가라앉기는커녕 오히려 더 커지고 있습니다.

어제(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추 장관은 "(이번 검찰 인사는) 지역 안배와 기수 안배를 했다. 가장 형평성 있고 균형 있는 인사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인사 과정에서 법무부와 검찰이 충돌 양상을 빚은 데 대해서는 "검찰총장이 저의 명(命)을 거역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논란은 자유 한국당의 의원총회를 거치며 다시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한국당이 검찰 인사를 문제 삼아, 추 장관 탄핵안 상정과 국회 법사위·운영위 현안질의,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며 어제 국회 본회의를 보이콧한 것입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도 오늘(10일) 이 문제를 재차 정의하고 나섰습니다. 민주당이 바라보는 이번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둘러싼 논란, 검찰의 '항명'입니다. 인사의 내용에 대한 부분보다는 인사가 단행되기 전의 과정에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반면, 한국당이 정의하는 이번 사태는 '검찰 학살'입니다. 한국당은 인사 발표까지의 과정보다는 인사의 내용을 쟁점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입장부터도 다르기는 하지만, 서로 바라보는 부분도 이렇게 다르니 평가도 다릅니다.


"검찰 '항명'은 그냥 넘길 수 있는 일 아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오늘(1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인사 과정에서 발생한 '검찰 항명'은 그냥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검찰이) 여러 가지 문제를 제기하면서 법무부 장관이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하는 것 같은데, 어제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 와서 저한테 하신 말씀을 보면 절차를 철저히 지켰다"면서 "검찰총장이 제3의 장소에서 명단을 가지고 나오라고 요청했다고 하는데, 그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는가"라고 했습니다.

이어 "검찰청은 법무부의 외청"이라며 "검찰총장이 의견이 있으면 법무부 장관실에 가서 본인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다. 제3의 장소에서 만나자고 하는 것은 법무부 장관 고유 업무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법무부는 검찰의 상급 기관이고, 따라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검찰총장이 명을 거역했다'는 추 장관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입니다.

이 대표는 또 "검찰이 지금까지 이런 행태를 해왔기 때문에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던 것"이라며 "검찰청은 이번을 계기로 해서 자기 혁신을 하고 검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당부한다. 검찰 총수로서 인사권자의 인사명령을 수용하고 안정적으로 집행하는 한편, 검찰조직을 신속히 정비해 검찰 본연의 역할을 흔들림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자신의 업무를 집행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검찰은 '항명'할 것이 아니라 '순명'(順命)해야 한다. 그것이 공직자의 사명"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검찰 고위간부 인사의 내용보다는, 인사 발표 전 법무부와 검찰이 인사 관련 상의 여부를 두고 충돌에 가까운 양상을 빚은 것을 검찰의 '항명'으로 규정하고, '앞으로는 잘하라'는 당부를 하는 모양새입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당부한다"는 말, '책임지고 나가라'는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추 장관이 어제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책보좌관에게 "지휘·감독 권한의 적절한 행사를 위해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놓길 바랍니다."라고 지시하는 문자가 언론에 촬영됐는데, 적어도 당내의 분위기는 이 정도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 민주당 핵심 관계자도 KBS와의 통화에서 "그런 이야기(윤석열 총장 사퇴나 징계 논의)를 제가 듣거나 한 것은 없다"면서 "(추 장관의 문자 지시가) 당과 상의하거나 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검찰 대학살…전두환 능가"
한국당은 이번 검찰 인사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기획하고 추 장관이 실행한 '윤석열 검찰 대학살'은 전두환 정권 야만보다 심각한 야만"이라고 말했습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오늘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정권 범죄를 수사하는 검찰 핵심부를 권력이 통째로 들어내는 망동은 전두환 시절에도 없었다. 역사는 문재인 정권을 전두환 독재를 능가하는 최악의 독재 정권으로 기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정권은 검찰 중간간부에 대한 '2차 대학살'을 계획하고 있다. 정권 범죄 수사를 흔적도 없이 날려버리겠다는 음모"라면서 "문 대통령 퇴임 후 드러날 가능성이 있는 대통령과 가족, 측근의 범죄를 암장하기 위해 권력에 아부하는 검사들로 채우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한표 원내 수석부대표는 "추 장관은 야당 의원 시절 대정부질문에서 정홍원 총리에게 국정원 댓글 수사를 담당한 당시 윤석열 수사팀을 배제했다고 맹비난했다"며 "추 장관이 청와대와 그 측근을 수사한 검사들을 수사 배제한 현재 상황을 보고 국민들은 '추로남불'이라고 조롱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인사 전 빚어진 법무부와 검찰의 충돌양상보다는 조국 전 장관이나 이른바 '울산 사건' 수사를 지휘하던 책임자들이 전보된 것을 문제 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대학살', '독재', '야만'과 같은 자극적인 단어를 동원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이슈화해 정국의 주도권을 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심 원내대표와 한국당 의원 20여 명은 회의를 마친 뒤 청와대 앞으로 이동해 규탄대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번 검찰 인사에 대한 국정조사와 추 장관 탄핵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조만간 법무부는 검찰 중간간부, 수사의 실무 책임자인 지검 차장·부장검사 인사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 인사에서 조국 전 장관 일가 수사 책임자인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나 '울산 사건' 수사 책임자인 신봉수 2차장검사가 전보될 경우 논란은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항명'이나 '학살'이냐, 총선을 앞두고 기선제압을 해야 하는 양측의 공방도 한동안 계속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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