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이냐 개별이냐” 아파트 난방분쟁에 추위에 떠는 주민들

입력 2020.01.14 (06:37) 수정 2020.01.14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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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노후아파트 중심으로 중앙난방을 개별난방으로 바꾸는 곳들 많죠, 하지만 워낙 대규모 공사다 보니 주민 간 찬반 갈등을 빚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서울의 한 아파트는 한겨울에 난방 중단이라는 결정까지 내렸다고 하는데요.

어찌된 일인지, 이세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영하의 기온을 맴도는 날씨, 80대 박 모 할아버지는 전기장판으로만 버티는 중입니다.

난방이 끊긴 지 두 달째, 중앙난방 배관 시설이 고장난건데, 관리실에선 고치지 않고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 : "지금은 지옥이에요, 지옥. 바깥에 있는 것하고 안에 있는 것하고 차이가 없어요. 추우니까."]

개별난방 전환을 두고 주민끼리 갈등을 빚다 이젠 수리조차 하지 않는 겁니다.

2년 전 개별난방으로 전환을 추진하다 정족수인 80%를 채우지 못해 보류됐는데, 최근 일방적으로 난방 중단을 통보받았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아파트 주민 : "난방이 안 들어온다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 달, 20일은 기본이고 올겨울 들어서 하루도 난방 공급 못 받은 세대도 있고요."]

하지만 관리사무소 측은 2년 동안 주민 대부분이 개별난방 공사를 마쳤다는 입장입니다.

난방비도 이중으로 부과되는 데다 시설 유지보수비가 막대해 중앙난방 시설을 철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아파트 관리소장/음성변조 : "사용검사도 받고 유지하려면 한 1억 들어가죠, 가스비 매달 몇천만 원 들어가죠, 이 돈을 누가 낼 거냐고..."]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직무정지 가처분 소송을 진행하는 등 갈등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전국 30년 이상 된 아파트는 모두 78만 가구,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에서도 절차 문제로 공사가 중단되는 등 노후아파트를 중심으로 난방 공사에 차질을 빚는 곳이 부지기숩니다.

지자체나 정부 직속 중재위원회가 있지만 대부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소송을 이어가는 상황, 결국, 영하의 날씨 속에 난방 중단이라는 상황까지 이르고도 뾰족한 대책 없이 한겨울을 보내는 주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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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앙이냐 개별이냐” 아파트 난방분쟁에 추위에 떠는 주민들
    • 입력 2020-01-14 06:37:41
    • 수정2020-01-14 06:55:34
    뉴스광장 1부
[앵커]

요즘 노후아파트 중심으로 중앙난방을 개별난방으로 바꾸는 곳들 많죠, 하지만 워낙 대규모 공사다 보니 주민 간 찬반 갈등을 빚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서울의 한 아파트는 한겨울에 난방 중단이라는 결정까지 내렸다고 하는데요.

어찌된 일인지, 이세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영하의 기온을 맴도는 날씨, 80대 박 모 할아버지는 전기장판으로만 버티는 중입니다.

난방이 끊긴 지 두 달째, 중앙난방 배관 시설이 고장난건데, 관리실에선 고치지 않고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 : "지금은 지옥이에요, 지옥. 바깥에 있는 것하고 안에 있는 것하고 차이가 없어요. 추우니까."]

개별난방 전환을 두고 주민끼리 갈등을 빚다 이젠 수리조차 하지 않는 겁니다.

2년 전 개별난방으로 전환을 추진하다 정족수인 80%를 채우지 못해 보류됐는데, 최근 일방적으로 난방 중단을 통보받았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아파트 주민 : "난방이 안 들어온다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 달, 20일은 기본이고 올겨울 들어서 하루도 난방 공급 못 받은 세대도 있고요."]

하지만 관리사무소 측은 2년 동안 주민 대부분이 개별난방 공사를 마쳤다는 입장입니다.

난방비도 이중으로 부과되는 데다 시설 유지보수비가 막대해 중앙난방 시설을 철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아파트 관리소장/음성변조 : "사용검사도 받고 유지하려면 한 1억 들어가죠, 가스비 매달 몇천만 원 들어가죠, 이 돈을 누가 낼 거냐고..."]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직무정지 가처분 소송을 진행하는 등 갈등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전국 30년 이상 된 아파트는 모두 78만 가구,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에서도 절차 문제로 공사가 중단되는 등 노후아파트를 중심으로 난방 공사에 차질을 빚는 곳이 부지기숩니다.

지자체나 정부 직속 중재위원회가 있지만 대부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소송을 이어가는 상황, 결국, 영하의 날씨 속에 난방 중단이라는 상황까지 이르고도 뾰족한 대책 없이 한겨울을 보내는 주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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