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객기 피격설 강력 부인…“서방의 여론전” 반박

입력 2020.01.10 (18:31) 수정 2020.01.1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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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당국이 지난 8일 테헤란 부근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항공(UIA)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가 외부 공격으로 피격됐다는 의혹을 강력 부인했습니다.

알리 아베드자데 이란 민간항공청장은 테헤란 현지시간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고기가 미사일에 격추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확실하다"며 "블랙박스의 정보가 추출되지 전에 나오는 예단은 전문가의 의견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란 미사일로 여객기가 격추됐다는 주장은 이란을 괴롭히려는 "서방의 여론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베드자데 청장은 9일 이란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목격자의 증언과 파편으로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사고기는 이륙 3분 뒤 불이 붙었다"면서 "조종사가 8천피트(약 2천400m) 고도에서 회항하려 했지만 화재 때문에 추락하고 말았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사고기는 공중에서 폭발하지 않았다"며 "미사일로 격추됐다는 의혹은 전적으로 배제해야 한다"고 외부 피폭설을 부인했습니다.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0일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사고를 국제적 기준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규범에 따라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고 "우크라이나와 제조사인 보잉사도 조사에 초청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이번 사고로 자국민이 사망한 국가가 전문가를 이란으로 보낸다면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초기에 '음모론' 수준이었던 미사일 격추 또는 오폭설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정부와 인터넷을 통해 '대세론'이 되자 이란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아베드자데 청장은 10일이 주말 휴일(이슬람권은 금요일이 주말)인데도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탑승자 176명이 모두 사망한 이번 사고는, 이란군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한 지 수 시간 뒤 일어나 피폭설에 휩싸이게 됐습니다. 아직은 가설 수준이지만, 이란이 이라크 미군 기지로 미사일을 발사한 뒤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테헤란 부근에서 항공기가 레이더에 포착되자, 이란이 반격하러 침투한 미군 전투기로 오인해 격추했다는 게 피폭설의 논리입니다.

이란 정부가 사고 직후 곧바로 '기계적 결함'이라고 발표한데다, 추락 당시 정보를 담은 블랙박스를 미국 보잉사나 미국 연방항공청(FAA) 등에 넘기지 않겠다고 했던 것도 피폭설을 키운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이란민간항공청은 사망자 가운데 147명이 이란인이며 나머지 32명이 외국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밝힌 국적별 사망자 집계와 다릅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사고기 승객에 대해, 이란인 82명, 캐나다인 63명, 우크라이나인 11명, 스웨덴인 10명, 아프가니스탄인 4명, 영국인 3명 독일인 3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차이는 사망자 중 캐나다 국적자 대부분이 이란 국적도 함께 보유한 이중 국적자였기 때문으로,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는 이란은 이들을 모두 이란 국적에 포함시켰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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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10 18:31:08
    • 수정2020-01-10 19:24:05
    국제
이란 당국이 지난 8일 테헤란 부근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항공(UIA)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가 외부 공격으로 피격됐다는 의혹을 강력 부인했습니다.

알리 아베드자데 이란 민간항공청장은 테헤란 현지시간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고기가 미사일에 격추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확실하다"며 "블랙박스의 정보가 추출되지 전에 나오는 예단은 전문가의 의견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란 미사일로 여객기가 격추됐다는 주장은 이란을 괴롭히려는 "서방의 여론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베드자데 청장은 9일 이란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목격자의 증언과 파편으로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사고기는 이륙 3분 뒤 불이 붙었다"면서 "조종사가 8천피트(약 2천400m) 고도에서 회항하려 했지만 화재 때문에 추락하고 말았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사고기는 공중에서 폭발하지 않았다"며 "미사일로 격추됐다는 의혹은 전적으로 배제해야 한다"고 외부 피폭설을 부인했습니다.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0일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사고를 국제적 기준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규범에 따라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고 "우크라이나와 제조사인 보잉사도 조사에 초청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이번 사고로 자국민이 사망한 국가가 전문가를 이란으로 보낸다면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초기에 '음모론' 수준이었던 미사일 격추 또는 오폭설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정부와 인터넷을 통해 '대세론'이 되자 이란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아베드자데 청장은 10일이 주말 휴일(이슬람권은 금요일이 주말)인데도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탑승자 176명이 모두 사망한 이번 사고는, 이란군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한 지 수 시간 뒤 일어나 피폭설에 휩싸이게 됐습니다. 아직은 가설 수준이지만, 이란이 이라크 미군 기지로 미사일을 발사한 뒤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테헤란 부근에서 항공기가 레이더에 포착되자, 이란이 반격하러 침투한 미군 전투기로 오인해 격추했다는 게 피폭설의 논리입니다.

이란 정부가 사고 직후 곧바로 '기계적 결함'이라고 발표한데다, 추락 당시 정보를 담은 블랙박스를 미국 보잉사나 미국 연방항공청(FAA) 등에 넘기지 않겠다고 했던 것도 피폭설을 키운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이란민간항공청은 사망자 가운데 147명이 이란인이며 나머지 32명이 외국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밝힌 국적별 사망자 집계와 다릅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사고기 승객에 대해, 이란인 82명, 캐나다인 63명, 우크라이나인 11명, 스웨덴인 10명, 아프가니스탄인 4명, 영국인 3명 독일인 3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차이는 사망자 중 캐나다 국적자 대부분이 이란 국적도 함께 보유한 이중 국적자였기 때문으로,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는 이란은 이들을 모두 이란 국적에 포함시켰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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